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배당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계열사들을 자회사로 두게 됐기 때문이다. 장 사장은 그룹에서 재무 및 기획 업무를 오랫동안 맡아온 인물인 만큼 지주사 재원을 신사업 투자와 인수합병(M&A) 등 새로운 동력으로 연결하는 데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 ▲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재무 여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장호진 사장이 2026년 3월31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현대지에프홀딩스> |
21일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들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최근 1년 사이 한섬과 현대퓨처넷이 잇달아 배당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한섬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적용되는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18일 발표했다. 최소 배당 기준은 회사의 별도 영업이익의 15%에서 20%로 높아졌다. 주당 최저배당금도 750원에서 800원으로 올렸다.
한섬은 2024년과 2025년 각각 161억 원을 결산배당으로 지급했다. 별도기준 영업이익 대비 배당 규모는 2024년이 22.3%, 2025년 29.1%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한섬의 배당 확대에 따른 수혜도 직접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주회사 관련 규정에 따라 2027년 초까지 현대바이오랜드가 증손회사로 놓인 지금의 지배구조를 정리해야 한다.
그룹은 이에 현대홈쇼핑을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분할한 뒤 투자부문을 현대지에프홀딩스에 합치는 개편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홈쇼핑이 보유한 주요 계열사 지분도 현대지에프홀딩스로 넘어가게 된다.
현대지에프홀딩스 입장에서는 현대홈쇼핑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배하던 계열사들을 직접 자회사로 두게 되는 셈이다. 해당 계열사들이 지급하는 배당 역시 현대지에프홀딩스에 직접 귀속된다.
한섬이 대표적이다. 현재 현대홈쇼핑이 한섬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면 한섬은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자회사로 직접 편입된다.
현대퓨처넷도 마찬가지다. 현재 현대홈쇼핑이 지분 79%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배구조 개편 이후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현대퓨처넷도 배당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2025년 5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주주환원 확대 방침을 밝힌 데 이어 같은 해 11월 구체적인 중장기 배당정책을 내놨다.
현대퓨처넷은 2026년부터 배당총액을 단계적으로 늘려 2028년에는 250억 원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연간 배당총액은 2023년 110억 원, 2024년 121억 원, 2025년 164억 원으로 이미 증가하고 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이미 기존 계열사들의 배당 확대에 따른 수익 증가 효과를 보고 있다. 주요 계열사에서 받는 배당수익이 지주사의 핵심 수익원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의 별도기준 배당수익은 2023년 112억 원에서 2024년 252억 원, 2025년 472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460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배당수익에 근접했다.
배당수익이 늘면서 지주사 자체 수익성도 빠르게 개선됐다.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2023년 48억 원에서 2024년 229억 원, 2025년 449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433억 원을 기록했다.
배당수익 증가에는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주요 계열사들이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배당을 확대해온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 지분 40%, 현대백화점 지분 38%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2025년부터 중간배당을 도입하고 연간 배당총액을 200억 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실제 연간 배당총액은 2024년 111억 원에서 2025년 약 22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배당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중간배당을 도입했으며 배당 지급일 기준 2027년까지 연간 배당총액을 500억 원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장호진 사장으로서는 이런 변화가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수익의 기반이 넓어지면서 현대지에프홀딩스를 통한 그룹의 투자 및 신사업 발굴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긍정적 상황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 ▲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계열사들의 배당 확대에 따라 수익 증가 효과를 보고 있다. 회사는 주요 계열사에서 받는 배당수익이 지주사의 핵심 수익원이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현대지에프홀딩스 본사 전경. <현대지에프홀딩스> |
정 사장은 현대백화점그룹 기획과 관리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장 사장은 1962년생으로 현대그룹 공채로 입사해 종합기획실에서 근무했다. 현대그룹 종합기획실은 그룹의 모든 방향을 결정하고 진두지휘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핵심 조직이었다.
그는 현대그룹이 여러 그룹으로 분할되는 과정 속에서 2001년 현대백화점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과 기획조정본부장 등을 거쳤다.
2013년 현대백화점으로 복귀한 뒤에는 그룹 차원의 경영전략을 담당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바이오랜드와 현대이지웰, 지누스 등을 인수하며 사업영역을 넓히는 과정에도 장 사장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종합기획실 근무 때부터 현대백화점그룹 합류 이후까지 대부분의 경력을 기획과 관리 분야에서 쌓아온 셈이다. 그가 현대백화점그룹이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2023년 11월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초대 전문경영인 대표이사로 발탁된 것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라는 그룹 차원의 역할을 부여받았다고 볼 수 있다.
당시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장 사장을 "기획·관리 분야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갖춘 적임자"라고 평가하면서 현대지에프홀딩스를 기존 사업의 미래 성장형 산업 전환과 신수종 사업 발굴·육성을 주도하는 그룹의 컨트롤타워로 삼았다.
이런 과정을 살펴볼 때 장 사장이 계열사의 배당 확대를 통해 지주사의 현금을 확보하는 것은 과거 부여받은 역할을 구체화하는 데 든든한 뒷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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