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래 기자 klcho@businesspost.co.kr2025-07-07 16: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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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두산에너빌리티가 정부정책 기조에 따라 해상풍력 터빈 사업에서 순풍을 맞고 있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회장은 원전 주기기와 가스발전용 터빈에 이어 해상풍력까지 3중으로 성장엔진을 달 것으로 보인다.
▲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회장이 원전 주기기와 가스발전용 터빈에 이어 해상풍력까지 사업 확대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030년까지 14.3기가와트(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건설한다는 11차 전력수급계획과 더불어 이재명 대통령의 에너지 고속도로 공약까지 더해져 국내 해상풍력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2030년까지 추진되고 있는 해상풍력 설비 설치 규모는 3.6GW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320메가와트(MW) 규모의 해상풍력 시설이 가동되고 있는데 앞으로 3.3GW의 해상풍력 에너지가 추가로 공급된다.
전력수급계획의 해상풍력 발전단지 목표에 도달하려면 10GW가 넘게 추가로 건설돼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어 정부는 추가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했던 ‘에너지고속도로’도 해상풍력 확대 전망에 힘을 싣는 요소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2040년까지 초고압송전선로(HVDC)를 통해 바다 3면에 걸친 ‘U자형 에너지고속도로’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1차적으로는 2030년까지 서해안 및 호남 지역의 해상풍력 시설을 연결해 20GW 규모의 전력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2월에는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해상풍력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가 주도해 해상풍력 사업 입지를 발굴하고 사업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해상풍력 사업 확대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2년 8MW급 해상풍력 설비와 관련한 국제인증을 취득한 뒤 올해 10MW급 풍력발전기 국제인증 앞두고 있어 국내 해상풍력 시장 확대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앞서 지난 2일 두산에너빌리티는 ‘2025 해상풍력 공급망 컨퍼런스 전시회’에서 국내 협력사 9곳과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협약은 해상풍력 관련 공동 협력체계를 구축해 산업 확대에 필요한 공급망 기반을 강화하고 관련 산업 경쟁력을 높일 목적에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회장은 원전 사업이 부진하던 2010년대부터 미래 성상 동력으로 해상풍력 설비 개발을 추진해 왔는데 그 결실을 맺을 시점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대지진이 발생한 뒤 세계적으로 원전의 안전성과 관련된 우려가 커지면서 신규 원전 건설 및 투자가 위축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2017년에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가 유지됨에 따라 매출이 급감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는 계열사를 매각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다만 인공지능 산업이 성장하고 세계적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다시 원전이 주목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은 26조 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본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사업에서 주기기 공급과 시공을 담당하게 된다.
또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국내 대형 원전 2기 건설이 확정된 데다 폴란드 원전, 체코 테믈린 원전 등의 추가 수주도 두산에너빌리티로서는 기대해볼 수 있다.
▲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에서 주기기 공급과 시공을 담당하게 된다. 사진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의 모습. <연합뉴스>
두산에너빌리티가 소형모듈원전(SMR) 주기기를 공급하는 뉴스케일파워가 지난 5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설계 인증을 받은 점도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또 하나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가스터빈 사업도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가스터빈을 개발한 뒤 2023년 보령신복합발전소와 2024년 안동복합발전소·분당복합발전소에 이를 공급하면서 가스터빈 상업화에 성공했다.
당시 박 회장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결정한 프로젝트가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고 적으며 기쁨을 드러내기도 했다.
기존 노후화된 석탄발전소들이 액화천연가스(LNG) 기반 발전소로의 전환을 잇달아 추진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 공급과 더불어 보수 및 정비 부문에서도 향후 꾸준한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원 회장은 핵심 사업인 원전 업황 회복과 더불어 새 성장동력으로 개발했던 가스터빈과 풍력발전 터빈에서 사업 확대 기회를 마주하게 된 셈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10MW급 해상풍력 설비가 국제인증을 획득하면 앞으로 국내 주력모델로 활용될 것”이라며 “원전과 가스터빈의 경우에는 해외 진출 기회를 계속해서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