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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빅테크 탄소중립 목표 '반도체 공급망'에 휘청, "한국 재생에너지 투자 필요"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10-29 13: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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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빅테크 탄소중립 목표 '반도체 공급망'에 휘청, "한국 재생에너지 투자 필요"
▲ 올해 5월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2025 컴퓨텍스'에서 관람객들이 엔비디아 부스에 전시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의 주요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운영 과정에서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지만 AI칩 등 설치 과정에서도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주요 AI칩 제조사들은 부품을 주로 한국과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들로부터 납품받고 있는데 이들 국가의 탈탄소화가 더뎌 향후 빅테크들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저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린피스 동아시아는 29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공급망의 변화: AI 빅테크 기업의 탈탄소화 성적표'를 발간했다.

그린피스 쪽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에 더해 인텔, 엔비디아, AMD 등 주요 AI칩 제조사까지 10개 글로벌 기업들의 탈탄소화 진척도를 평가했다.

그린피스가 자체적으로 조사해 분석한 결과 엔비디아, AMD, 퀄컴, 브로드컴 등 주요 AI칩 제조사 4곳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0%는 이들 회사의 공급망에서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이들 기업의 공급망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향후 AI칩 수요 증가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그린피스 쪽에 따르면 2030년 기준 글로벌 AI집 제조 분야의 전력 수요는 3만7238GWh로 전망됐다. 이는 2023년 수요와 비교하면 약 170배 증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상황에도 AI칩 제조사들은 공급망 대상 탈탄소 계획을 세우지 않아 문제로 지적됐다. 이는 AI칩을 공급받는 주요 고객사인 빅테크들의 탈탄소화도 예정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 증설로 약속한 '2030년 탄소중립' 달성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8월 비영리단체 '신기후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빅테크들의 탄소중립 달성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케 몰디크 신기후연구소 기후정책 분석가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추세를 고려했을 때 이들이 내세운 목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불분명하다"며 "그들은 완전히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별도로 그린피스 쪽은 이번 평가에 포함된 기업들의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은 더 많은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빅테크와 AI칩 제조사들은 스코프 1(직접 배출)과 스코프 2(간접 배출)은 공개하고 있지만 스코프 3(공급망 내 배출)은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곳이 거의 없다. 이에 그린피스 동아시아는 이번 보고서 작성을 위해 각 빅테크와 AI칩 제조사의 공급망에 포함된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사해 공급망 배출량을 추산해야 했다.
미국 빅테크 탄소중립 목표 '반도체 공급망'에 휘청, "한국 재생에너지 투자 필요"
▲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반도체 제조공장. <연합뉴스>
엔비디아, AMD, 퀄컴 등 주요 AI칩 제조사들의 공급망 내 기업들 가운데 대다수가 동아시아에 집중돼 있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들은 대체로 탈탄소 전환이 뒤늦고 있는 국가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 AMD 등에 메모리 반도체를 가장 많이 납품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10%대에 불과한 한국에 생산망을 두고 있다.

이에 카트인 우 그린피스 동아시아 지역 공급망 프로젝트 책임자는 "AI 하드웨어 생산이 집중된 동아시아 지역의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을 위해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공급사들과 칩 제조사들이 협력해 공동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AI칩 제조사들이나 빅테크들은 중국, 일본, 대만 등 현지 공급사에 필요한 재생에너지 설비 확보에 나선 것과 달리 한국 투자 계획은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다연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는 빅테크들은 한국을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책임있는 재생에너지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회의는 글로벌 AI 및 반도체 제조사들이 함께 재생에너지로 전력 문제를 해결하는 '윈윈 전략'을 약속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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