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가 위메프 인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초기 단계에서 엇박자 조짐이 나타나면서 그 배경에 ‘티메프 사태’ 관련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피고 측 전략이 깔린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고개를 든다. |
[비즈니스포스트]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위메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BBQ 내부에서 당황스런 분위기가 관측된다.
인수 추진 초기 단계에서 엇박자 조짐이 나타나면서 그 배경에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관련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피고 측 전략이 깔린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든다.
9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인수 추진 건과 관련해 위메프 측에서 BBQ 측에 먼저 인수 제안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BBQ는 지난주 위메프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제너시스BBQ그룹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이 맞지만 초기 단계에서 검토하는 정도”라며 “깊이 있게 살펴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현재 인수의향서 서류를 제출한 것일 뿐 앞으로 실사 자료를 받아 자산과 채무규모 등을 평가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위메프와 BBQ 사이 인수 추진 관련 비밀유지 계약이 있는데도 관련 소식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BBQ 내부에서는 적잖이 당황하는 모양새가 관측된다. 인수 관련 정보를 공표한 것도 위메프 측인 것으로 전해졌다.
BBQ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위메프 쪽에서 먼저 인수 제안이 들어왔다”며 “비밀유지 조항이 있는 데도 위메프 쪽에서 이를 공표한 것은 자신들의 어떤 이익 때문인 것으로 BBQ 측은 보고 있다”고 말했다.
BBQ 내부에서는 실사를 하기도 전에 인수 검토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추후 상대를 믿고 추진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해 7월 말 발생한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구매자 47만 명(1300억 원), 판매자 5만6천 명(1조3천억 원) 등 53만 명이 1조5천억 원의 피해를 봤다.
이와 관련해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은 공모해 1조8500억 원 상당의 티몬·위메프 판매자 정산대금 등을 가로채고, 티몬·위메프 등 계열사로부터 대여금이나 컨설팅 비용 등의 명목으로 1천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가 연 첫 번째 공판에서 이들은 모두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이에 구영배 변호인단 측이 인수 대상자를 찾는 등 피해 복구 노력을 부각시킴으로써 형량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정상 참작을 기대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고개를 든다.
앞서 티몬과 위메프(티메프)는 EY한영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해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티몬은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가 인수하기로 하면서 위메프와의 별도 매각을 진행하게 됐다.
티몬 인수에는 유통 이커머스 플랫폼이 뛰어든 반면 위메프 인수에는 외식업체인 BBQ가 처음 손을 들면서 업계에선 의외라는 시선이 많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매각 조건에 따라 피해 회복이 가능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위메프 측이 사후적으로 형량을 줄이기 위해 매각 협상을 계속 진행 중이라는 점을 부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