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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석유 최고가격제 '2주차 분수령', 다음주 기름값 상승·차량 5부제 갈림길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6-03-20 16: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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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정부가 도입한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 2주차를 맞아 분수령에 들어섰다. 

이번 주 주유소 가격 인하 효과에 따라 차량 5부제와 비축유 방출 등 추가 대응 여부도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석유 최고가격제 '2주차 분수령', 다음주 기름값 상승·차량 5부제 갈림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가운데)이 19일 오전 범부처 합동점검단의 주유소 불시 점검에 동행하고 있다.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지 2주를 맞은 가운데 이번 주가 기름값 안정화와 차량 5부제 시행 여부를 가를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부>

20일 정부와 에너지업계에 움직임을 종합하면 주유소 가격 인하 효과가 이번 주(20~26일) 실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지가 석유 최고가격제 정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앞서 정부는 13일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에 휘발유 리터당 1724원, 경유 리터당 1713원의 최고가격을 지정하며 기름값 잡기에 나섰다. 

다만 현장에서는 아직 정책 효과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20일 현재 서울지역 보통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850원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38원가량 하락했지만,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후인 이달 초와 비교하면 100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기름값이 최고가격제로 낮아진 정유사 휘발유 가격 인하 폭(약 100원)에 크게 못 미치면서 정책 효과가 아직 충분히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이번 주를 기점으로 단속 강도를 대폭 높일 계획을 갖고 있다. 범부처 합동점검반을 통해 과도한 마진이 의심되는 주유소 점검을 강화하고, 불공정 행위에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이날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 주 일주일(13~19일)은 재고 기간이었다고 봐주더라도 이번 주는 확실히 떨어져야 된다.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활동과 조치를 한층 더 집중을 하려 한다”며 “경찰청, 국세청까지 포함해서 소위 바가지 혐의가 있는 대상 주유소는 점검단의 집중점검의 1차적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주유소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과 맞물려 최고가격제 시행 2주차(20~26일)에 실제 소비자 가격이 얼마나 떨어질지가 정책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가격 억제 조치는 단기 대응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이번 최고가격 지정을 유가 반영 시차와 정유사 손실 보전 등에 따른 정부 부담 등을 종합 고려해 매 2주 단위로 재설정하기로 했다. 27일부터 적용되는 2차 최고가격에 국제유가 상승분이 반영된 뒤 그동안 억눌렸던 국내 기름값이 단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공급망 전반의 충격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7%,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2%가 통과하는 핵심 경로이다. 통항 차질이 장기화하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은 에너지뿐 아니라 에너지 생산·정제 과정과 연계된 산업 원자재까지 중동에 구조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에너지 공급 차질이 산업재 공급 차질로 동시에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3주 이내의)단기 공급 충격만으로도 전 산업 평균 생산비는 4.2%, 제조업은 5.4%, 서비스업은 1.4%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석탄 및 석유제품, 전력·가스 부문의 충격이 가장 크고, 이후 화학·금속·운송 등으로 연쇄 파급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정부는 석유 수요 억제와 공급 대책을 아우르는 추가 대응 카드도 열어두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현재 차량 5부제 또는 10부제 시행 여부와 함께 시행을 위한 세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석유 관련 2차 최고가격 지정 뒤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 수요 자체를 억제할 정책 수단의 필요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석유 최고가격제 '2주차 분수령', 다음주 기름값 상승·차량 5부제 갈림길
▲ 한국석유공사 서산 비축기지 전경. <연합뉴스>

공공기관은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에 따라 기존에도 차량 5부제를 시행해왔다.

정부는 우선 느슨하게 운영되고 있는 공공기관 차량 5부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민간 부문은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자발적 참여를 요청하되, 강제화하는 방안은 추가적으로 검토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민간 부문으로 차량 5부제를 확대하게 되면 1991년 걸프 전쟁 발발 당시 이후 35년 만의 차량 요일제 시행 사례가 된다. 

공급 측면에서 정부는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합의해 풀기로 한 2246만 배럴의 비축유 방출 계획을 이번 주(21일) 안에 발표한다. 

국제 공동비축분 우선구매권 행사와 한국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 도입,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지 않는 대체 물량 확보 등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1조의 수급조정 명령에 따른 국내 정유사의 수출통제 등 보다 강한 시장 개입 조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달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면서 이미 정유사 수출 물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0%로 제한하도록 했다. 최고가격 적용에 따른 국내외 시장 사이 가격차이로 국내 공급물량을 해외로 과도하게 전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산업부는 18일 원유 자원안보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공급 확대와 수요 관리 방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상황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며 원유수급과 민생 안정이라는 목표를 함께 달성해 나가겠다”며 “국민들도 현 상황에 관심을 갖고 위기 극복에 동참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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