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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자동차 덜 만들고 임금은 더 받겠다는 현대차 노조, '지켜야 할 선' 무엇인지 돌아볼 때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6-05-27 15: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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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일부 노동조합이 단결권, 단체행동권을 통해 단체교섭을 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좋은데, 적정한 선이 있지 않나 싶다. 지금 사회의 많은 영역이 상당히 극단화하는 것 같다. 선을 많이들 넘는다. 당장은 도움이 되거나 이익이 될지 몰라도 길게 보면 결코 그렇지 못할 것이다. 연대와 책임 의식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기자의눈] 자동차 덜 만들고 임금은 더 받겠다는 현대차 노조, '지켜야 할 선' 무엇인지 돌아볼 때
▲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6일 울산 북구에 위치한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당시에는 일부 노동조합이 삼성전자 노조를 가리키는 것으로 여겨졌다. 삼성전자 노사의 올해 임단협이 끝난 지금도 ‘적정한 선’을 지켜야 할 노조는 또 있다.

바로 현대자동차 노조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6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6차 본교섭을 열었다. 노사가 6번을 만났지만, 진전된 사안은 아무것도 없다. 노사가 서로 입장 차만 확인했을 뿐이다. 

올해 현대차 노조의 임단협 요구안에는 완전월급제 시행과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750%에서 800%로 인상, 매주 4.5일제 시행, 노동 강도 강화 없는 노동시간 단축 등이 담겼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결국 ‘자동차는 덜 만들고, 임금은 더 받겠다’는 것이다.

현재 현대차 생산직은 시급제를 기본으로 한 월급을 받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실제 일한 시간이나 성과와 관계없이 매월 고정된 임금을 받는 완전월급제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특근이나 생산 물량에 따라 임금 차이가 커지는 현재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측은 완전월급제를 통한 고정급 인상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며, 현재 임금체계가 기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월급제로 앞으로 로봇 투입을 비롯한 공장 자동화에 따라 생산직 직원들의 근무 시간이 줄고, 특근 수당이 줄어드는 등 임금 감소 우려와 직원간 임금 격차 줄여보자는 노조의 주장이 불합리하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완전월급제가 주 4.5일제와 묶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기자의눈] 자동차 덜 만들고 임금은 더 받겠다는 현대차 노조, '지켜야 할 선' 무엇인지 돌아볼 때
▲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원들이 2025년 6월26일 울산 북구에 위치한 현대차 울산 공장에서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투쟁 출정식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사측은 매주 4.5일제를 시행하면 연간 생산 대수가 16만 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현대차 국내 생산량은 184만6837대다. 이 가운데 16만 대를 생산하지 못하면 연간 국내 생산량이 8.7% 줄어드는 수준이다.

완전월급제는 일한 시간이나 성과와 상관없이 매월 같은 임금을 받는다. 생산량이 8% 이상 줄어도, 이로 인해 판매가 감소해도, 월급 통장에 매월 들어오는 임금은 그대로다.

세계 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려 성과를 내야 하는 사측 입장에서는 완전월급제와 주 4.5일제를 동시에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이유다.

미국 로보틱스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올해 들어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현대차그룹은 최근 로봇 기업으로까지 불리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가 1975년 대한민국 첫 독자 생산 자동차인 포니를 내놨을 때부터 지금까지, 본업은 결국 좋은 자동차를 많이 만들어 소비자들에 파는 자동차 회사다.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완전월급제와 기본급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인상 등도 모두 자동차를 많이 팔아 회사가 높은 성과를 내야 가능한 것들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미국 공장 투입 계획이 아직 몇 년 남았고, 국내 공장 도입은 아직 정해지지도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국내 생산을 책임져야 하는 것은 결국 생산직 노조원들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사는 오랫동안 같이 생활해오고 일을 해왔던 관계이고, 굴곡도 있었지만 항상 바른 길을 택해야 회사가 효율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우리가 지혜롭게 잘 만들어 나간다면 전 세계에서도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장 내 배 불리는 눈앞의 이익과 성장을 통한 지속가능 이익 사이에서 노조에 가장 도움이 되는 길이 무엇인지, 지금 지나치게 선을 넘는 것은 아닌지, 사회적 연대와 책임이라는 자세로 한 번 돌아봐야 할 때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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