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가 광주에 추진하는 복합쇼핑몰 건립계획을 놓고 벌어진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광주지역 백화점과 대형마트 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그룹의 계열사데 정용진 부회장이 전체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승계자금을 마련하는 동아줄로 꼽힌다.
이 때문에 광주 복합쇼핑몰을 놓고 논란이 커지게 되면 정 부회장에게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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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24일 재계에 따르면 신세계 광주 복합쇼핑몰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갈등에 정치권이 개입하면서 갈수록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광주 복합쇼핑몰 건립을 놓고 그동안 골목상권 침해와 교통문제 등으로 지역상인들로부터 반발이 심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조기대선 가능성과 맞물려 지역에서 선거이슈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최근 광주시에 이 사업의 재검토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반면 국민의당 의원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긍정적 입장을 보인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23일 KBS 광주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반대의견을 밝히며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입장정리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욱이 광주시가 복합쇼핑몰로 생길 수 있는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540억 원 규모의 지하차도 건설방안을 검토하면서 ‘특혜시비’까지 불거질 수도 있다.
광주 복합쇼핑몰을 추진하는 광주신세계가 신세계그룹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은 미미하다.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은 102억 원으로 같은 기간 이마트의 순이익인 1497억 원의 10분의 1도 못미친다.
그러나 광주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한 돈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세계그룹에서 남다른 위상을 차지한다.
정 부회장은 광주신세계 지분 52.08%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 지분가치가 2천억 원을 넘어선다.
정 부회장은 어머니 이명희 회장이 보유한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물려받아야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할 수 있는데 준비해야 할 상속세나 증여세가 거의 7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동생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총괄사장과 지분을 나눠 물려받더라도 만만찮은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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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광주복합쇼핑몰 입점저지 시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3일 국민의당 광주시당 앞에서 복합쇼핑몰 건'을 찬성한 국민의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뉴시스> |
정 부회장이 확보한 돈줄이 바로 광주신세계다. 이 때문에 광주신세계의 성장이 차질을 빚어 기업가치가 떨어지면 그만큼 정 부회장에게 부담이 커진다.
광주신세계 주가는 최근 복합쇼핑몰 논란으로 떨어지고 있다. 주가는 2015년 상반기만 해도 35만 원을 웃돌았지만 지금은 24만 원대에 머물러 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2015년 5월 특급호텔을 포함한 복합쇼핑몰 개발을 위해 광주신세계와 투자협약(MOU)을 맺었다. 그러나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건립 반대입장을 밝히면서 인허가가 보류됐다. 광주신세계는 기존보다 판매시설 면적을 40%나 축소해 최근 다시 인허가를 신청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최근 “재벌 대기업의 무분별한 지역경제 침탈을 반대한다”며 반대에 힘을 실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도 2015년 9월 광주를 방문해 “대규모 판매시설이 들어서면 골목상인들이 다 죽을 것”이라며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에 부정정 입장을 나타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광주시에 특급호텔 등 레저문화시설이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는데 복합쇼핑몰 논란만 불거져 안타깝다”며 “올해 안에 추진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