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는 교보증권은 박봉권(왼쪽), 이석기 대표이사가 모두 3연임에 성공해 회사를 이끌고 있다. <교보증권> |
[비즈니스포스트] 교보증권은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는데
박봉권 이석기 대표이사가 모두 3연임에 성공해 회사를 이끌고 있다.
특히
이석기 대표는 ‘랩·신탁 돌려막기’로 금융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고 노조와 잦은 갈등을 빚는 등의 문제가 불거졌음에도 올해 3월 대표이사에 재선임됐다.
대표이사의 연임은 통상 ‘안정 추구’로 해석되지만 교보증권이 연임을 택한 배경에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이라는 보다 공격적 목표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 모회사 교보생명 지원사격으로 종투사 진입 목표 다가서
교보증권이 종투사 진입이라는 목표를 가시화한 건 2020년 모회사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2천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을 때부터다.
2023년에도 교보증권은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25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당시 교보증권은 유상증자의 배경으로 “종투사 인가 조기 취득”을 언급했다.
두 차례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교보증권은 자본 규모를 늘려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이라는 종투사 자격 요건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었다. 교보생명의 지원이 교보증권의 종투사 진입이라는 목표에 큰 역할을 해온 셈이다.
현재 교보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약 2조925억 원으로 종투사 진입 기준에 1조 원 가까이 미치지 못한다. 2029년까지 종투사에 진입하겠다는 교보증권의 자체 목표에 따라 단순 계산해도 1년에 2천억 원 이상씩 자본을 꾸준히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여태까지 이 정도 규모의 지원은 교보생명에 의지할 수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 교보생명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교보생명도 지주사 전환을 위해 SBI저축은행을 9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하는 등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국 교보증권 스스로 살 길을 찾을 수밖에 없다.
◆ 교보증권 홀로서기로 2029년까지 종투사 진입할 수 있을까
교보증권이 교보생명의 도움 없이 자기자본을 늘리는 방법을 크게 세 가지로 추릴 수 있다.
첫째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모회사나 계열사가 아닌 외부의 자본을 유치하는 것이다.
교보생명은 교보증권 지분을 84.72% 보유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공정거래법에 의해 상장 자회사인 교보증권의 지분 3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유상증자로 교보생명이 보유한 교보증권의 지분이 희석된다 하더라도 30%까지는 여유가 있는 것이다.
둘째 방법은 자본성증권(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을 발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회사 교보생명도 최근 자본성증권을 발행했다가 실패한 전력이 있어 업계에서는 교보증권이 성공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마지막 방법은 실적을 키우는 것이다. 당기순이익을 키워 이익잉여금을 쌓는 방법으로 자본 규모가 늘리는 것으로 가장 정공법에 해당한다. 김주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