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FFPOST
HUFFPOST
기업과산업  항공·물류

[현장] 대한항공 10년 만에 파업 위기, 조종사 노조 "통합서열 기준 부당" 사측 "불이익 없다"

최재원 기자 poly@businesspost.co.kr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현장] 대한항공 10년 만에 파업 위기, 조종사 노조 "통합서열 기준 부당" 사측 "불이익 없다"
▲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공정한 합병서열 쟁취를 위한 대한항공 조종사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12월 합병을 앞둔 가운데 양사 조종사들의 서열(시니어리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KAPU)은 2024년 단체협약과 2025년 임금협약 가운데 서열 문제와 관련해 사측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지난 7일 서울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한 상황이다.

조종사노조가 쟁의 조정을 신청한 것은 지난 2015년 12월 이후 11년 만이다. 

노동위는 오늘 21일까지 조정을 진행한다. 노사 합의를 거쳐 조정은 10월6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 이후 양측 합의가 성사되지 않아 최종 쟁의 조정이 중단도면 노조는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앞서 조종사노조는 지난 4월 쟁의행위 투표를 실시했고, 투표 결과 과반 찬성으로 쟁의를 결의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2016년 12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15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공정한 합병서열 쟁취를 위한 대한항공 조종사 궐기대회’를 열었다.

노조는 회사의 일방적 합병서열 정책이 조종사 간의 신뢰를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형철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국가적 결정이었고, 조종사들은 그 결정을 수용하고 묵묵히 비행해왔다”며 “그런데 회사가 양쪽에 다른 말을 하고 있어, 조종사들 사이의 신뢰와 회사에 대한 믿음이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현장] 대한항공 10년 만에 파업 위기, 조종사 노조 "통합서열 기준 부당" 사측 "불이익 없다"
▲ 문형철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공정한 합병서열 쟁취를 위한 대한항공 조종사 궐기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노조 측 주장에 따르면 당초 회사는 대한항공 조종사들에게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은 합병 이후 모두 1호봉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말했으나,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에게는 호봉을 원래대로 유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노조 측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경력 조종사들의 통합서열 기준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문 위원장은 “대한항공의 입사 요건은 비행경력 1천 시간이지만, 아시아나항공은 250, 300시간이었다”며 “대한항공 조종사들은 1천 시간을 채우고 회사가 정한 교육훈련도 성실히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회사는 통합서열의 기준을 입사일이 아니라 입사 후 초기 훈련이 끝나는 날로 정했다”며 “회사가 정한 기준 때문에 교육훈련을 오래 받았다는 이유로 기장 승격까지 밀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측이 조종사들과 합의를 통해 새로운 서열순위 제도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핵심 근거로 내세운 것은 단체협약 제24조에 명시된 ‘회사는 노사합의로 정한 운항승무원 서열순위제도를 준수한다’는 규정이다.

또 서열순위제도는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올해 초 시행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도입 취지에 맞춰 교섭을 진행해야 한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노조 측은 “우리만 더 달라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절차를 지켜달라는 것”이라며 “충분히 납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통합이 진행되면 항공안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조종사 서열순위제도는 교섭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합리적 승진 기준에 따라 누구를 승진시킬지 결정하는 것은 사용자가 가지는 고유한 인사권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노조가 근거로 내세운 단체협약 제24조는 이미 사라진 조항이라고 주장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단체협약 24조는 2003년 노조 내부 총회 과정에서 부결됐고, 사문화된 조항”이라며 “노조는 지난 2004년 임단협에서도 해당 조항 위반을 이유로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고 말했다.
 
[현장] 대한항공 10년 만에 파업 위기, 조종사 노조 "통합서열 기준 부당" 사측 "불이익 없다"
▲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공정한 합병서열 쟁취를 위한 대한항공 조종사 궐기대회'에서 노조 주장의 핵심 근거인 단체협약 제24조를 강조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회사 측은 최근 노조 측에 제안한 조종사 서열정리 방안은 근로조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사측 관계자는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의 승진 서열을 후순위로 조정하라는 차별적 요구”라며 “통합 후 기재 규모, 기장 필요 인원 등을 반영하면 대한항공 조종사의 승격 시간은 오히려 더 단축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경력 인정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도 기존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받는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측 관계자는 "두 회사의 조종사 입사 조건이 다른 것은 맞지만, 대한항공은 군·민간 평균 9개월, 아시아나항공은 군·민간 평균 4년의 승격서열 격차가 존재하며, 통합 이후에도 기존 격차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민간 비행경력(1천 시간)이 아시아나항공 민간 비행경력(300시간)보다 승격 시기에서 3년3개월 우선 적용된다는 것이다.

사측 관계자는 “통합 항공사 출범의 전제 조건인 차별 없는 고용 승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외부 컨설팅을 통해 중립적 서열순위제도를 마련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최신기사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언제쯤, 554조 머니무브 가능성에 금융권 '예의주시'
[오늘Who] '대관소찰' 이억원의 금융위 '생산적금융' 판 키웠다, 성과입증·신뢰회복..
SK하이닉스 '현금·주식 각 50%' 합의안 가결되나, 50% 현금만도 인당 3억5천만..
[채널Who] 이재명 외교 성과에도 반응 냉담, 국내 정치 현안에 묻힌 정상회담
[채널Who] 디저트 트렌드 새 주인공 '떡', 세대 잇는 달콤한 교집합의 재발견
중동 원유 수송길 꼬이면 한국 조선사 반사이익, 유조선 부족에 발주 확대 가능성
신한은행 '땡겨요' 천만 서비스로 안착, 정상혁 데이터·상생가치 창출 이어간다
[현장] 대한항공 10년 만에 파업 위기, 조종사 노조 "통합서열 기준 부당" 사측 "..
자동차보험 6년 만에 적자, '8주룰'로 치료비 잡아도 높은 수리비 과제 남는다
마이크론 대만 노조 '글로벌 영업이익 15% 배분' 요구, "협상 결렬되면 파업"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