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5-07-09 17: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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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바이오포트코리아(이하 바이오포트)가 상장 첫 해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로 실적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바이오포트 전체 수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 시장이다. 회사는 글로벌 창고형 할인마트 코스트코 유통망을 타고 20년 넘게 외형성장세를 지속해왔다.
김성구 바이오포트 대표이사는 세계 최대 식품 시장 중국을 정조준하며 수출길 다변화를 통한 글로벌 K-푸드 기업으로의 도약을 노린다. 중국 유통 채널을 코스트코 밖으로 확장하고 현지 매출을 크게 늘린다는 구상이다.
▲ 김성구 바이오포트 대표이사가 세계 최대 식품 시장 중국을 정조준하며 수출길 다변화를 통한 글로벌 K-푸드 기업으로의 도약을 노린다. 김성구 대표가 3월12일 여의도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회사 성장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바이오포트코리아>
9일 바이오포트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연간 실적 목표를 매출 850~900억 원, 영업이익 64억 원으로 설정했다. 2024년보다 매출은 약 16~23%, 영업이익은 23% 증가한 것이다.
목표치를 달성하면 바이오포트는 2004년 설립 뒤 20년 넘게 이어온 외형 성장세를 지속하게 된다. 2012년 별도기준 76억 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727억 원으로 9배 넘게 늘어났다.
바이오포트는 스낵류, 액상차, 음료 등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로 올해 5월 DB금융스팩11호(특수목적법인)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바이오포트가 이토록 단단한 성장세 유지하고 있는 요인으로는 글로벌 창고형 할인 매장 코스트코와의 단단한 파트너십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바이오포트는 2005년 한국을 시작으로 2014년 미국, 2016년 캐나다, 2019년 호주, 2020년 중국, 대만 코스트코에 입점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76%가 코스트코에서 발생했다.
월마트, 이마트 등 대형마트가 5만여 종의 상품을 입점시키는 것과 달리 코스트코는 소수 브랜드 5천여 종의 한정된 상품만 매장에 들인다. 입점 진입장벽이 높은 대신 동일 상품군 사이 비경쟁적이고 독점적 지위를 부여한다.
바이오포트는 코스트코의 글로벌 유통망을 타고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절반 수준(48.8%)까지 키웠다.
다만 바이오포트의 수출이 미국 지역에 편중된 점은 약점으로 평가된다.
바이오포트는 현재 33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전체 수출액에서 미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육박했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한국산 제품에 대한 25% 상호 관세가 부과되면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상호 관세가 현실화하면 4월부터 적용중인 기본관세율 10%에 15%포인트가 더해진다.
바이오포트 관계자는 “미국 관세가 기존 10%에서 25%로 올라가면 회사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서 2분기 10% 관세는 코스트코와 협의를 통해 제품 가격에 반영했고, 현재 코스트코와 추가적 가격 인상을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 바이오포트가 보유한 자체 브랜드 제품 이미지. <바이오포트코리아>
김성구 대표는 올 하반기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을 세웠다.
주 공략 시장은 세계 식품 규모 1위 국가인 중국이다.
바이오포트는 중국 최대 창고형 할인마트 ‘샘스클럽’, 대형마트 ‘월마트’와 입점 계약 조건 및 입점 품목에 관한 세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중국에서 샘스클럽은 42개, 월마트는 40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샘스클럽의 경우 바이오포트가 이미 입점한 창고형 할인점 중국 코스트코와 비교해 매장수, 회원수, 단일 매장 매출이 모두 2배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김 대표는 최근 중국을 직접 방문해 현지 유통업체 바이어들과 사업 진행 방향과 구체적 제품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제품 납품을 시작해 내년에는 품목 수 늘리고, 2027년엔 해당 유통체인의 아시아 법인들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K-푸드 제품을 현지 소비자 맞춤형 상품으로 제작해 스낵, 안주류, 다양한 밀키트 제품 등 품목을 다양화해 나간다는 방침을 정했다.
올해 중국 매출 목표는 전년(6억 원)보다 5배 증가한 30억 원으로 잡았다.
기존 코스트코 채널을 통한 수출 확대 노력도 지속한다.
김 대표는 아직 매출이 미미한 유럽 수출길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올 3분기 프랑스와 스페인 코스트코 입점을 타진 중이다.
이를 통해 올해 전 세계 코스트코 890개 모든 지점에 입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기준 바이오포트의 글로벌 코스트코 입점 매장 수는 665개였다.
김 대표는 부경대학교와 같은 대학원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롯데삼강(현 롯데웰푸드)에 입사했다. 2000년 엔씨코리아재무이사, 2002년 엔씨내추럴 이사를 거쳐 2004년 11월 바이오포트코리아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3월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포트코리아는 강력한 제품 기획력을 바탕으로 제품 출시 전략을 유기적으로 구사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번 스팩 합병 상장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사업 영역을 넓혀 K-푸드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