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이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저유가가 오히려 실적 반등의 계기가 됐다. 정유사들이 저유가 상황에 대비해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 올해 영업이익 합계 최초로 7조 원대 넘을 듯
2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정유4사가 낼 영업이익이 모두 합쳐 7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국내 정유4사가 낸 최대 영업이익은 국제유가가 100달러대에 이르렀던 2011년의 6조8135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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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 SK이노베이션 신임 사장. |
정유4사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거둔 영업이익은 5조6859억 원이다.
4분기에 SK이노베이션은 7천억~8천억 원, 에쓰오일은 3천억~4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각 정유사들도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영업이익 3조 원 이상을 거두며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GS칼텍스도 올해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치였던 2011년의 2조2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4년 국내 정유사들에게 일제히 어닝쇼크를 가져왔던 저유가가 오히려 기회가 됐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한 뒤 정제해 석유제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유가가 떨어지면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석유제품의 가격도 떨어진다. 당초 석유제품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저유가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석유제품 수요가 늘었다.
석유제품 수요가 늘면서 정제마진도 개선됐다. 올해 들어 정제마진은 배럴당 7~8달러 수준을 유지하며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개선됐다.
당분간 전망도 밝다.
4분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합의하면서 유가가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55달러대까지 올랐다. 이는 3분기보다 20%가량 오른 수치다.
정유사들의 실적에는 재고평가손익이 반영된다. 정유사들이 원유를 들여온 뒤 석유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기까지 보통 1~2개월이 걸린다. 이 기간에 원유가격이 오르면 재고가치가 오르면서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한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재고평가이익이 350억 원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저유가로 정유사업 의존도 탈피 움직임 가속화
저유가로 국내 정유사들이 다양한 사업을 벌이면서 매출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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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진수 GS칼텍스 신임 회장. |
국내 정유사들 대부분은 2014년의 적자가 창사 이래 첫번째 적자였을 정도로 수십 년 동안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2014년 저유가로 호되게 당한 뒤 사업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투자금액은 1654억 원으로 2014년보다 20% 늘었다.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0.21%에서 지난해 0.34%로 높아졌다.
GS칼텍스 역시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 0.1%에서 지난해 0.17%로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사업의 투자를 늘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충남 서산에 있는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증설해 2018년 상반기까지 현재 연간 4만 대분인 배터리 생산능력을 연간 7만 대분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새 사장은 SK그룹의 대표적 전략통으로 다양한 사업을 이끌어본 경험이 있는 만큼 앞으로도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 역시 신사업 발굴에 한창이다.
허진수 회장은 최근 CEO 직속 신사업 전담팀인 ‘위디아’를 만들어 직접 신사업을 챙기고 있다. 위디아는 우리(We)와 아이디어(Idea)의 합성어다.
위디아는 현재 자동차 관련 신사업 진출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칼텍스는 최근 자동차 외장수리 견적비교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운영하는 카닥에 투자했다. 정확한 투자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카닥은 자동차의 파손 부위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각 수리업체가 낸 견적을 실시간으로 비교해 제공하는 앱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