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가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비은행 강화' 전략의 중심에 섰다. <그래픽 씨저널> |
[비즈니스포스트] “밸류업(기업가치 높이기)의 핵심은 한정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하겠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2025년 하나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 ‘비은행 강화’를 강조하며 한 말이다.
함 회장의 이 비은행 강화를 전면에서 책임지고 있는 인물이 바로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이다.
강 사장은 함 회장과 함께 올해 임기가 연장됐다. 함 회장의 임기는 2028년 3월까지, 강 사장은 2025년 12월까지다.
◆ 충청에서 시작된 인연, ‘함영주의 사람’으로 성장한 강성묵
두 사람의 인연은 과거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충청영업그룹장이었던 함 회장과 현장 실무를 맡은
강성묵 사장은 직접적인 업무 호흡을 맞추며 신뢰를 쌓았다.
강 사장은 충청영업그룹에서 탁월한 영업 감각과 현장 추진력을 바탕으로 함 회장의 눈에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함영주 회장은 2015년 KEB하나은행장으로 선임됐을 당시 강 사장을 대전영업본부장으로 발탁했다.
또한 2022년 말, 함 회장은 회장 취임 직후 단행한 첫 사장단 인사를 통해 당시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였던
강성묵을 하나증권 대표이사에 전격 발탁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그룹 내 주류 계열사가 아닌 점을 살피면 파격적 인사였다. 동시에 함 회장은 강 사장을 하나금융지주의 부회장으로 임명하며 그룹 내 비은행 부문 강화 전략에서 강 사장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했다.
현재 강 사장은 하나증권 대표이사와 함께 하나금융지주 시너지부문장을 맡고 있다. ‘은행’이 주력인 하나금융지주 내에서 비은행 부문 육성을 통해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높이고 성장을 도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뜻이다.
함 회장은 강 사장을 하나증권의 CEO로 발탁하면서 “하나증권은 하나금융이 지향하는 ‘1등 종합금융그룹’ 전략의 중심에 서야 한다” 하나증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아쉬웠던 취임 후 2년, 강성묵은 2025년에는 다른 모습 보여줄까
한쪽에서는 강 사장이 취임 2년 동안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부문을 책임지는 핵심 회사로서 만족할만한 실적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나증권은
강성묵 취임 첫해인 2023년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등으로 영업손실 3667억 원, 순손실 2889억 원의 저조한 실적을 냈다.
강 사장은 2023년 PF 손실을 반면교사 삼아 취임 2년차인 2024년에는 자산관리, 전통 기업금융사업 강화에 힘쓰면서 부동산금융에 치우친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잡았다.
하나증권은 2024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419억 원, 순이익 2239억 원을 냈다. 강 사장의 전략이 통한 셈이다.
다만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그룹 비은행 핵심 계열사로서 무게감을 갖기엔 아직 실적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나금융지주의 핵심계열사 하나은행은 2024년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4조5469억 원, 당기순이익 3조3686억 원을 냈다.
하나증권이 2024년 2천억 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같은 해 하나은행의 순이익은 3조 원을 넘는다. 여전히 그룹의 무게중심이 은행에 쏠려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왼쪽 네 번째)이 2024년 10월13일 괴산하나어린이집 개원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증권> |
◆ 비은행 확대의 선봉장, 하나증권과 강성묵의 과제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문 강화는 함 회장 2기 체제의 가장 중요한 전략 과제로 꼽힌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공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흐름 속에서, 하나금융 역시 안정적인 수익구조 다변화와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해 비은행 부문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하나증권이다.
하나증권은 증권, 자산관리 등 고부가가치 사업 부문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통해 그룹 전체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강성묵 사장이 이끄는 하나증권의 실적은 단순히 계열사 성과에 그치지 않고, 그룹 전략의 성패를 가르는 바로미터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금융그룹은 강 사장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그룹의 한 축인 증권과 자산운용업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사업부문별 편중 해소 등 체질을 개선하고 경영실적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임을 통해 신뢰를 재확인한 함 회장과 강 사장의 파트너십은 하나금융이 앞으로 비은행 중심의 신성장 전략을 얼마나 정교하게 실현해낼 수 있을지를 가늠하게 하는 중요한 변수”라며 “두 사람이 만들어낼 시너지가 곧 하나금융의 미래를 결정할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