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석유공사가 쿠웨이트산 원유 추가 확보로 중동산 원유 1330만 배럴의 공동비축을 달성했다.

석유공사는 22일 쿠웨이트산 원유인 KEC(Kuwait Export Crude Oil) 200만 배럴을 실은 유조선이 울산항에 도착해 울산비축기지에서 KEC 200만 배럴 하역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국제공동비축은 석유공사가 보유한 비축시설 가운데 유휴시설을 해외 국영석유사 등에 임대해 원유 등을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평상시에는 저장시설 임대를 통해 외화 수익을 얻고 국가에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원유를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함으로써 공급망 위기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원유 비축 비용을 산유국과 분담함으로써 공공재정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다.

석유공사의 저장시설은 국내 대형 원유 수요처인 정유사들과 송유관으로 직접 연결돼 있어 수급 효율성이 높으며 한국의 지리적 위치상 중국·일본 등 역내 물류 거점으로서의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국제공동비축의 계약 상대방은 한국을 주축으로 아시아 시장에 대한 접근성과 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 고객사에 대한 물류 효율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은 이번 입고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중동 주요 3개국의 원유 총 1330만 배럴을 국제공동비축 형태로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2023년 기준 국내 일일 원유 수입량이 280만 배럴인 점을 감안하면 중동산 국제공동비축 원유만으로 4.8일 가량을 버틸 수 있다.

중동 산유국들과의 국제공동비축 계약 체결은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수급 리스크를 분산하고 안정적 공급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기준 중동 3국으로부터 들어온 원유량을 모두 합하면 국내 총 원유 도입량의 50%를 넘는다.

중동 산유국 가운데 쿠웨이트는 1964년 한국이 최초로 원유를 수입한 국가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석유공사는 한국과 쿠웨이트의 에너지 협력 60주년과 국제공동비축 계약 이행 및 첫 입고를 축하하기 위해 21일 서울에서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과 셰이크 나와프 사우드 알 사바 KPC CEO를 비롯한 두 기관의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두 기관은 이 자리에서 이번 계약이 단순한 저장 계약을 넘어 에너지 파트너십을 공공히 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데 뜻을 같이 했다.

김 사장은 “이번 협력을 통해 ‘K-프렌드십(friendship)’을 바탕으로 한 한국과 쿠웨이트, 한국석유공사와 KPC 관계가 앞으로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란다”며 “쿠웨이트와의 다양한 협력을 통해 두 국가간 신뢰와 호혜를 더욱 증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