신학기 현 행장의 연임과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의 선임을 놓고 행장추천위원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 ▲ Sh수협은행이 차기 행장 인선이 다시 안갯속에 들어섰다. 사진은 신학기 Sh수협은행장과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장. < Sh수협은행, 연합뉴스 > |
과거에도 위원 사이 이견으로 인선이 길어지고 당초 유력 후보가 아닌 인물이 행장에 오른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최종 선택까지 진통이 길어질 가능성이 나온다.
Sh수협은행에 따르면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는 22일 회의에서 위원 4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후보자가 나오지 않아 추후 회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수협은행장에 오르려면 행추위 위원 5명 가운데 4명 이상의 표를 얻어야 한다. 행추위는 재정경제부 장관과 금융위원장, 해양수산부 장관이 각각 추천한 3명과 수협중앙회장이 추천한 2명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된다.
수협은행은 우선 재공모 없이 기존 후보를 대상으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다음 회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표결에서는 신학기 행장이 3표, 이형주 원장이 2표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협중앙회 추천 위원 2명과 정부 추천 위원 1명이 신 행장을, 나머지 정부 추천 위원 2명이 이 원장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행장이 정부 추천 위원의 지지까지 확보했지만 최종 후보 추천에 필요한 ‘4표 문턱’에는 한 표가 부족했던 셈이다.
이에 다음 회의에서는 현재 확보한 표를 지키는 것뿐 아니라 다른 후보를 지지했던 위원의 동의를 끌어내는 일이 중요해졌다.
신 행장은 1표, 이 원장은 2표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신 행장이 득표수에서는 앞섰지만 다른 후보를 지지했던 위원의 판단이 바뀌어야 하는 만큼 최종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수협은행은 과거에도 행추위원들의 의견이 모이지 않아 인선이 길어진 사례가 있다. 일부 인선에서는 재공모를 거치면서 경쟁 구도 자체가 달라지기도 했다.
대표적 사례는 2017년이다.
당시 정부 추천 위원들은 이원태 수협은행장의 연임을, 중앙회 추천 위원들은 강명석 수협은행 상임감사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선에 난항을 겪었다. 이후 공모가 세 차례 이어졌고 세 번째 공모에 지원한 이동빈 전 우리은행 부행장이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당초 유력하게 거론됐던 두 인물 대신 새로운 후보가 수협은행을 이끌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원태 전 행장 퇴임 뒤 약 반년 동안 행장 공백이 이어지기도 했다.
재공모로 후보군이 확대된 뒤에도 첫 공모 지원자가 최종 선택을 받은 사례도 있다.
2020년에는 수협 측이 김철환 당시 부행장을, 정부 측이 손교덕 KDB산업은행 사외이사를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재공모 끝에 첫 공모부터 참여했던 김진균 수석부행장이 낙점됐다.
2022년에도 첫 공모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해 재공모를 진행하면서 후보가 5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추가 지원자를 심사한 뒤에도 한 차례 결정을 미룬 행추위는 첫 공모 지원자였던 강신숙 당시 수협중앙회 금융담당 부대표를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이번에는 기존 후보를 대상으로 재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만큼 당장은 후보별 강점과 경영 구상을 놓고 위원들의 이견을 좁히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모에는 신 행장과 정철균·박양수 전 수협은행 부행장 등 내부 출신 3명, 이 원장과 이형승 BNK투자증권 사외이사, 강철승 한국수산정책포럼 대표 등 외부 출신 3명이 지원했다.
이 가운데 신 행장과 이 원장은 유력 후보로 거론돼왔다. 두 후보는 비은행 사업 확대와 금융지주 전환이라는 수협은행의 경영 과제를 놓고 서로 다른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신 행장은 수협 조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비은행 사업 확장을 직접 이끌어왔다. 트리니티자산운용을 인수해 첫 비은행 자회사인 Sh수협자산운용을 출범시켰고 현재는 상상인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수협중앙회가 2030년 금융지주 체제 전환을 목표로 제시한 만큼 증권사 인수를 마무리하고 은행·자산운용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일은 차기 행장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진행 중인 사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첫 임기에 마련한 기반을 성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은 신 행장의 연임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신 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면 2016년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에서 분리 출범한 뒤 첫 연임 행장이 된다.
이 원장은 금융정책과 금융산업 전반을 두루 경험한 전문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 원장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과장과 금융산업국장, 금융정책국장, 상임위원 등을 거친 정통 금융관료다. 선임되면 금융위 출신 첫 수협은행장이 된다.
금융지주 전환에는 비은행 자회사 확보뿐 아니라 지배구조 정비와 관계기관 협의 등도 필요하다. 이 원장의 정책·제도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수협의 금융지주 전환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 ▲ Sh수협은행 최종 행장 후보 선택까지 진통이 이어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 Sh수협은행 > |
행추위로서는 후보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는 동시에 인선에 남은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신 행장의 임기는 11월17일까지로 당장 행장 공백이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다.
다만 최종 후보 추천 뒤에도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후속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재논의가 거듭되면 선임 일정도 촉박해질 수 있다.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해 재공모로 이어진다면 차기 행장의 향방은 한층 불투명해질 수 있다. 새로운 후보가 가세하면서 신 행장과 이 원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경쟁 구도 자체가 재편될 수 있기 때문이다.
Sh수협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회의 결과 행추위원 4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후보자가 없어 추후 회의를 재개하기로 했다”며 “우선은 재공모 없이 논의만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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