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기업과산업  자동차·부품

미국 '한국인 구금 사태' 포드-CATL 공장에 불똥 튀나, SK온에 전화위복 가능성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5-09-19 16:03:51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미국 '한국인 구금 사태' 포드-CATL 공장에 불똥 튀나, SK온에 전화위복 가능성 
▲ SK온-포드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미국 켄터키주 제1 공장에서 18일 노동자들이 처음으로 생산한 배터리 모듈에 기념으로 서명하고 있다. < 블루오벌SK >
[비즈니스포스트] 포드가 중국 CATL 기술을 받아 건설하는 미시간주 배터리 공장이 일명 ‘한국인 구금 사태’로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떠오른다. 

포드는 배터리 장비를 설치하고 기술을 교육할 중국인 인력이 필요한데 미국 이민 당국에 막혀 어려워지면 공장 가동이 늦어질 수 있다. 이는 SK온에 ‘전화위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18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는 6명의 미 연방 관계자를 인용해 “최근 몇주 동안 이민세관단속국(ICE) 고위직이 1만 명 이상의 신규 직원을 수용하기 위해 전국에 약 300개의 새 사무실 공간을 확보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ICE는 4일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조지아주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300여 명이 넘는 한국인 노동자를 구금했다. 한국 정부가 나서 노동자 송환에 성공했으나 미국 안에서도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반이민 기조를 계속 유지해 관계 당국도 인력 충원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중국 CATL 기술로 배터리 공장을 짓는 포드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포드가 중국인 전문 인력을 데려와 배터리 장비를 설치하고 미국 직원을 교육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악시오스는 17일 “포드가 미시간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려면 중국 기술자를 고용해 중국산 수입 장비를 설치하고 미국 직원을 교육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포드는 중국 CATL로부터 중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술 라이선스만 받고 이를 제조할 공장은 미시간 마샬에 단독으로 짓고 있다. 지분도 포드가 100% 들고 있다. 

중국에 지분 투자를 받은 기업을 첨단 제조업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미 당국 규정을 우회하기 위한 방책이었지만 구금 사태로 외국인 기술자 고용 리스크가 불거진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8일자 기사를 통해 “배터리 기술자로서는 단기 일정이라도 미국 출장을 꺼릴 수밖에 없다”며 “공장 건설 기간이 늘어나고 비용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이민 당국의 움직임은 SK온을 비롯한 한국 배터리 기업에도 악재라는 평가가 많았다. 

SK온이 미국에서 단독공장뿐 아니라 포드와 합작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한국인 전문 인력이 필수적인데 출장을 내보내기 부담스러운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SK온이 비자 이슈를 정비하고 기술자를 계속 보내면 포드 협업사로서 CATL과 비교해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반이민 정책은 유지하면서도 전문 인력은 들여올 수 있도록 비자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동맹국 기업을 급습한 데 따른 현지 비판도 거세 SK온과 같은 한국 업체로서는 구금 사태가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크리스토퍼 랜다우 미 국무부 부장관은 15일 자신의 X(옛 트위터) 공식 계정에 “한국 기업에 필요한 비자를 확보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적었다. 
미국 '한국인 구금 사태' 포드-CATL 공장에 불똥 튀나, SK온에 전화위복 가능성 
▲ 미국 미시간주 마샬에 위치한 포드 배터리 공장에서 6월20일 작업자들이 걸어가고 있다. 포드는 CATL 배터리 제조 기술을 라이선스 받아서 이 공장을 짓고 있다. <포드>

반면 CATL은 처지가 다르다. 미국 국방부가 중국 기업인 CATL을 이른바 ‘블랙리스트’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미국 국방부는 1월6일 ‘중국 군사 기업’ 목록에 CATL을 추가했다. 말 그대로 중국 군부와 연결돼 미국 안보를 해칠 수 있다고 의혹을 받는 기업에 CATL이 오른 것이다.  

당시 로이터는 “명단에 오른 기업과 거래하는 미국 기업에 경고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포드로서는 국방부와 이민 당국에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CATL의 중국인 기술자를 데려와서 미시간 공장을 계속 지을지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SK온은 포드와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2021년 5월 건립하고 켄터키와 테네시에 모두 3곳의 공장을 가동하거나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세 공장의 생산 능력을 배터리 용량으로 환산하면 전기차 100만 대분에 달하는 129기가와트시(GWh)가 나온다. 

올해 상반기 포드는 순수전기차(BEV)와 하이브리드차(PHEV)를 모두 15만6509대 판매했다. 

블루오벌SK가 공장을 모두 완공하면 포드 전기차에 필요한 배터리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중국 CATL과의 협업에 반대하는 미시간 지역 여론도 상당해 포드로서는 정부는 물론 주민 눈치까지 살펴야 한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중국 기업과 연계를 우려해 공장 건설을 처음부터 반대한 미시간주 마샬 주민이 많다”며 “실제로 중국 고션하이테크가 미국에 지으려던 공장이 엎어졌던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요컨대 포드와 CATL 협업이 구금 사태 여파로 차질을 빚으면 SK온이 유일한 대안으로 올라설 공산이 크다. 

디지타임스는 “미국은 일자리 창출보다 환경이나 이념 문제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외국 기업은 이를 종종 과소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

최신기사

민주당 김병기 "MBK 김병주, '매수자 결정 전 홈플러스 폐점 없다' 약속"
신라면세점 '밑 빠진 독' 인천공항점 버렸다, 김준환 수익성 개선 능력 본격 시험대
[19일 오!정말] 국힘 송언석 "(통일교 신도) 12만 명은 당원 포함 개연성 많아"
HD현대중공업 노사 임금협상 타결, 찬성률 59.56%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합..
코스피 3440선 하락 마감하며 '숨고르기', 코스닥은 860선 상승
중국 전기차 '과잉 생산' 기후변화에도 악영향, 철강업계 탄소 배출량 늘어
[오늘의 주목주] '미국 공장' 현대로템 9% 상승, 코스닥 올릭스 18%대 올라
비트코인 1억6277만 원대, 미국 엑스알피·도지코인 ETF 첫날부터 높은 거래량
'8만전자·36만닉스' 반도체주 신고가 열풍, 실적 시즌 겹치며 국장 상승 엔진 부각
2027년부터 국내 출발 국제선에 지속가능항공유(SAF) 1% 혼합의무화, 2035년 ..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