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정학적 분쟁이 있었고 새로운 얼라이언스(동맹)가 개편되는 등 다양한 변화를 맞이한 HMM이지만 효율적 운영과 유연한 대응으로 5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며 “2030 중장기계획을 목표로 밸류업과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에는 재무제표 승인, 최원혁 전 LX판토스 사장의 HMM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일부 변경 등의 안건들이 올라왔다. 2024년 성과에 대한 보고도 이어졌다.
소액주주들도 HMM의 성과에는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이에 따라 대부분 안건들은 빠르게 통과됐으며 주주총회도 30분 만에 마무리되는 듯 했다.
▲ HMM의 제49기 주주총회에서 김경배 대표이사와 회사에 대한 소액주주의 불만이 나왔다. 지난 주주총회에서 밸류업 목표를 약속한 뒤 이번 주주총회때까지 지켜지지 않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졌다. < HMM >
하지만 주주총회가 마무리될 무렵 몇몇 소액주주의 성토가 시작됐다. 지난해 HMM이 500%가 넘는 영업이익 성장을 기록했음에도 주주환원이 부족하다는 목소리였다.
주주총회에 참여한 한 소액주주는 “개인들도 뼈 빠지게 피 같은 돈 벌어서 투자했다”며 “밸류업 해주겠다는 말에 HMM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김경배 사장에 비판을 쏟아냈다.
소액주주는 “현재 경영진이 HMM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경영진이 주식을 많이 취득해서 주주환원 등 책임경영을 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HMM 주가가 의미있게 상승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HMM은 2021년 주가가 5만1100원까지 급등하며 투자자들로부터 ‘흠슬라’(HMM과 테슬라의 합성어)라는 별명으로 불렸지만 이후 주가가 오랫동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주주환원이보다는 재투자가 우선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나에 대한 비판은 이해할 수 있지만 회사 경영에 관해서는 냉정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벌어들인 수익만큼 회사에 재투자를 해야 계속 성장할 수 있을텐데 주주에게 모두 환원해 버리면 그게 맞는 말인가”라고 주주에게 되물었다.
김 사장은 “나는 곧 임기가 끝나지만 회사와 회사 관계자들을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달라”고 요청했다.
김 사장은 올해 3월28일 임기가 끝난다. 이번 주총 안건 통과로 HMM 새 대표이사는 최원혁 전 LX판토스 대표가 맡게 됐다.
최 대표는 1960년 생으로 성균관대학교 통계학과를 졸업했다. CJ대한통운에 합병된 CJGLS에서 3PL본부장, 물류연구소장을 지냈다. 또 한국통합물류협회장을 역임하는 등 국제 물류 분야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2015년 8월 범한판토스(현 LX판토스)에 합류했으며 같은 해 11월 대표이사에 올라 2023년 11월까지 LX판토스를 이끌었다.
최 대표는 이번 주주총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HMM은 이날 주주들이 성토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지난 1월22일 내놓은 바 있다.
앞으로 1년 이내에 2조5천억원 이상의 주주환원을 실시하고, 오는 2030년까지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HMM은 밸류업을 위해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세우고 2030년까지 배당성향 30%와 시가 배당률 5% 중 적은 금액 이상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계획을 세웠다.
단기(1년 이내)적으로는 중장기 정책 외에 추가 금액을 더해 작년 결산 배당을 포함해 총 2조5천억 원 이상의 주주환원을 실시한다.
주주환원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모두 포함한다.
지속적인 수익 달성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 9%, 3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 4%의 지표를 목표로 한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