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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새 스마트폰 ‘갤럭시S8’에서 하드웨어 완성도 못지 않게 소프트웨어의 진화를 이끌어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8에 성능과 배터리 효율을 최적화하는 새 소프트웨어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 사장이 추진해온 소프트웨어 강조가 갤럭시S8에서 제대로 구체화하는 것이고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첫 발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 새 소프트웨어 기능 적용할까
25일 외신을 종합하면 갤럭시S8에 탑재가 유력한 삼성전자의 새 소프트웨어 기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비스트(야수)모드’라 이름붙인 소프트웨어 상표권을 등록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의 성능과 구동속도를 끌어올리는 기능으로 설명됐다.
포브스는 이를 놓고 “갤럭시S8의 구동성능을 사용자가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새 기능일 것”이라며 “대규모 하드웨어 성능강화가 예상되는 만큼 논리적으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갤럭시S8은 퀄컴과 삼성전자의 고성능 프로세서를 포함해 8기가 램, 4K급 고화질 디스플레이 등 강력한 성능의 부품을 대거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가상현실기기 ‘기어VR’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는 만큼 고용량 가상현실콘텐츠를 구동하기 위한 대규모 성능개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성능 부품을 집약할 경우 배터리 사용시간이 짧아지고 발열이 심해지는 단점이 있다. 이는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의 재발방지에 촉각을 기울이는 삼성전자에 위험을 안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 원인을 조사한 결과 스마트폰이 과부하될 때 열을 방출하지 못하는 설계결함이 유력하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8에 고가부품을 대거 탑재하며 성능을 더욱 끌어올릴 경우 이런 위험성은 더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새 소프트웨어 기능을 통해 기기 성능을 상황별로 최적화하도록 만들 경우 이런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비스트모드는 갤럭시S8에서 가상현실 앱이나 3D게임 등 고사양 콘텐츠를 돌릴 경우에만 성능을 끌어올리고 일반적인 경우 기기에 무리를 주지 않는 수준으로 동작하는 기능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갤럭시 스마트폰에 설치된 자체 앱 ‘게임튜너’를 통해 각각의 앱에 맞춰 기기 구동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런 기능을 전반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평상시의 기기 구동성능을 낮출 경우 발열을 줄이고 배터리 효율을 높여 편의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리튬배터리의 기술적 특성상 피하기 어려운 발화사고 가능성도 크게 낮출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의 기능은 언급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 프리미엄 스마트폰 재건 노려
갤럭시S8의 흥행은 고동진 사장이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꼽힌다.
경쟁사인 애플이 내년 9월 하드웨어를 대폭 강화한 ‘아이폰8’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갤럭시S8로 시장을 선점하지 못할 경우 경쟁우위를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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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갤럭시S8 예상 이미지. <이베스트투자증권> |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로 리콜과 단종을 결정한 뒤 소비자들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어 브랜드 이미지 회복이 절실하다.
고 사장은 확실한 사고원인 규명과 스마트폰의 품질관리체계 강화를 계획하고 있다. 내년 1월 미국 세계가전전시회 CES2017에 참석해 사과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을 위해 결국 삼성전자 스마트폰만의 차별화요소를 강화하며 소비자의 실제 수요를 이끌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갤럭시S8에 예상대로 고성능 부품이 대거 탑재되고 소프트웨어 최적화도 이뤄질 경우 조기에 입지를 회복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가 장기간 안드로이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회복을 위해 갤럭시S8에서 모든 것을 내놓아야 하는 처지”라며 “’비스트모드’가 갤럭시노트7 사태를 극복할 강력한 경쟁력으로 자리잡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의 개발과 생산 및 검증에 충분한 시간을 두기 위해 내년 4월에 글로벌시장에 출시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7보다 한달 이상 늦어지는 것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8은 외형적인 변화만으로도 4천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올리며 흥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스마트폰시장이 이미 양극화된 만큼 프리미엄 교체수요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갤럭시S8에 소프트웨어 측면의 개선점이 돋보일 경우 흥행에 추가적인 이점을 안게 된다. 삼성전자의 오랜 약점으로 꼽히던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마침내 인정받으며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