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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저널] 카카오와 오픈AI 만남, 김범수 '플랫폼'과 샘 올트먼 '기술'이 공생할 수 있을까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5-03-3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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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저널] 카카오와 오픈AI 만남,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796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범수</a> '플랫폼'과 샘 올트먼 '기술'이 공생할 수 있을까
▲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왼쪽)가 2월4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씨저널] “우리는 카카오의 수많은 이용자들에게 첨단 AI를 제공하고 이 기술을 카카오 서비스에 통합해 카카오 이용자 소통과 연결 방식을 혁신하는 데 협력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

오픈AI의 창업주이자 CEO인 샘 올트먼이 한국을 방문해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를 만나고 카카오와 협력을 발표한 자리에서 한 이야기다. 

국내 최대의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와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한 오픈AI의 만남은 국내 인공지능 생태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 창업주는 처음부터 줄곧 카카오의 정체성을 ‘플랫폼 기업’이라고 말해왔다. 샘 올트먼의 이야기처럼 외부의 기술을 카카오의 서비스에 통합해 카카오 이용자들의 소통과 연결 방식을 혁신해내는 것이 바로 김범수 창업주의 방식이었다.

◆ 성장 한계 맞은 카카오, 오픈AI와 협력은 돌파구 위한 첫걸음

김 창업주의 방식은 내수 시장에서 강력한 파괴력을 발휘해왔다. 하지만 기술력을 중심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글로벌 빅테크, 글로벌 IT플랫폼들의 경쟁 속에서 단순히 ‘플랫폼’만을 내세워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에서 카카오의 성장 역시 정체돼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카카오는 연결 기준으로 2022년에 5694억 원, 2023년에 4609억 원, 2024년에 460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감소폭이 크지는 않지만 카카오의 성장이 정체됐다는 것을 한 눈에 보여주는 지표다. 

반면 국내에서 ‘네카오’로 묶이는 경쟁사 네이버는 2023년, 2024년 연속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새로 썼다. 

바로 이 지점에서 오픈AI와 카카오의 협력이 시작됐다. 카카오는 성장 정체의 돌파구를 위한 첫걸음으로 오픈AI와 제휴를 선택했다.

경쟁사 네이버와 달리 기술을 직접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기업과 손잡고 카카오 플랫폼의 확장 가능성을 다시 그리는 시도를 시작한 것이다.

◆ 플랫폼과 기술의 만남, 어떤 시너지가 가능할까

카카오는 국내 플랫폼 가운데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수의 이용자를 확보한 플랫폼이다. 메신저, 콘텐츠, 커머스, 금융까지 아우르고 있는 ‘카카오 생태계’는 국내에서 가장 커다란 플랫폼 생태계라고 봐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의 결과값은 경쟁사 네이버에게 조금 못미치고 있다. 네이버는 자체 생성형 인공지능 ‘하이퍼클로바X’를 이미 2023년 9월 출시했지만 카카오의 인공지능 에이전트 서비스 ‘카나나’는 아직 클로즈 베타 서비스도 시작하지 못했다.

반면 오픈AI는 초거대 언어모델(LLM), 챗GPT 시리즈를 통해 글로벌 인공지능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사용자와의 접점을 가진 플랫폼은 확보하지 못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챗GPT의 영향력은 아직 영미권보다 부족한 상황에 놓여있다.

서로가 부족한 점을 갖고 있는 두 회사는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카나나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에 오픈AI의 최신 인공지능 기술 API를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직 구체적으로 어떻게 오픈AI의 기술을 활용할지 밝혀진 것은 없지만, 현재 카카오톡 실험실에서 체험해 볼 수 있는 ‘메시지 요약 기능’을 챗GPT를 활용해 고도화하거나, 카카오의 콘텐츠·커머스 서비스에 인공지능 기반 추천 알고리즘이 접목되는 방식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카카오가 챗GPT 생태계를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확장하는 오픈AI의 현지 파트너 역할을 맡는 구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와 샘 올트먼, 전혀 다른 배경과 묘하게 닮은 리더십

이번 협력이 흥미로운 또 다른 이유는, 김범수 창업주와 샘 올트먼 CEO가 기업가로서 출발선은 완전히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기업가로서 보여주고 있는 리더십은 유사하다는 데 있다.

할머니 품에서 자란 김범수 창업주는 아버지의 부도 등으로 어려운 학창 시절을 보냈고 5남매 가운데 유일하게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원을 졸업한 뒤 삼성SDS에 다니던 김범수 창업주는 1999년 34세가 되어서야 한게임을 창업하면서 '기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반면 샘 올트먼 CEO는 8살 때 어머니에게 매킨토시 컴퓨터를 선물받고 그 때부터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한 '금수저 개발자'였다. 그리고 스탠퍼드 대학교에 진학한 지 1년 만인 2005년 학교를 그만두고 동성 애인이었던 닉 시보와 함께 위치 기반 네트워킹 서비스 '루프트'를 창업했다. 그의 나이 22세 때였다.

이렇게 완전히 상반된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지만 기업과 사회를 대하는 태도는 매우 유사하다.

첫 번째 공통점은 두 리더 모두 하나의 ‘회사’보다는 ‘생태계’를 키우는 데 관심이 많았다는 것이다.

김범수 창업주는 NHN을 공동 창업한 뒤 카카오를 설립하며 대한민국의 모바일 플랫폼 생태계를 완전히 바꿨고, 샘 올트먼은 오픈AI를 창업해 전 세계를 ‘인공지능 시대’의 문턱으로 이끌었다. 

수직적 조직보다는 수평적 공동체를 지향했다는 것도 두 리더의 공통점이다. 김범수 창업주는 ‘사장이 없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했으며 샘 올트먼 CEO는 경영자가 아닌 연구자가 주도하는 회사를 설계했다. 

서로를 직급이 아닌 ‘영어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한동안 ‘카카오 스타일’이라며 여러 스타트업 회사들에서 유행했던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도 비슷하다. 

최근 사법리스크 등으로 조금 빛이 바래지기는 했지만 김범수 창업주는 2021년 6월 공익법인 브라이언임팩트를 만들면서 본인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인물이다.

샘 올트먼 CEO는 오픈AI를 비영리조직으로 출범시켰다. 오픈AI라는 회사 이름 역시 ‘AI는 인류 모두의 것’이라는 샘 올트먼 CEO의 철학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씨저널] 카카오와 오픈AI 만남,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796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범수</a> '플랫폼'과 샘 올트먼 '기술'이 공생할 수 있을까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왼쪽)이 2022년 2월9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를 방문한 김부겸 국무총리와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플랫폼 전략의 다음 단계, 카카오에게 남은 숙제

김범수 창업주의 플랫폼 전략은 분명 대한민국 모바일 시장을 ‘카카오 천하’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 전략이 앞으로도 통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 초개인화 추천, 인터랙티브 콘텐츠 등으로 플랫폼 자체가 기술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는 지금 카카오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가장 높은’ 기술과 ‘가장 넓은’ 플랫폼을 연결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김범수 창업주가 제시한 플랫폼 중심 기업이 기술 중심 시대를 돌파하기 위한 ‘해답’이 과연 ‘정답’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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