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금호석유화학이 로봇 산업이 본격 개화함에 따라 새롭게 열리는 합성고무 수요를 확보할 가능성이 나온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으로서는 기존 전기차 중심의 합성고무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 전략을 로봇으로 확장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
▲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이 기존 전기차 중심의 스페셜티 전략을 로봇 등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석유화학 제품 가운데 합성고무가 로봇 산업 성장에 따른 수혜를 입을 여지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는 피지컬 인공지능(AI)의 상징적 제품으로 인간형 로봇이 부각되며 로봇 시장 성장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ABI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로봇 시장은 2025년 약 500억 달러(73조4350억 원)에서 연평균 14% 성장해 2030년 1110억 달러(161조5790억 원) 규모로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봇 보급 확대는 로봇의 안정적 구동을 뒷받침하는 합성고무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봇이 다른 기계들보다 더 가혹한 환경에서 가동될 확률이 높다”며 “이에 로봇을 보호해 수명을 늘리고 움직임을 개선하는 데 더 많은 장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부 충격과 마찰은 물론 수분·염분 등으로부터 로봇을 보호하는 합성고무 기반 부품과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합성고무가 적용되는 대표적 부품으로는 개스킷, 씰, 패드, 피츠, 그리퍼 등을 들 수 있다.
개스킷과 씰은 수분·염분·먼지 등 외부 요인으로부터 로봇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패드는 이동 중 지면에서 전달되는 충격을 흡수하고, 피츠는 접지력을 높이는 데 활용된다. 물체를 잡을 때는 그리퍼가 필요하다.
로봇 핵심 부품 전반으로 합성고무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 이 분야에 경쟁력을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에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백종훈 사장이 로봇 시장 본격화에 발맞춰 기존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스페셜티 전략을 다변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합성고무 시장 60~65%를 자동차 산업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로봇 시장이 자동차 시장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 현재 합성고무 시장 60~65%를 자동차 산업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로봇 시장이 자동차 시장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은 금호석유화학 중앙연구소의 모습. <금호석유화학>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약 30% 무거워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고성능 타이어가 필요하며 이에 따라 합성고무 기반 소재 수요도 상대적으로 많다.
이와 관련해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장기적으로 자동차산업의 두 배를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호석유화학그룹도 이러한 로봇 시장 성장 전망을 고려해 합성고무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금호석유화학그룹 계열사 금호폴리켐은 지난해 여수 제2공장의 기능성합성고무(EPDM) 5라인 증설을 완료했다.
EPDM은 범용 합성고무보다 더욱 극한의 환경을 견딜 수 있는 고기능성 특수 합성고무다. 내열성, 내기후성, 내약품성 등이 우수해 현재 자동차 웨더스트립(차 틈에 물과 먼지를 막는 고무제품), 타이어 튜브, 호스, 선박용 케이블, 전선 및 건설 부자재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백 사장은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런 기조에 따라 로봇 산업의 성장에도 맞춰 합성고무 사업에서 발빠르게 대응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은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으로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