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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멕시코 관세 90일 유예에 삼성전자·LG전자·기아 일단 '한숨 돌려', 생산기지 미국·한국으로 전환 고심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5-08-01 14: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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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멕시코 관세 90일 유예에 삼성전자·LG전자·기아 일단 '한숨 돌려', 생산기지 미국·한국으로 전환 고심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현지시각 7월31일 멕시코 관세 인상을 90일 유예한다고 발표하면서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둔 삼성전자, LG전자, 기아 등 국내 기업들은 일단 한숨을 돌리며, 생산기지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LG전자, 기아 등 국내 기업들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멕시코 관세 30% 부과 90일 유예에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재 멕시코 공장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TV 등을 제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기아는 멕시코에서 미국 수출용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관세율 인상 없이 미국과 협상을 이어갈 시간을 3개월 더 벌었지만, 국내 기업들은 관세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만큼, 생산기지 일부를 미국이나 한국으로 전환하는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산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현지시각 7월31일 멕시코산 수입품 관세율을 향후 90일 동안 현행대로 25%를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멕시코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은 당분간 큰 조건 변화 없이 미국에 제품을 수출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삼성전자는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에서 TV를, 케레타로 공장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멕시코 레이노사(TV), 몬테레이(가전), 라모스(전장) 등에 공장을 운영하며 제품 대부분을 미국으로 수출한다.

기아도 멕시코 몬테레이에 공장에서 매년 40만 대 정도의 자동차를 생산해, 이 가운데 60%가량은 미국에 수출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멕시코산 수입품에 3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해왔다. 하지만 멕시코 정부와 현행 25% 관세를 90일 동안 연장하기로 합의하면서, 멕시코가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조건을 충족하는 품목은 여전히 무관세가 적용된다.

반면 이날 미국 정부는 무역 협상에 응하지 않은 캐나다의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35%로 올렸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7월31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이 새로운 세계 무역 질서 속에서 우리는 가장 좋은 협정을 얻었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멕시코 관세 90일 유예에 삼성전자·LG전자·기아 일단 '한숨 돌려', 생산기지 미국·한국으로 전환 고심
▲ 기아의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 전경. <기아>
하지만 90일 뒤에는 협상 결과에 따라 멕시코에 30% 관세가 부과될 수 있는 만큼, 생산기지 이전을 둘러싼 국내 기업들의 셈법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건조기 생산라인 일부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 공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관세 리스크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멕시코 투자를 일시 중단키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도 멕시코에서 만드는 냉장고를 미국 테네시주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 등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공장에서는 미국산 철강 사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향후 관세율에 따라 멕시코 아닌 국내 생산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건비 차이 등을 감안하더라도 15% 관세가 부과되는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더 유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전남 광주 공장에서, LG전자는 경남 창원 공장에서 가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반면 멕시코에 자동차 공장을 둔 기아는 생산기지 이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산업은 수많은 부품이 들어가는 종합산업인 만큼 이미 구축한 부품 공급망을 옮기는 것이 가전산업 대비 매우 복잡한 데다 비용도 천문학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조건을 준수해 상호관세를 피하는 방법이 떠오르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USMCA 원산지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역내 생산 비율이 75% 이상이어야 한다. 즉 캐나다나 멕시코에서 생산, 가공된 부품 가치가 자동차 수출 가격의 최소 75%를 차지해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완성차 생산에 투입된 노동자 임금의 최소 40%가 시간당 16달러 이상인 지역이어야 하고, 자동차 생산에 사용되는 철강·알루미늄의 70% 이상이 북미에서 생산된 것이어야 하는 등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져 이를 모두 충족하는 게 쉽지 않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기아는 미국의 한국 자동차 상호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5%로 인하됨에 따라, 2025~2026년 관세 부담이 1조7천억 원 가량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것”이라며 “다만 관세 부담을 추가로 줄이기 위해선 멕시코산 자동차에 관한 관세 인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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