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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에 '트럼프 관세 타격' 확인 어려워, 빅테크 AI 투자로 착시현상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5-10-31 14:4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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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에 '트럼프 관세 타격' 확인 어려워, 빅테크 AI 투자로 착시현상
▲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규모가 재차 늘어나며 국가 전체 경제성장률에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이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타격을 상쇄하며 착시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현지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를 더욱 늘리면서 경제성장률에 기여하는 비중을 키우고 있다.

이는 미국 경제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타격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라 경기 침체를 뒤덮는 ‘착시현상’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워싱턴포스트는 31일 “대형 IT기업들이 올해 미국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며 “이들의 역할은 다소 과도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구글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올해 및 내년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에 기존 계획보다 더 많은 비용을 들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메타는 올해 인공지능 관련 지출이 기존 예상치의 상단인 720억 달러(약 103조 원)에 이를 것이라며 내년 투자는 이보다 훨씬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구글은 기존에 850억 달러(약 121조 원)로 제시했던 올해 투자 규모를 최대 930억 달러(약 133조 원) 안팎으로 상향 조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올해 예상 지출은 800억 달러(약 114조 원)인데 내년에는 증액을 예고했다.

결국 올해 구글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4개 기업이 데이터센터 등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에 들이는 지출 규모만 3700억 달러(약 528조 원)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경제성장률에 눈에 띄는 영향을 미치기 충분한 수준이다.

조사기관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내년에 이들 기업의 인공지능 관련 투자가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최대 1.5%포인트까지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빅테크 기업들의 지출은 인공지능 산업에 걸린 기대감이 과도한 금융 버블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경제학자 및 전문가들의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 경제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받고 있었다. 친환경 산업 지원 삭감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 정책 때문이다.
 
미국 경제에 '트럼프 관세 타격' 확인 어려워, 빅테크 AI 투자로 착시현상
▲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특히 미국이 대부분의 완제품과 자국 내 생산에 필요한 주요 부품, 소재 등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했던 만큼 관세율 인상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유력했다.

하지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로 일으키는 경제 효과가 이를 상쇄하고 남을 정도의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면서 경기 악화의 근거를 찾기 어려워졌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고용시장 불안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직후 빅테크 기업들이 실적 발표를 통해 인공지능 투자 확대 계획을 내놓은 데 주목했다.

노동시장 악화에 이어 소비자들의 지출이 부진해지는 신호도 나타나고 있지만 미국 경제는 인공지능 분야 지출에 힘입어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미국 공급망관리협회에 따르면 9월까지 제조업 활동이 7개월 연속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집계도 나왔다.

결국 미국 경제에 실제로는 위기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에도 인공지능 투자가 착시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는 뜻이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같은 인프라 투자는 소수의 빅테크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한두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기 시작하면 그동안 감춰졌던 약점이 한꺼번에 드러날 공산이 크다.

씽크탱크 외교문제평의회는 블룸버그에 “인공지능 투자가 없었다면 미국 경제는 지금보다 훨씬 낮은 성장률을 보이거나 경기침체를 겪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전했다.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에 지나친 자원이 집중돼 제조업 분야 투자를 저해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산업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공급망관리협회는 블룸버그에 “올해 들어 현재까지 공장 건설에 지출은 2.5% 감소한 반면 데이터센터 건설 지출은 같은 기간 약 18% 증가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인공지능 투자가 대기 중 산소를 모두 빼앗아가고 있는 셈”이라며 “모든 성장이 인공지능과 관련한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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