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용 기자 jypark@businesspost.co.kr2025-04-09 16: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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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조선주가 최근 하락, 급락의 거센 파도에 맞서 증시를 지켜줄 ‘방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에 높은 환율이 더해지며 조선업계가 안정적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등 조선업종 주가가 9일 국내 증시 하락에도 올랐다. 사진은 HD현대미포의 울산 조선소.
9일 HD한국조선해양 주식은 전날보다 1.93% 올라 19만5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한화오션 주식은 전날보다 1.33% 오른 6만8600원에, 조선업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조선TOP10’은 0.24% 오른 1만44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국내 증시는 2일(현지시각)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발표 이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74%(40.53포인트) 내리며 2300선을 내줬다.
하이브(-6.72%) 에스엠(-2.71%), JYP Ent.(-4.34%), 와이지엔터테인먼트(-2.54%) 등 주요 엔터업종과 BGF리테일(-0.84%), GS리테일(-2.79%), 이마트(-5.36%) 등 주요 소매업종 주가도 모두 하락했다.
엔터는 대표적 관세회피주로, 소매업은 대표적 경기방어주로 꼽힌다.
관세회피주와 경기방어주 모두 속수무책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조선주는 주가 상승을 이뤄낸 것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요 선주사들이 파나마 등 조세 회피에 유리한 국가에 자리 잡고 있어 미국으로 직접 선박을 수출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한국 조선 기업을 향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미국의 조선 산업은 경쟁력 저하와 지원 축소로 산업 기반이 크게 축소된 상황”이라며 “중국의 조선 능력과 격차가 벌어지며 국가 안보 유지나 해상 교역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조선업 부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또 “축소된 조선업 기반을 단기간에 재구축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한국, 일본 등 동맹국과 협력해 이를 보완하려는 정책 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 미·중 갈등에 조선주가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미·중 관세전쟁도 조선업계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행정부는 중국산 선박에 미국 항구 입항 수수료 부과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산 선박의 미국 입항 시 해당 해운사의 중국산 선박 보유 비율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8일에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선 분야 협력을 언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연일 치솟고 있는 환율도 조선업계에는 긍정적이다.
조선사는 달러로 선박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환율이 높아지면 원화 기준 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
9일 오후 3시30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9원 오른 1484.1원에 낮 거래를 마쳤다.
낮 거래 종가 기준 2009년 금융위기 당시 1496.5원 이후 약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