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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스타트업] 엑스업 대표 이용수 "골프장 코스 관리의 미래 다시 쓴다"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5-11-21 1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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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초격차’를 꿈꾸는 강소 스타트업이 있다. 바이오, 헬스케어, 모빌리티, 반도체, AI, 로봇까지 시대와 미래를 바꿀 혁신을 재정의하며, 누구도 쉽게 따라오지 못할 ‘딥테크’ 혁신을 만든다. 창간 12년, 기업의 전략과 CEO의 의사결정을 심층 취재해 온 비즈니스포스트가 서울 성수동 시대를 맞아 우리 산업의 미래를 이끌 [초격차 스타트업] 30곳을 발굴했다. 연중 기획으로 초격차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지속 가능한 기술적 혁신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한다.
 
[초격차 스타트업] 엑스업 대표 이용수 "골프장 코스 관리의 미래 다시 쓴다"
▲ 이용수 엑스업 대표.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용수 엑스업 대표는 15년간 LG생산기술원에서 표면 처리 관련 신공법 및 기계 설비 개발을 담당하는 자동화 프로세서 엔지니어였다. 

그런 이용수 대표가 난생처음 회사 밖을 바라보게 된 것은 2023년 초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파견 교육이었다. 인공지능(AI)과의 대화만으로 직접 코딩하고 기기까지 완성할 수 있었던 경험은 그에게 큰 충격이었다. 

“코딩 전문가는 아니었는데, AI를 활용해 골프 퍼팅라인을 읽어주는 웨어러블 기기를 2주 만에 만들었어요. 문제를 정확히 찾으면 누구든 해결할 수 있는 시대라고 느꼈습니다.”

이후 그는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공동창업자들과 논의를 이어갔고, 결국 안정된 길을 떠나 시장의 빈틈을 향해 뛰어들었다. 

그렇게 2024년 7월 엑스업이 설립됐고, 2달 뒤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며 빠르게 성장 궤도에 올랐다.

엑스업이 첫 시장으로 골프장을 선택한 이유는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골프장은 농사와 같았기 때문이다. 하루 수천 개의 디보트(드라이버나 아이언 샷으로 잔디가 파이는 현상)가 발생하지만, 이를 수리하는 일은 대부분 사람이 직접 찾고 복구해야 한다. 

평균 연령 60대 이상의 노동자들이 혹서와 혹한 속에서 거대한 필드를 일일이 관리하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았다.

국내 골프장은 언덕과 경사가 많은 산악형 지형이며 계절·시간대에 따라 조도 변화도 크다. 인력은 줄어들고 관리 비용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 대표는 이 상태가 지속되면 골프장 그린피는 오를 수밖에 없고, 이용자들은 떠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엑스업의 솔루션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다.

실시간 운동학적 글로벌 위치 측정 시스템과 AI 비전을 결합한 페어웨이 디보트 보수 로봇 ‘채움’은 넓은 필드를 자율 주행하며 잔디 파임을 자동 탐지·복구한다. 2026년 3월부터 실제 골프장에서 도입된다. 

그린의 볼마크를 보수하는 ‘세움’, 초정밀 거리 측정 및 안전사고 예방을 돕는 음성형 AI 캐디 디바이스 ‘버디’, 그리고 로봇 주행·작업 현황과 코스 데이터를 실시간 시각화하는 플랫폼 ‘잔디’까지 엑스업은 골프장 전체 운영 체계를 재설계하는 솔루션을 구축했다.
 
[초격차 스타트업] 엑스업 대표 이용수 "골프장 코스 관리의 미래 다시 쓴다"
▲ 이용수 엑스업 대표가 17일 서울 마곡 엑스업 연구소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엑스업의 목표는 명확하다. 

자율주행 기반 잔디 손상 복구 로봇의 실증을 주요 골프장으로 확대하고, 수집된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표준 운영 모델을 정립해 ‘실제로 쓰이는 시스템’을 완성하는 것이다. 기술 검증을 넘어 운영 체계까지 아우르는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우리는 기계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 골프장의 운영 방식을 바꾸는 회사입니다. 자율주행·비전·작업 자동화를 모두 골프장이라는 특수 환경에 맞춰 통합한 것이 경쟁력입니다.”

현재 엑스업은 양산 체계와 A/S·운영 인프라 강화를 위해 Pre-A 후속 투자를 논의 중이다.

“저희가 생각하는 자금 조달의 목적은 ‘규모 확장’이 아니라, 고객이 골프장에서 안심하고 로봇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엑스업 연구원들의 하루는 대부분 실내가 아닌 필드에서 시작된다. 사무실에서의 테스트는 어디까지나 일부에 불과하다. 

주 3~4일 이상을 야외에서 보내며 폭염과 한파, 강풍, 심지어 비까지 맞아가며 로봇의 알고리즘을 검증한다. 수도권 골프장은 이용객이 많아 야간이나 새벽, 혹은 비 오는 날에만 테스트가 가능해 일정은 더 고되고 촘촘해진다.

이 대표는 지금도 땀을 흘리며 현장을 지키는 연구원들이 가장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우리의 기술은 사무실에서 완성되지 않습니다. 연구원들이 40도에 육박하는 한여름의 땡볕 속에서도,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에도, 강풍이 몰아치거나 비가 쏟아지더라도 매일 현장에 나가 직접 테스트하고 확인해야 했습니다.”

실내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필드에서는 끊임없이 튀어나왔고, 연구팀은 그 하나하나를 직접 부딪쳐 해결해야 했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반복을 거듭하던 어느 날, 지켜보던 골프장 관계자가 “이제 진짜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 순간이 아직도 가장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초격차 스타트업] 엑스업 대표 이용수 "골프장 코스 관리의 미래 다시 쓴다"
▲ 엑스업이 고객을 대상으로 실증사업을 시연하는 모습. <엑스업>
그의 시선은 이제 더 넓은 바깥을 향한다.

장기적으로는 골프장을 넘어 스포츠 경기장, 도시 녹지, 공원, 농업, 국방 등 대규모 실외 공간 관리 시장까지 기술을 확장해나갈 꿈을 품고 있다.

엑스업이 개발한 기술은 일반 도로가 아닌 언덕·경사·천연지형에서 자율주행하도록 설계돼 극한 환경에서도 미션 수행이 가능하다. 

“우리는 대규모 실외 공간 관리 자동화 로보틱스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의 본질이 야외 환경 인식, 정밀 주행, 자동 작업이기 때문에 확장성은 매우 큽니다.”

필드에서 발견한 문제를 필드에서 해결하려는 엑스업의 행보는 이제 막 시작됐지만, 이미 한국 골프장 관리의 풍경을 바꿀 준비를 마친 듯했다.

이 대표는 10년 뒤 자신의 모습을 묻는 질문에 “회사가 아무리 커져도 계속 현장에서 문제를 보고 해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우리는 왜 이 문제를 해결하는가라는 질문을 잊지 않는 대표이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지금의 팀원들과 10년 뒤에도 함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조승리 기자
 
[초격차 스타트업] 엑스업 대표 이용수 "골프장 코스 관리의 미래 다시 쓴다"
▲ 야간 필드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엑스업 채움 로봇 사진. <엑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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