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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공급망 쇼크' 3중고, 현대차 관리 역량 시험대 올랐다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5-10-27 16: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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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공급망 쇼크' 3중고, 현대차 관리 역량 시험대 올랐다
▲ 현대차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HMGMA)에서 3월26일 한 노동자가 아이오닉9 조립 작업대에서 일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자동차 업계가 희토류와 알루미늄, 차량용 반도체까지 ‘공급난 삼중고’에 빠지면서 코로나19 사태 당시와 유사한 수준의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당장 소재 공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여러 변수가 동시에 발생함에 따라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26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세계 자동차 생산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전망했다고 투자전문매체 인베스팅닷컴이 보도했다. 

먼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전 세계 차량용 범용 반도체의 40%를 생산하는 ‘넥스페리아’ 중국 공장의 수출 중단 장기화로 공급망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네덜란드 정부의 경영 개입에 대응해 이달 4일부터 자국 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넥스페리아 반도체의 수출을 전면 중단했기 때문이다. 

넥스페리아가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이른 시일에 공급이 끊길 수 있다고 통보했다고 인베스팅닷컴은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이르면 몇 주 안에 공급 차질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별도로 알루미늄 공장 화재로 이미 생산을 멈춘 자동차 업체도 나왔다.

미국 뉴욕시에 위치한 알루미늄 업체 노벨리스 공장에서 9월16일 큰 화재가 발생해 생산이 중단됐다. 이에 포드는 F-150 라이트닝 전기차에 대한 무기한 생산 중단에 들어갔다. 

완성차기업 스텔란티스 또한 알루미늄 공급난 여파로 미시간주 공장에서 차량 생산을 13일부터 11월 첫째 주까지 멈출 예정이라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월7일 노벨리스는 미국 자동차 산업에 필요한 알루미늄 시트의 40% 안팎을 공급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희토류 세계 제련 시장에 90%를 점유한 중국도 올해 4월부터 영구자석을 비롯한 자동차 부품에 필수 소재인 희토류 수출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내연기관차 모터 내부엔 40개가 넘는 희토류 영구자석이 들어가며 전기차에는 더 많이 쓰인다.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 쇼크' 3중고, 현대차 관리 역량 시험대 올랐다
▲ 독일 함부르크에 위치한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 생산 라인에서 2024년 6월27일 한 노동자가 웨이퍼를 다루고 있다. <연합뉴스>
이렇듯 자동차용 반도체와 알루미늄, 희토류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됨에 따라 일부 업체에서 시작된 생산 중단 사태가 향후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메릴랜드대학교 경영대학원의 피터 모리치 명예교수는 ABC뉴스를 통해 “여러 문제가 한꺼번에 벌어졌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자동차 공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맞이한 어려움에 현대차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 현대차 공급사에서 희토류 부품을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현대차에 희토류 자석을 공급하는 한 업체 임원은 22일 로이터를 통해 “올해 초 확보했던 재고를 대부분 소진했다”며 공급난에 처했음을 시사했다. 

현대차를 회원으로 둔 유럽 자동차혁신연합(ACEA)도 최근 자동차용 반도체 출하 문제가 미국을 비롯한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에 더해 이번에 화재로 생산이 중단된 알루미늄 업체 노벨리스는 2022년 현대차그룹에서 '올해의 협력사'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노벨리스 미국 공장은 현대차를 비롯해 12곳 업체에 알루미늄을 공급했다. 

일단 현대차는 미국 알루미늄 공장 화재에 당장 영향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대차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미국 알루미늄 공장 화재와 관련해 현재까지 문제는 없으며 해당 이슈에 계속 주의를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희토류 재고도 올해 6월 기준 1년 치를 비축했다는 익명의 관계자 발언이 로이터 통해 나왔다. 하지만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화하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일명 ‘쇳물에서 자동차까지’라는 모토 아래 자동차 부품 수직계열화에 힘써 왔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올해 9월29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20여 개 기업과 차량용 반도체 공동 대응 기구를 만든 사례도 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이 갈수록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자동차를 비롯한 전략 산업에서 소재를 ‘무기화’할수록 공급망 대응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결국 공급망 혼선으로 포드와 스텔란티스 등 업체가 자동차 생산을 일시 중단한 가운데 현대차에까지 영향이 퍼질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유럽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망 혼선은 단기적으로 현대차에 이득일 수 있겠지만 상황이 길어지면 어찌될지 모른다”며 “과거 코로나19 당시 몇천 원짜리 와이어링 하네스(전선 뭉치)가 부족해서 현대차 비롯한 자동차 업체가 생산 축소나 연기 겪었던 만큼 부품 내재화 비율은 큰 의미가 없다”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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