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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전문경영인과 한지붕 창업주 2세, 핵심 미국 법인서 영향력 키울까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5-03-25 19: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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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풀무원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지 7년 차를 맞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쓴 가운데 창업주 남승우 풀무원 재단이사장의 장남 남성윤씨가 미국 법인(풀무원USA)의 영업을 이끌고 있어 눈길을 끈다.

풀무원USA는 해외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풀무원의 기업가치 제고와 실적 개선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남성윤 풀무원USA 영업본부장이 풀무원 내 영향력을 확대할 지 주목된다.
 
풀무원 전문경영인과 한지붕 창업주 2세, 핵심 미국 법인서 영향력 키울까
▲ 풀무원 창업주의 장남 남성윤씨가 풀무원 성장의 핵심 축인 미국 법인 영업을 이끌며 풀무원 내 영향력을 키워나갈지 주목된다. 사진은 남승우 풀무원 재단이사장.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풀무원 주가는 전날보다 3.38% 내린 1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1만600원)와 비교하면 48% 급증한 것이다. 지난달 풀무원이 잠정 연간 실적 집계를 공시하면서 주가는 80% 넘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풀무원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2137억 원, 영업이익 918억 원을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7.4%, 영업이익은 48.2% 늘어났다. 영업이익 ‘1000억 클럽’ 가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풀무원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실적 자체도 좋았다”며 “핵심은 미국 법인이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흑자전환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형성했다는 점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식품업계에선 인구 감소와 국내 식품시장 성숙기 진입에 따라 내수시장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국내 식품업체를 향한 투자 심리는 해외 실적 향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 등으로 인해 내수 시장에서는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 어렵지만, 해외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가격 정책을 펼칠 수 있다. 더욱이 해외에선 K-푸드 열풍을 타고 국내 인구의 한계를 넘어 수요를 창출할 여지가 매우 크다.

특히 미국은 풀무원의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지난해 기준 풀무원의 해외매출 비중은 20%로 아직 높지 않은 수준인데 풀무원USA 매출이 그 중 70%를 책임졌다. 

풀무원USA는 2019~2023년 연간 매출은 연평균 14.4% 성장했고,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1.6% 늘며 풀무원 전체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풀무원USA는 지금껏 연간 영업이익 적자를 거듭해왔는데 작년 4분기엔 지속적 미국 생산능력 확대 효과를 본격화하며 분기 기준 흑자를 달성했다.

풀무원은 지난달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연간 잠정실적을 공시하며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을 “미국 법인의 수익 개선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 시점에선 풀무원USA가 풀무원의 기업가치 제고와 실적 개선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남승우 위원장의 장남 남성윤 풀무원USA 영업본부장이 현지 영업을 총괄하고 있어 풀무원 내 영향력을 키울지 주목된다.

1978년생인 남 본부장은 2005~2009년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 매니저로 근무했다. 2013년 풀무원USA에 입사해 전략•기획 매니저와 브랜드 매니저, 마케팅 팀장을 거쳐 2020년부터 영업본부장 임무를 맡아 현지 영업을 총괄하고 있다.

풀무원은 미국 법인을 거점으로 연내 네덜란드에 유럽 법인을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어 앞으로 풀무원USA 역할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풀무원은 최근 확장한 미국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아직 현지 공장이 없는 유럽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또 풀무원은 올해 미국에서 두부를 중심으로 B2C 시장을 넘어 B2B 사업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을 세웠다. 풀무원USA의 영업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는 셈이다.
 
풀무원 전문경영인과 한지붕 창업주 2세, 핵심 미국 법인서 영향력 키울까
▲ 스타필드 수원점 1층에 위치한 올가홀푸드 매장. <풀무원>
풀무원은 2018년 1월 남승우 당시 총괄CEO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이효율 전 대표를 후임 총괄CEO에 선임하면서 오너 경영을 마감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출범했다. 올 1월부터는 2대 전문경영인으로 이우봉 대표를 총괄CEO로 임명했다. 

일각에선 남 본부장이 100% 지분을 들고 있는 풀무원 계열 친환경 식료품 유통회사 ‘올가홀푸드’를 활용해 풀무원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내수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친환경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 소비를 강화하고 유통 시장이 온라인쪽으로 기울면서 2018년 50개가 넘었던 올가홀푸드 오프라인 매장은 지난해 한 자릿수까지 줄었다. 

누적된 적자 속 올가홀푸드는 손실이 잉여금을 바닥내고 자본금까지 모두 갉아먹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말 올가홀푸드의 누적 결손금은 473억 원으로 납입자본금 223억 원의 2배를 넘어섰다. 자본총계는 -221억 원을 나타냈다. 상황이 이런데도 남 본부장은 오히려 지분율을 94.95%에서 100%로 늘리는 행보를 보였다.

올가홀푸드가 사실상 남 본부장의 개인회사라는 점을 들어 경영능력에 의구심을 품는 시선도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올가홀푸드는 경영권 승계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남성윤 본부장이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회사로, 지배구조상으로도 풀무원과 완전 별개 회사”라며 “풀무원은 2018년 1월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완전히 전환해 올해 2기 전문경영인 체제를 시작한 만큼 향후에도 경영권을 세습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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