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천 기자 bamco@businesspost.co.kr2026-03-09 14: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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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검찰개혁 법안을 둘러싸고 당정 간 긴장이 감지되고 있다.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을 두고 당내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강경파’ 법제사법위원들의 수정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개혁 속도 조절’ 메시지를 내며 사실상 제동을 건 모양새다. 그러나 결국 정부안 중심으로 정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이 대통령이 9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한 글. <이재명 대통령 엑스 갈무리>
이 대통령은 9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며 “검찰 개혁이든, 노동·경제개혁이든, 언론개혁이든, 법원개혁이든 그 무슨 개혁이든 그래야 한다는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통합과 개혁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과제를 모두 원만하게 이행하기 위한 제 나름 고심의 결과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며 “아무리 어려운 개혁이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되, 개혁으로 인한 상처와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조심 또 조심해야겠다”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중수청·공소청 법안과 관련해 수정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경파가 정부수정안에 대해 반발하는 것을 두고 “혹시 미진한 부분이 발견되면 입법권은 당에 있어 조율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요란하지 않게, 물 밑에서 잘 조율해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근 정부가 당의 강력한 반발에 1차안을 일부 손질해 마련한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당내 일부 강경파 법사위원들을 중심으로 추가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은 공소청법안에 검사 직무 위임·이전 규정 등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검사동일체’ 구조가 사실상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공소청을 행정기관으로 규정하면서도 신분 보장과 직제 등 준사법기관 성격을 동시에 부여해 제도적 모순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다른 법령에 따른 직무’ 조항 등을 통해 검찰이 우회적으로 수사권을 확보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 대통령과 ‘코드’를 맞춘다는 이유로 검찰개혁에서 한 걸음 물러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한 의원이 최근 검찰개혁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월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도지사 후보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부의 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 재수정을 요구한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향해 “집권여당 법사위원장이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공개적으로 각을 세우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최근 경기도지사 출마를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명’ 인사들과의 사적 모임을 가지는 사진을 잇달아 게시하는 등 ‘친명 핵심’을 자처하고 있다.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을 처음 추진할 당시부터 책임론이 제기됐던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이날 즉각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내 뜻과 다르다 해 일부 조항을 확대 해석하고 오해해 반개혁으로 몰아가는 일각의 문제 제기는 정상적인 숙의, 국민 통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대폭적인 검찰권 축소이며 과거 정치검찰과의 완전한 제도적 단절”이라고 주장했다.
여권 대 기류가 이렇게 흘러가면서 결국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은 정부안 혹은 수정하더라도 미세하게 조정한 수준에서 국회 문턱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온다.
이 대통령이 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을 두고 당을 겨냥한 듯한 메시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메시지를 내기 이틀 전에도 비슷한 게시글을 엑스에 게시했다.
이 대통령은 7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대통령이 되기까지 가졌던 이상이나 가치, 약속을 결코 포기해서는 안되겠지만 대통령이 되고 집권세력이 되었다고 마음대로 다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될 것”이라며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정치적 입지나 선거에서의 유불리가 국가의 미래나 국민의 편익에 앞설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갈등 아닌 결속이다. 최근 검찰개혁에 대한 구체적 방법론 둘러싸고 과도한 갈등이 표출되는 상황은 매우 우려된다”며 “권한만큼 무거운 책임을 지는 집권여당으로서 대통령·정부와 함께 국가·국민 다수에게 최대 이익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짚었다.
민주당은 오는 13일 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르면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을 낸호고 있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