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5대 제약사(유한양행·대웅제약·종근당·한미약품·녹십자)들이 2025년 안정적 외형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유한양행이 올해 3분기 유일하게 국내 5대 제약사(유한양행·대웅제약·종근당·한미약품·녹십자) 가운데 외형과 수익성 모두 움츠러들었다.
유한양행의 경우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관련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가 부재한 반면 나머지 4곳의 경우 신약과 수출, 도입상품 증가 등으로 안정적인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제약사들은 2025년 비교적 안정적인 외형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물론 유한양행이 3분기 주춤한 실적을 거뒀지만 4분기 렉라자 기술료가 유입되면서 반등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한양행은 2025년 3분기 별도기준으로 매출 5511억 원, 영업이익 241억 원을 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5.7% 급감했다. 같은 기간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기술료가 포함된 라이선스 매출은 43억 원으로 1년 전보다 95.6%나 줄었다. 사실상 렉라자의 기술료가 유한양행의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다른 제약사들도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서 수입원을 찾고 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종근당, 녹십자 등은 해외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며 외형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한미약품은 중국 자회사인 북경한미약품 실적 개선에 힘입어 3분기 매출 3623억 원을 거두며 1년 전보다 0.07% 증가했다.
녹십자와 대웅제약은 주력제품인 알리글로와 나보타 수출 호조로 3분기 매출 6095억 원, 매출 3741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녹십자 매출은 31.11%, 대웅제약 매출은 4.37% 늘었다.
종근당의 경우는 도입상품을 늘리며 외형을 확보했다. 종근당은 3분기 별도기준으로 매출 4274억 원을 거두며 1년 전보다 4.6% 늘었다.
▲ 녹십자가 2024년부터 미국에 알리글로(사진)을 수출하며 올해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해외사업 여부에 따라 뚜렷한 온도 차이가 존재한다.
해외 진출 확대와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는 필연적으로 연구개발비를 수반하지만 해외사업이 안정화되면 막대한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5대 제약사 가운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종근당에 그친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종근당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71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1년 전보다 28.62% 감소하는 것이다.
나머지 4곳의 경우 유한양행은 1328억 원(141.91%), 한미약품은 2375억 원(9.84%), 대웅제약은 1942억 원(31.25%), 녹십자는 623억 원(93.97%)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아직까지 종근당은 해외에서 안정적 사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도 도입 상품 비중이 높은 탓으로 여겨진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수출 비중 확대가 외형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요소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물론 국내에서 신약 개발도 중요하지만 해외 진출에 성공하게 되면 시장이 그만큼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가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내수 중심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기도 하다.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31조 원으로 2023년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규모 자체는 크지만 200곳이 넘는 제약사가 경쟁하고 있어 시장은 사실상 포화 상태다.
이에 따라 주요 제약사들이 해외 신약 허가, 현지 합작법인 설립, 글로벌 파트너십 등을 통해 시장을 넓히는 전략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약과 수출이 올해 실적의 희비를 가를 주요 요소로 여겨지는 만큼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성과가 외형뿐만 아니라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가 작은 만큼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이제 하나의 트렌드”라면서 “바이오벤처뿐 아니라 국내 대형 제약사들도 유망한 신약후보물질을 빅파마에게 기술수출하는 것이 하나의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