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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우지라면 전방위적 마케팅 쏟는다, 김정수 36년 '한풀이' 쉽지 않네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5-12-01 17:4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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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우지라면 전방위적 마케팅 쏟는다, 김정수 36년 '한풀이' 쉽지 않네
▲ 1일 오후 서울 성수동 삼양1963 팝업스토어에 방문객들이 현장 예약 등록을 위해 줄을 서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양식품의 신제품 ‘삼양1963’ 마케팅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다만 실제 판매 흥행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 소비가 식품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는 가운데 삼양1963은 프리미엄 라면으로 개발돼 기존 제품의 2배에 이르는 높은 가격표를 달았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우지파동’의 오해를 바로잡고 국내 라면업계 위상 회복하기 위해 연구개발 역량을 총 동원해 최근 삼양1963을 내놨다. 신제품이 가격 장벽을 넘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오후 12시쯤 서울 성수동에 열린 삼양1963 팝업스토어 인근에는 평일임에도 500명 넘는 대기 인파가 몰렸다. 현장 관계자는 지금 현장 예약을 하면 최소 3시간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팝업은 사전 예약 방문객은 내부에서 시식을 하고, 현장 예약 방문객은 삼양1963을 새긴 텀블러에 조리된 라면을 받아 자유롭게 시식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성수동 팝업 거리 곳곳에서는 싸늘한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저마다 자리를 마련해 텀블러 라면을 시식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에 삼양식품963 팝업 관련 영상들이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앞서 삼양식품이 수학 스타 강사 정승제씨와 제작한 삼양1963 광고 영상은 현재 2주 만에 조회수가 530만 회에 육박했다.

다만 삼양1963의 성공적 마케팅이 실제 판매 흥행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마트 정상가 기준 1봉당 1538원이라는 높은 가격은 흥행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자항선이다. 실제로 삼양1953는 기존 국물 라면 제품 ‘삼양라면’ 가격의 2배에 이른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신제품 발표회에서 “라면은 원가에 민감한 제품”이라면서도 “우리가 다시 한번 소비자들에게 진심어린 맛있는 제품을 내놓는데 원가 고민을 하지 말자. 무조건 맛있고 품질좋고 영양가 많은 라면을 내보자는 방침 아래 프리미엄 제품을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 우지라면 전방위적 마케팅 쏟는다, 김정수 36년 '한풀이' 쉽지 않네
▲ 서울 성수동 삼양1963 팝업스토어에서 제공하는 텀블러 라면. <비즈니스포스트>
삼양식품 우지라면 성공적 마케팅 판매로 이어질까, 김정수 36년 내수 '한' 풀기 쉽지 않네

삼양1963은 삼양식품 최초의 프리미엄 라면 제품이다. 우지 가격이 팜유보다 두 배가량 비싼 데다 제조 단가가 높은 액상 스프, 후첨분말후레이크를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구구조 변화와 저성장·고물가 속에 식품업계 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가격대를 낮춘 실속형 제품의 판매가 늘고 있다”며 “라면 제품 역시 프리미엄 전략으로 판매 볼륨을 키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팝업스토어를 찾아 삼양1963을 시식한 소비자들의 반응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포착됐다.

삼양1963의 맛과 관련해서는 “맛있게 맵다” “건더기와 국물 등 기본에 충실한 맛이다” “기존 삼양라면은 밍밍한 느낌이 있었는데 신제품은 구미를 딱 당기는 맛이다” 등 호평이 주를 이뤘다. 특히 공통적으로 “국물이 깊은 맛을 낸다”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 구매 의사와 관련해서는 망설이는 쪽이 크게 우세했다.

특히 연령층이 30대 이하로 내려갈수록 가격에 관한 저항감이 컸다. 

삼양1963은 제대로 된 라면 맛을 기대하는 2030세대 라면 고관여자를 주 타깃으로 겨냥해 개발했다. 

라면을 박스째로 쌓아놓고 매일 먹는다는 40대 여성 안씨는 “호불호 없는 좋은 맛이고 소기름 맛이 닭국물을 베이스로 하는 장인라면보다 경쟁력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평소 라면을 마트에서 3개(5개입) 묶음에 1만 원 아래 가격으로 사는데 삼양1963은 마트 할인 행사 때를 노려서 구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 국내 라면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이 뚜렷한 성공을 거둔 경우는 찾기가 힘들다.

하림산업이 2021년 10월 간편식 브랜드 ‘더미식’의 첫 제품으로 출시한 ‘장인라면’은 지금껏 1% 점유율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산업은 장인라면에 이어 즉석밥, 국·탕·찌개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지만 매출보다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 드는 비용인 매출원가가 더 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하림산업 매출은 802억 원으로 매출원가의 60%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276억 원에 달한다.
삼양식품 우지라면 전방위적 마케팅 쏟는다, 김정수 36년 '한풀이' 쉽지 않네
▲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이 11월3일 서울 중구 보코서울명동 호텔에서 신제품 발표회에서 ‘삼양1963’ 제품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삼양1963은 삼양식품 최초의 프리미엄 라면 제품이다. 우지 가격이 팜유보다 두 배가량 비싼 데다 제조 단가가 높은 액상 스프, 후첨분말후레이크를 적용했다. 

삼양1963은 과거 삼양라면 제조 레시피의 핵심이었던 우지를 활용해 면의 고소한 맛과 국물의 깊은 맛 등을 구현하는데 주안점을 둔 신제품이다. 

원조 라면업체인 삼양라면은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국내 라면시장에서 60%대의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했으나 1980년대 들어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신라면“ 등을 잇달아 성공시킨 농심에 1985년 1위 자리를 내줬다.

삼양식품의 현재 국내 라면 시장점유율은 약 10%로 농심(약 56%)의 5분의1 수준에도 못 미친다. 1989년 ‘공업용 우지를 썼다’는 익명 투서에서 촉발된 ‘우지 파동’ 여파가 컸다. 

김정수 부회장은 11월 36년 만에 우지로 튀긴 라면 신제품 삼양1963을 내놓으며 국내 라면 업계 위상 회복을 위한 정면승부에 나섰다.

그런 만큼 여느 제품보다 마케팅 계획을 촘촘하게 준비했다. 삼양식품의 우지 파동과 관련한 역사를 담은 콘텐츠들을 2달 동안 발신하고, 어느 곳에든 신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영업 분포에도 힘을 쏟았다. 

삼양식품은 삼양1963 판매량을 기존 국물 라면 주력 제품인 삼양라면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정했다. 

아직 출시 한 달이 채 안된 삼양1963의 판매량은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삼양식품에 따르면 출시 초기 판매 실적은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삼양1963은 각 유통 채널에서 판매 호조를 띄고 있다”며 “온라인 채널의 경우 물량이 매진되어 원활하게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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