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이앤씨가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해상풍력 시장에서 잰걸음을 걷고 있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은 세계 유수 해상풍력 기업과 협력 관계를 잇달아 맺으며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아진 포스코이앤씨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
24일 포스코이앤씨에 따르면 중국교통건설집단유한공사(CCCC) 자회사 하이펑 풍력발전과 해상풍력관련 업무협약(MOU)을 최근 맺으며 사업 파트너를 더욱 확장했다.
중국교통건설집단유한공사는 중국 최대 건설사(국영)로 아시아 최초 해상풍력 프로젝트인 상하이 동해대교 해상풍력 발전단지 건설을 맡았다. 그 뒤로도 60여개가 넘는 해상풍력 발전 건설에 참여했고 2022년에는 여러 기업과 손잡고 하이펑 풍력발전을 세웠다.
하이펑 풍력발전은 창립 이후 중국 최대 해상풍력 운영 및 보수 기업으로 자리잡았고 해상풍력 운영에 필요한 해상풍력지원선(SOV)도 다수 운용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협약을 통해 해상풍력 시장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쌓을 여건을 넓힌 셈이다. 사명변경을 통해 기존 건설사에서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도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포스코건설은 2023년 3월 사명을 포스코이앤씨로 바꾸며 친환경 ‧미래성장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앤씨(E&C)는 에코(Eco)와 챌린지(Challenge)로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과 더 높은 곳의 삶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도전의 의미가 담겼다.
정희민 사장은 지난해 12월 취임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해외 주요 해상풍력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으며 해상풍력 사업을 확대할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2023년 4월 DNV를 시작으로 오스테드, 에퀴노르, RWE 등과 MOU를 맺고 교류한 흐름을 정 대표도 이어가는 것으로 포스코이앤씨의 체질 개선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도 읽힌다.
정 사장은 신사업 기반을 다져 국내 주택을 포함한 건축사업 의존도가 높아진 포스코이앤씨의 사업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9조1619억 원 가운데 국내 건축 사업 비중은 전체의 55.1%를 차지했다. 2022년(42.7%)과 2023년(44.3%)에 이어 3년 연속 상승한 것이다.
다른 주요 건설사처럼 공사비 상승 부담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여건에 놓여 있는 것이다.
포스코이앤씨의 또다른 고민거리로는 안정적으로 매출원이었던 포스코그룹 공사 물량이 실적 후퇴에 따라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포스코이앤씨가 지난해 특수관계자와 거래로 얻은 매출은 2조6236억 원 가량으로 연결 기준 전체 매출의 27% 수준이다.
정 대표도 이를 의식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뜻을 내놓고 있다. 건축사업본부 출신으로 '주택 전문가'로 손꼽히지만 신성장 동력 기틀 마련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신년사에서 경영전략으로 플랜트 사업구조 혁신 및 미래 신사업 육성과 교통인프라 및 환경시장 선도 및 해상풍력 사업 추진을 내걸었다.
정 대표는 “올해는 앞으로의 30년, 더 나아가 100년 이상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들어가야 할 중대한 시점”이라며 “시련을 견뎌내고 극복할 때 위기는 기회가 되며 성장과 도약의 디딤돌이 된다”고 말했다.
물론 포스코이앤씨 해상풍력 사업은 준비 단계에 있는 만큼 당장 대규모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 반딧불이 프로젝트 위치와 예상도. <반딧불이에너지> |
다만 그동안 글로벌 기업과 쌓은 네트워크와 경험을을 통해 성장하는 해상풍력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포스코이앤씨가 해상풍력 사업과 관련해 가장 큰 기대를 거는 곳은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만들려는 울산 앞바다의 ‘반딧불이’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울산항에서 70km 떨어진 해상에 해마다 약 44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750메가와트(M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소를 짓는 것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11월 해당 사업에 참여하는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와 육상공사 독점공급에 합의했다.
건설업계에선 최근 풍력사업 인허가 절차를 줄이는 해상풍력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반딧불이 프로젝트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해상풍력 사업은 중점 신사업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며 “울산 앞바다에 지어지는 반딧불이 프로젝트는 절차상 가장 가까운 시일 안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내 건설사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참여해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