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대표이사 부회장이 7세대 HBM4E에서도 베이스다이 차별화에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양산 출하한 데 이어, HBM4E(7세대)에서도 1등을 노리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대표이사 부회장은 HBM4 로직다이(베이스다이)에 자체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도입했던 것처럼, HBM4E에는 자체 2나노 공정을 선제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체 파운드리 기술력과 라인을 확보하고 있는 점은 HBM4E 경쟁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2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지난 2월12일 HBM4를 고객사에 인도함과 동시에 차세대 제품인 HBM4E의 샘플 출하를 올해 하반기에 진행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HBM '초격차' 회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가 HBM4 양산에 가장 앞설 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로 메모리와 파운드리의 시너지가 꼽힌다.
경쟁사의 HBM4가 TSMC의 12나노 베이스다이를 탑재하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자체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한 베이스다이를 탑재했다.
HBM4에서 베이스다이는 메모리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도록 돕는 부품으로, 공정이 미세할수록 전력 효율과 데이터 처리 속도가 크게 향상된다.
또 HBM4 개발 과정에서 메모리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가 긴밀하게 협업할 수 있었던 점도 빠른 양산이 가능했던 요인으로 꼽힌다.
송재혁 삼성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삼성은 파운드리와 D램 메모리가 같이 있다는 것을 활용을 해서 파운드리의 베이스다이 핀펫 기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했다"며 "그 결과 고객들로부터 입출력 속도나 총 대역폭, 에너지 효율에서 만족스러운 피드백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영현 부회장은 HBM4E에서도 자체 2나노 파운드리를 선제적으로 활용해 베이스다이 제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HBM4에서 4나노 베이스다이와 1c(10나노급 6세대) D램 공정의 선제 적용으로 성과를 낸 전 부회장이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2나노 2세대(SF2P) 공정으로 HBM4E 베이스다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나노 2세대 공정은 삼성전자의 차세대 모바일프로세서(AP) '엑시노스2700'에도 적용돼 올해 하반기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만큼, 수율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HBM4E에도 TSMC 12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는 일부 고객사의 맞춤형 HBM에만 TSMC의 3나노 공정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베이스다이 기술 격차는 HBM4E에서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자체 파운드리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점이 HBM 경쟁 구도에서 점차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HBM 시장은 단순히 칩을 잘 쌓는 기술보다, 파운드리 공정을 통해 얼마나 고성능 로직 기능을 잘 통합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HBM은 HBM4E, HBM5 등으로 진화할수록 고객사들의 속도, 전력 스펙 요구 수준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구축한 삼성전자는 추론 인공지능(AI) 전환과 피지컬 AI 시장 확대의 직접적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HBM4E는 내년 출시되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루빈 'R300'을 시작으로, 최고사양 주문형 반도체(ASIC)에도 탑재된다.
2027년에는 HBM4E가 HBM 시장의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급 시기나 제품 성능에 따라 기존 HBM 시장 구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공산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HBM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 57%, 삼성전자 22%, 마이크론 21%였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2027년에는 HBM4E가 전체 HBM 수요의 40%에 달할 것"이라며 "2027년 HBM 수요도 2026년 대비 68%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