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 인프라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 고용시장에 긍정적 효과를 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실물경제 악화에 따른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엔비디아 GB200 GPU 기반 인공지능 서버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금액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투자 규모와 비교해 미국에 고용 창출과 같은 경제적 효과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으로 파악되는 만큼 이는 중장기적으로 위험한 신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9일 “빅테크 업체들은 올해만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에 3600억 달러(약 500조 원)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이러한 지출에도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 이처럼 막대한 자본이 투자되는 반면 고용 증가에는 거의 효과를 미치지 않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경쟁을 벌이는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건설 및 운영, 전력 공급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그러나 제조기업들의 생산 투자와 달리 인공지능 인프라 지출 비용은 대부분 반도체 구매 등에 활용돼 미국의 고용 활성화에는 크게 기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들어 미국 제조업 일자리가 약 7만8천 명분 줄어든 반면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중공업 및 토목공사 부문에서 증가한 일자리는 8천 명분에 불과하다는 미국 노동당국 통계자료가 근거로 제시됐다.
조사기관 BCA리서치는 특히 인공지능 반도체가 대부분 미국 이외 국가에서 생산되고 있어 막대한 투자 대비 저조한 경제적 성과를 불러오는 원인이라는 분석을 전했다.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는 중장기적으로도 고용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 도입은 채용 감소나 해고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런스는 올해 들어 약 3만1천 명에 이르는 인력이 인공지능 때문에 해고된 것으로 분석된다는 채용 컨설팅업체 챌린저그레이크리스마스의 집계 결과를 제시했다.
다만 투자기관 올스프링글로벌인베스트먼츠는 트럼프 정부의 이민정책 변화도 미국의 노동력 감소를 이끌어 고용 증가를 제한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배런스는 인공지능 투자 확대가 미국 고용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도 주목해야 할 만한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열풍이 증시 상승을 이끌어 단기적으로 투자 성과에 기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실물경제 악화에 따른 후폭풍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배런스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은 결과적으로 고용 감소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러한 단점을 상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