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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에 중국 수출 통제까지 텅스텐 공급망 '이중고', 삼성 SK 반도체에 영향 촉각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6-04-30 1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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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에 중국 수출 통제까지 텅스텐 공급망 '이중고', 삼성 SK 반도체에 영향 촉각
▲ 8일 영국 글로스터셔 페어버드에 위치한 공군 기지에서 군수품이 운반데 위에 놓여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군사 무기 제조에 들어가는 주요 소재인 텅스텐 가격이 이란 전쟁에 따른 수요 급증과 중국의 수출 통제로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텅스텐은 반도체 산업용 광물로도 쓰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제조사는 안정적 조달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로테르담 시장에서 텅스텐 금속 제조에 사용되는 중간재인 파라텅스텐산암모늄(APT)의 가격은 톤당 3천 달러(약 445만 원)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텅스텐 가격은 200% 이상 상승했다. 

로이터는 군수 분야 수요로 텅스텐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텅스텐은 녹는점이 매우 높고 단단해 합금 형태로 미사일 장갑이나 총알 등에 쓰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28일 발발한 이란 전쟁으로 무기 수요가 늘면서 텅스텐 가격도 따라 올랐다는 것이다. 

조사업체 프로젝트블루는 로이터를 통해 “현재 세계 텅스텐 시장에서 12%를 차지하는 군수 부문 수요가 2년 뒤인 2028년 에는 15%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조사업체 아르거스미디어는 군수 부문에서 텅스텐 수요가 매년 8%씩 증가해 2030년대 중반에는 자동차 산업을 제치고 최대 소비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중국의 수출 통제 강화도 공급 측면에서 텅스텐 가격을 밀어 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2월 텅스텐과 몰리브덴 등 5종의 희귀 금속 및 관련 제품을 대상으로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올해와 내년까지 텅스텐 수출 허가를 내줄 기업을 15곳으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 세계 텅스텐 공급량의 80% 안팎을 생산했다. 

컨설팅업체 울프람 어드바이저리의 설립자 윌리엄 패리-존스는 지난해 12월10일 팟캐스트 방송 ‘클리프의 노트’에 출연해 중국의 규제 이후 텅스텐 수출량이 30%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세계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중국이 수출을 옥죄고 군수 분야 수요 증가까지 맞물려 텅스텐 가격이 뛴 셈이다.  
이란 전쟁에 중국 수출 통제까지 텅스텐 공급망 '이중고', 삼성 SK 반도체에 영향 촉각
▲ 방호복을 착용한 작업자가 네덜란드 시스템반도체 기업 NXP 제조 공장에서 반도체 기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텅스텐 가격 급등은 반도체와 같은 첨단 제조업에서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텅스텐은 반도체 제조에도 필수 소재로 쓰이기 때문이다.

텅스텐은 미세한 구조에서도 전기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특징을 가져 반도체 칩 내 핵심 소자인 트랜지스터를 접합하는 데 쓰인다. 

이에 텅스텐 가격이 계속 오르고 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 기업에는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23일 진행한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텅스텐은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가격 상승이 있으나 재고를 충분히 확보했다”며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공급 부족 사태의 장기화는 피하기 어려운 수순으로 분석되는 만큼 중장기 관점에서 조달 예측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시선이 나온다. 

닛케이아시아는 최근 텅스텐 가격 상승 추세와 관련해 “공급 부족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최근 일본과 외교적 갈등을 빚으며 일부 기업에 텅스텐 수출을 제한한 점은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텅스텐 공급망 불안에 더 힘을 싣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금속거래업체 어드밴스드머터리얼재팬의 타키이시 유슈케는 닛케이아시아를 통해 “일본 기업은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텅스텐 대체 공급처를 모색하고 있다”면서도 “당분간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은 현재 캐나다 알몬티중공업 주도로 강원도 영월군 상동광산에서 올해 텅스텐 채굴을 정식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알몬티중공업은 독일 국영은행(KfWIPEX)과 맺은 대출 계약에 따라 텅스텐 정광 생산량의 45%를 미국으로 수출한다. 나머지 물량 가운데 일부만 한국에 제공할 수 있다. 

텅스텐은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불안에 공급망 위기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향후 공급망 불안이 다른 반도체 소재로도 폭넓게 확대될 여지가 크다는 시각도 많다.

결국 한국 반도체 기업으로서는 텅스텐을 비롯한 반도체 소재의 수급 불안이 어떻게 풀릴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악시오스는 “이란 전쟁은 반도체 제조사가 그동안 의존했던 산업용 원자재 공급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세계 공급망이 어느 때보다 취약해졌음을 보여준다”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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