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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꽂힌 글로벌 유통기업 일제히 CES에, 뒤쳐진 국내 업계는 추격 '잰걸음'

조성근 기자 josg@businesspost.co.kr 2026-01-06 16: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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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유통의 경쟁력 기준이 가격과 점포 수에서 인공지능(AI) 역량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2026 무대에 오르는 글로벌 유통기업 경영진들의 화두 역시 고객 경험과 물류 효율을 동시에 바꾸는 AI다. 유통이 더 이상 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AI에 꽂힌 글로벌 유통기업 일제히 CES에, 뒤쳐진 국내 업계는 추격 '잰걸음'
▲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국내 유통업계도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AI를 돌파구로 삼아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쿠팡이 전사 차원의 AI 내재화를 이룬 것과 달리 대부분 기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개막하는 CES2026의 최고경영자(CEO) 세션을 살펴보면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단순 유통 기업을 넘어 '테크' 기업을 지향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번 CES2026에는 코리 배리 베스트바이(Best Buy) CEO, 시오반 맥피니 타겟(Target) 기술담당 선임 부사장(SVP), 조 헤슬링 365리테일마켓(365 Retail Markets) 창립자 겸 CEO, 앤디 린 요카이 익스프레스(Yo-Kai Express) CEO 등이 세션에 참여한다. 이들이 참여할 세션의 공통 분모는 '인공지능'(AI)이다.

전자제품 판매점 체인인 베스트바이의 배리 CEO는 이번 세션에서 'AI'와 '개인화'를 키워드 삼아 '끊김 없는 생태계, 개인 맞춤형 경험: 차세대 유통업'(Seamless Ecosystems, Personalized Experiences: The Next Era of Retail)을 주제로 발표한다. 

미국 할인체인 타겟은 AI 기반 시스템을 통한 소비자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맥피니 SVP는 'AI 기반 매장에서 경험하는 새로운 소매 경험'(The New Retail Experience in the AI-Powered Store)을 주제로 발표를 한다.

주요 유통기업 경영진들의 주제 선정은 유통업계가 산업 내 AI 도입을 이미 중요 아젠다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유통업계는 이미 AI 도입을 본격화했다. '전통 강호'로 분류되는 유통업체들 조차 AI를 중심으로 전형적인 유통회사가 아닌 테크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지난해 5월 촉각을 감지하는 AI 로봇 '벌컨(Vulcan)'을 공개했다. 벌컨은 두 개의 카메라 달린 팔을 이용해 아마존 창고에서 원하는 물건을 찾아 옮길 수 있도록 개발된 로봇이다. 촉각을 통해 물건에 언제 접촉할지 어떻게 확보해야 할지를 파악한다.

미국의 대표적 소매업체인 월마트 역시 지난해 6월 초 새로운 쇼핑 어시스턴트 '스파키'(Sparky) 서비스를 내놨다. 스파키는 아이 생일 파티에 딱 맞는 장난감을 고르는 데 도움을 주거나 스포츠 경기에 입을 유니폼을 찾거나 해변에서의 하루를 위한 새 옷을 추천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 월마트의 웹사이트나 앱 메뉴의 '스파키에게 문의하기' 버튼을 통해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눈여겨 볼 지점은 유통산업 내 AI 도입의 트렌드 변화다. 과거 2024년 이전 유통업계의 AI 도입 트렌드가 수요예측 등의 '전통형 AI'였다면 2025년부터 AI 트렌드는 '생성형 AI'와 '피지컬 AI'가 됐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AI와 로봇 시스템이 물류·창고 운영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은 AI 로봇 기반 분류·적재 시스템을 가동해 처리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앞서 설명했던 아마존의 '벌컨'이 대표적이다.

국내 유통업계도 AI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 이른바 3고 현상에 따라 투자·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장기불황과 저성장 국면에 접어드는 등 비우호적인 환경 속에서 맞춤형 상품 추천과 숏폼 자동 새성, 언어 지원 등의 AI 기술 구현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바로 쿠팡이다.

쿠팡은 고객센터, 물류, 상품 추천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AI 예측 알고리즘으로 주문량을 사전에 분석해 전국 물류센터에 상품을 배치하고 있다. 인기상품을 지역별 센터에 선제적으로 공급해 빠른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의 신속함을 살리면서 물류 비용 절감 효과도 거뒀다.
 
AI에 꽂힌 글로벌 유통기업 일제히 CES에, 뒤쳐진 국내 업계는 추격 '잰걸음'
▲ 쿠팡 물류센터 자동화 설비에서 로보틱스 장비가 물류를 선별, 운반하고 있다. < 쿠팡Inc >

아울러 AI 고객센터 시스템 도입으로 24시간 365일 상담이 가능하게 했다. 이에 쿠팡의 고객 만족도는 2018년 70%에 불과했으나 80%대로 크게 올랐다. 상담 대기 시간을 줄이고 반품, 교환, 환불 등 다양한 고객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하게 된 덕분이다. 

고객 쇼핑에도 AI를 도입해 개인 맞춤형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다수의 고객 데이터를 축적해 추천 정확도를 높였으며 이는 고객 충성도 강화로 이어졌다. 현재는 AI·로봇 자동화 인재를 늘리며 자율운반로봇(AGV), 소팅봇 로보틱 배거 등 첨단 설비를 도입해 생산성도 높이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피지컬 AI까지 활용하고 있는 쿠팡과 비교하면 아직 AI 내재화 수준이 광범위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화점 업계는 AI 쇼핑 보조를 활용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6월부터 AI 쇼핑 보조 '헤이디'를 운영하고 있다. 그해 말 기준 하루 평균 이용자 수만 2천여 명을 기록했다. 6개월 동안 누적 이용자 수는 20만 명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유통업계 최초로 AI 통역 서비스를 잠실점에 도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일종의 AI 퍼스널 쇼퍼인 AI 고객 분석 시스템 'S-마인드' 운영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의 쇼핑 정보 추천 알고리즘을 초개인화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지난해 11월부터 파일럿 서비스를 진행 하고 있으며 연내 'S-마인드 4.0' 버전으로 새롭게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밖에 롯데마트·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수요 예측·상품 선별·고객 응대 등 전 과정에서 AI를 접목해 효과적으로 서비스를 설계하고 있다. CU·GS25 등 편의점의 경우 AI 기반의 수요 분석·자동 발주 시스템뿐 아니라 물류 작업장 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가동하거나 AI 바탕의 완전 무인 매장까지 출점하는 등 이색 행보를 보이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성호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10월29일 경주 예당 화랑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유통은 더 이상 제품만 판매하는 산업이 아닌 데이터, 광고 등 미디어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유통산업은 이제 AI와 디지털 전환 시대 중심에 서 있다"고 짚었다.

주요 유통그룹 총수들도 AI를 경영 전반의 핵심 인프라로 삼고 실행력 중심의 전략으로 전화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강력한 도구인 AI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재화하고 그 잠재력을 활용해 변화를 선도하자"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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