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녹십자그룹의 재무건전성 악화 속에서 기창석 GC지놈 대표이사(사진)가 기업공개 성공 과제가 더욱 무거워졌다는 시선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기창석 GC지놈 대표이사가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녹십자그룹 주요 사업회사인 녹십자의 현금흐름이 악화된 상황에서 GC지놈 기업공개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공적 기업공개가 중요해지고 있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GC지놈은 이르면 4월 중에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GC지놈은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고 2025년 3월26일 이를 통과했다. 최근 일부 바이오기업들의 예비심사 결과가 지연되는 것과 달리 빠르게 절차를 마무리한 셈이다.
GC지놈은 임상유전체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정밀진단 기업으로 인공지능 기반 솔루션을 활용한 유전자 분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번 상장은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제도를 통해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해야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기창석 대표는 성균관대 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 교수 출신으로 진단분야 권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GC지놈은 기 전 교수를 영입할 당시 유전자 진단분야 및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이유로 꼽혔다.
일반적으로 상장을 앞둔 회사의 대표가 기업의 몸값을 높이는 것은 당연한 과제다. 하지만 녹십자그룹이 처한 상황을 놓고 보면 기 대표가 성공적인 증시 입성을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GC지놈이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2월 말 기준으로 녹십자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GC지놈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분 구조를 보면 녹십자가 25.57%, 녹십자홀딩스가 12.44%, GC셀이 0.12%, 녹십자엠에스가 0.09%를 보유하고 있다.
물론 증권신고서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데다 최대 주주의 지분 매각이 기업공개와 함께 실행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기존 비상장 계열사 지분은 장부가로 평가받지만 상장되면 시장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어 담보 대출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유동성 확보 수단이 될 수 있다.
▲ 녹십자(사진)가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진출 초기 상황에서 영업현금 흐름이 악화되면서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주사격인 녹십자홀딩스를 포함해 핵심 사업회사 녹십자 등의 자금 경색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GC지놈의 기업공개 성공은 중요성이 남다르고 할 수 있다.
녹십자의 현금흐름은 최근 뚜렷한 악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4년 연결기준으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535억 원으로 전년의 –55억 원보다 크게 악화됐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음수라는 것은 영업활동을 지속할수록 손실이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녹십자홀딩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재무에서 유동성 지표로 활용되는 유동비율이 2024년 연결기준으로 108.3%에 그친다. 물론 2023년 말 90%와 비교하면 상황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이른바 ‘2대 1의 법칙’을 기반으로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이 200%를 넘어야 적정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물론 유동성 압박이 우려되는 100% 미만 수준은 벗어났지만 아직까지 단기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이 안정권에 들었다고 보기는 이르다. 녹십자의 유동비율도 156.2%로 2023년 119.6%에서 다소 나아졌지만 200%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진출에 따른 재고자산 증가와 함께 미국 혈액원 인수 등 대규모 투자로 인한 자금 유출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전3기 도전 끝에 미국 문턱을 넘은 알리글로는 시장 공략에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본격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녹십자그룹 관계자는 “상장을 통한 자금확보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이번 GC지놈 기업공개는 기술특례 상장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국내에서 액체 생검 기술 업체가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며 기술력을 입증한 사례”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