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퇴직연금 수익률 경쟁 불꽃, 'DB형' 농협 'DC형' 하나 '장기 수익률' 신한
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2026-01-22 15: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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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사업자다. 500조 원 규모 시장에서 이 5개 회사에 맡겨진 적립금 규모만 200조 원이 넘는다.
적립금 규모는 여전히 5대 은행이 확보하고 있는 시장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다만 사업자 선택의 기준에서 점차 수익률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주도권을 놓칠 수 없는 5대 은행 사이 운용수익률 성과 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보인다.
▲ 5대 은행이 퇴직연금 운용수익률 성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22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2025년 말 5대 은행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08조7259억 원이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496조8021억 원 가운데 42%를 차지한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 53조8742억 원, KB국민은행 48조4538억 원, 하나은행 48조3813억 원, 우리은행 31조2975억 원, NH농협은행 26조7191억 원 순서로 많다.
은행들은 안정성과 접근성, 기업금융 영업력 등을 바탕으로 퇴직연금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5대 은행들이 지배적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다만 시장 환경이 변하면서 은행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특히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가 시행된 2024년 10월 뒤로는 퇴직연금 이동의 자유가 커졌다. 방심하면 언제라도 시장 주도권을 내주게 될 수 있는 셈이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보고서에서 “그동안 퇴직연금시장에서 사업자 핵심 성공 요인은 거래 관계 및 마케팅 역량에 집중됐다”며 “앞으로는 퇴직연금 시장의 핵심 성공 요인이 자산운용 역량에 기반을 둔 수익률 위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운용수익률에 관한 주목도가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객들이 퇴직연금 사업자를 선택하는 핵심 유인에 수익률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도 운용수익률 성과를 앞 다퉈 뽐내며 경쟁력을 드러내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5대 은행 운용수익률을 살펴보면 확정급여형(DB형) 원리금비보장 부문에서는 NH농협은행이 독보적 성과를 냈다.
수익률은 2025년 4분기 19.93%, 최근 3년 11.53%, 5년 5.76%, 7년 5.23%, 10년 4.1% 등이다. 모두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2025년 4분기 기준으로는 확정기여형(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원리금비보장 수익률에서 각각 21.55%, 22.04%를 냈다. 역시 최고 수익률이다.
NH농협은행은 2025년 6월 은행권 최초로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전략을 포함한 로보어드바이저(RA) 일임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처럼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다양한 운용 상품을 도입하고 직원 역량을 강화한 결과로 여겨진다.
운용수익률 성과에 보다 민감한 DC형 원리금비보장 부문에서는 하나은행이 눈에 띈다.
하나은행은 DC형 원리금비보장 최근 3년 수익률 15.8%, 5년 6.51%, 7년 7.6%로 가장 높은 성과를 냈다.
DC형은 DB형과 달리 운용 성과에 따라 개인의 퇴직금 수령액이 달라진다. 수익률 관리 필요성이 더 큰 셈이다.
퇴직연금이 길게는 수십 년을 운영하는 장기 상품이라는 점에서 장기 수익률의 중요성이 상당하다. 이 점을 고려하면 신한은행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퇴직연금 시장에서 운용수익률 성과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금융감독원 퇴직연금비교공시에서 나타나는 최장기 수익률은 10년 수익률이다. DC형과 IRP 원리금비보장 부문 10년 수익률에서는 신한은행이 1위에 올랐다.
신한은행 최근 10년 수익률은 DC형 원리금비보장에서 5.34%, IRP 원리금비보장에서 5.09%다.
다만 퇴직연금 고객 가운데서는 원리금비보장 상품을 선호하지 않거나 안정적 상품으로 운용할 필요성이 커 원리금보장 운용 방식을 선택하는 이들도 많다.
연금 수령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거나 연금을 수령하면서 남은 적립금을 운용하는 시기일 때는 더욱 그렇다.
이 경우라면 하나은행이 DB형, DC형, IRP 전 부문에서 2025년 4분기와 최근 3년, 5년, 7년, 10년 수익률을 통틀어 수익률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 퇴직연금 수익률은 단기적 상품 경쟁력보다 대면·비대면 채널 장기적 관리 역량과 서비스 차별화의 결과”라며 “원리금보장 상품은 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손님별 운용 상황을 관리해 동일 상품군 내에서도 보다 경쟁력 있는 이율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