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2분기 여객 출혈경쟁과 화물 둔화, 우기홍 아시아나항공과 시너지로 하반기 반등 노려
박도은 기자 parkde@businesspost.co.kr2025-07-09 17: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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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대한항공이 올해 2분기 매출 확대에도 수익성 개선에는 실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 여객 수요가 둔화하고, 항공 화물 운임이 하락한 데다 지난해 12월 합병한 아시아나항공이 아직 실적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대한항공이 올해 2분기 저유가와 원/달러 환율 하락이라는 우호적 외부 환경에 따라 비용 절감 효과를 누렸지만, 저비용항공사와의 경쟁 심화, 항공화물 운임 하락 등으로 수익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은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회장. <대한항공>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은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해 하반기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9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별도)은 6월 약 151만 명의 국제선 여객을 운송했다. 지난해보다 7% 증가했으나 성수기임에도 전달보다는 3.8% 감소했다.
공격적 항공료 할인과 노선 확장에 나선 저비용항공사(LCC)에 일부 여객을 빼앗긴 것으로 분석된다.
자회사 에어부산도 같은 기간 국제선 여객수가 지난해보다 1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6월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여객수가 98만 명으로 5월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6월 국내 항공사의 일본 노선 여객 수는 5월보다 5% 줄었는데, 이는 일본의 방역 완화에도 지진 등 현지 불안 심리로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와 대양주 노선의 6월 여객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 사업 부문도 상황이 좋지 않다.
6월 대한항공의 인천공항 기준 항공 화물 물동량은 약 13만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6% 줄었으며, 운임도 크게 떨어졌다. 홍콩-북미 노선의 발틱 항공화물운임지수(BAI)는 5.0달러/kg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지난 분기보다 2% 하락했다.
특히 미국이 5월부터 중국·홍콩발 소형 화물(800달러 이하)에 ‘디미니미스’ 면세 혜택을 폐지하면서 특송 화물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제는 물품가액의 30% 또는 건당 25~50달러의 관세를 운송사가 부담해야 하는 구조로, 전자상거래 기반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새정부 출범 이후 민생 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 내수 부양책이 제시되고 있으나, 내수 소비 진작에 초점은 맞춘 만큼 해외여행으로 온기 확산은 제한적”이라며 “항공 화물도 미국 관세 여파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특히 중국 디미니미스 규제 영향으로 미-중 항공화물 물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유가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비용이 줄어들었음에도 2분기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대한항공은 2025년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367억 원, 영업이익 4436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연결기준 실적에 포함되며 2024년 2분기보다 매출은 37.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억 원이 늘어나는 데 그치는 것이다.
▲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은 올 하반기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가속화하며, 사업 시너지를 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특히 아시아나항공 합병 효과가 아직은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7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2분기에도 여객과 화물부문 모두에서 운임 하락을 겪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일본,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 위주로 경쟁강도가 심화돼 국제 여객 운임은 102원/km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화물 부문은 물동량 감소, 운임 하락이 동시에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기홍 부회장은 하반기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가속화하며 시너지를 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관련 시정조치는 올해 하반기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통합 시너지 확보와 더불어 장거리 국제선 운임의 인상도 기대할 수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이 이뤄지면 중복 노선의 경쟁이 줄어들기 때문에 장거리 국제선 운임을 인상할 여지가 커진다.
하반기 유가 하락과 원/달러 환율 안정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최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과 원/달러 환율 안정화에 따른 외화비용 절감 효과로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