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란 전쟁으로 석탄 발전을 빠르게 대체해 온 천연가스 공급망에 차질이 커지면서 석탄 발전소 가동이 다시 확대돼 기후대응 노력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석탄 발전소 참고용 사진.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이란 전쟁으로 전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하며 유럽 국가들이 석탄 발전을 늘려 에너지 부족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더 높은 석탄 발전이 증가한다면 지난 몇 년에 걸친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30일 “중동 지역에서 벌어진 갈등이 ‘최악의 화석연료’로 꼽히는 석탄에 한동안 찾기 어려웠던 성장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석탄은 전 세계에서 주로 쓰이는 에너지원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화석연료다.
블룸버그는 전 세계 기후대응 지지 세력들이 이를 고려해 석탄 발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고 전했다.
천연가스는 이러한 과정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환에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떠올랐다.
탄소 배출이 비교적 적으면서도 경제성과 공급망 안정성이 비교적 뛰어났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이유로 천연가스가 아시아와 유럽 등 전 세계에서 빠르게 확산되어 왔지만 이란 전쟁으로 더 이상 징검다리 역할을 맡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카타르를 비롯한 천연가스 주요 수출국의 생산 및 물류 운송에 차질이 불가피해지며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우리는 매우 심각한 에너지 수급 위기에 직면했다”며 “천연가스에 의존을 낮추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서두르며 석탄 발전에 더 오래 의존하는 방향으로 전략 변화가 불가피해졌다”고 전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석탄 발전 활성화를 지원하는 정책을 앞세우고 있는 점도 관련 산업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요소로 지목됐다.
블룸버그는 결국 석탄 발전이 천연가스의 빈 자리를 채우며 “지난 수 년에 걸쳐 이어진 탄소배출 감축 노력이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 ▲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 위치한 석탄 발전소. <연합뉴스> |
천연가스 주요 수입국인 일본은 최근 전력 발전의 안정성과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석탄 발전소 가동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독일도 전기요금 상승 대책으로 가동을 중단했던 석탄 발전소를 다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에너지 가격 상승은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하도록 만들 것”이라며 “석탄 발전 확대에 자연히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자체 조사기관 BNEF의 분석에 따르면 2015년 이래로 유럽의 석탄 발전량은 현재까지 약 4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연합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에 따라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로 대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주력해 온 결과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재생에너지가 아직 전력 수요를 책임지기는 부족하고 천연가스 가격은 높아지면서 석탄 발전으로 회귀가 불가피해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유럽 국가들의 석탄 발전량이 올 여름에는 지난해 여름보다 약 20% 증가할 것이라는 런던 증권거래소 전문가들의 예측도 근거로 제시됐다.
장기간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던 석탄 가격이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석탄 발전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ICE 선물거래소의 집계 자료를 보면 올해 초 100달러 초반대에 그치던 석탄 1톤 선물 가격은 3월 말 기준으로 150달러에 육박했다.
블룸버그는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천연가스 수입에 의존이 높은 국가는 대규모 석탄 발전 능력도 아직 보유하고 있다”며 “석탄 발전소 가동을 확대할 능력과 동기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