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상 위메프 대표가 적자에도 불구하고 무료배송과 최저가, 지역상품 등 소셜커머스의 본질을 고수하고 있다.
쿠팡이 오픈마켓으로 전환을 선언하는 등 소셜커머스시장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박 대표의 정면돌파를 놓고 전망이 엇갈린다.
28일 전자상거래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최근 무료배송과 최저가 등 ‘싸다’는 경쟁력을 최우선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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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은상 위메프 대표. |
박 대표는 지난해 연말 위메프의 조직을 위탁과 직매입, 플랫폼 등 3개 사업본부로 나눠 셀(Cell) 형태의 사업별 독립조직으로 개편했다. 사업조직을 가볍게 해 ‘속도경영’을 하겠다는 것이다.
위메프가 지난해 10월 G마켓, 11번가, 옥션, 쿠팡, 티몬 등 전자상거래업계에서 가장 낮은 방문객 수를 기록해 바닥을 치면서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는 우선 싸고 빠른 배송의 확보에 나섰다. 최근 가격과 속도를 앞세운 배송경쟁은 주춤한 추세인데 거꾸로 이를 강화한 것이다.
지난해 쿠팡과 G마켓, 옥션, 이마트몰 등은 무료배송 기준을 일제히 인상했다. 온라인시장은 1위 사업자가 소비자와 투자를 독식하는 구조인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이 때문에 쿠팡의 로켓배송을 시작으로 적자를 무릅쓴 배송경쟁에 불이 붙었지만 무리한 출혈로 제동이 걸렸다.
반면 위메프는 최근 ‘원더배송’을 통해 1만 원 미만의 상품까지 무료배송을 확대했다. 원더배송9천여 개 상품 가운데 제품을 1개라도 구입하면 무료배송해주는 비율은 85%에 이른다. 사실상 위메프에서 직매입 제품을 구매하면 배송료가 없는 셈이다.
소셜커머스의 본질인 최저가 마케팅에도 한층 힘을 싣고 있다. 위메프의 올해 광고캠페인의 핵심 컨셉트는 ‘싸다’다. 가수 이상민씨를 모델로 발탁해 ‘싸다 위메프송’으로 최저가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위메프는 24일 이마트몰의 ‘가격의 끝’ 프로젝트에 도전장을 던졌다. 가격의 끝 프로젝트는 모든 유통채널을 대상으로 최저가를 장담하는 이마트의 일부품목 판매정책이다.
위메프는 이마트 가격의 끝 상품 9종을 포함한 비교대상 17종 대부분은 위메프가 더 싸게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기스 매직팬티의 경우 위메프가 대형은 1.4%, 특대형은 9.8% 저렴했다.
온라인 쇼핑시장이 오픈마켓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소셜커머스업계가 위축되고 있는데 박 대표는 오히려 싼 배송과 최저가라는 소셜커머스의 본질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박 대표는 축소추세인 지역사업 역시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
지역상품은 소셜커머스의 초창기 핵심사업이었다. 하지만 소셜커머스가 종합 온라인쇼핑몰 형태로 성장하면서 배송상품에 비해 비중이 대폭 쪼그라들었다.
쿠팡은 최근 지역상품을 중단하고 오픈마켓사업자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티몬 역시 지역상품 비중을10% 수준으로 축소하고 `티몬금융몰`을 오픈하는 등 오픈마켓시장에 발을 들였다.
그러나 박 대표는 지역사업부 이름을 O2O사업부로 바꾸고 더 키우는 데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 세탁, 옷 수선, 세차 등 생활편의 서비스를 중심으로 상품을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위메프의 사업방향을 놓고 회의적인 시선을 보낸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최저가 경쟁의 승자는 자본력이 뒷받침된 이마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송료나 가격경쟁은 무리한 출혈경쟁”이라며 “가격 이외의 차별화 요소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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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메프가 가수 이상민씨를 모델로 발탁해 전개하고 있는 2017 '싸다' 광고 캠페인. |
위메프는 이미 자본잠식에 빠졌는데 무료배송과 최저가경쟁을 하는 것은 감당하기 어려운 치킨게임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2015년 기준 위메프의 자본총계는 –1148억 원이다.
하지만 위메프는 출혈경쟁이 아니라고 자신한다. 싼 배송과 최저가는 마케팅이 아니라 소셜커머스라는 사업에 깔린 ‘약속’이라는 것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그동안 CJ대한통운과 위탁배송 등 물류센터의 효율성을 강화해 무료배송정책에 무리가 없다”며 “글로벌시장을 보면 무료배송과 최저가로 승부하는 기업이 늘고 있을뿐더러 수익성 역시 충분히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이 나쁜 배송대행서비스 ‘위메프박스’ 등을 종료하고 수익창출 사업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메프는 최근 ‘비즈몰’ 등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사업과 신선식품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회사 내부에서 수익성 흐름이 좋다는 얘기가 들려온다”며 “4월 실적이 공개되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