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건설 실적에서 나이지리아 법인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정원주 회장은 해외 확대에 더욱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대우건설이 40년간 공들인 나이지리아 효과를 톡톡히 봤다. 대우건설 나이지리아 현지 법인은 지난해 해외 사업장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두며 국내 경기 침체에 허덕인 대우건설 실적을 떠받쳤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나이지리아를 이어 효자 노릇을 할 해외 시장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대우건설 사업보고서를 보면 대우건설 나이지리아 현지법인(DECN, 대우건설 지분율 49%)은 지난해 1991억9천만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대우건설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많다.
또다른 나이지리아 법인(DNL, 지분율 90%)도 지난해 순이익 834억2600만 원을 거뒀다.
대우건설이 1983년 나이지리아 시장에 진출한 이래 42년 동안 모두 71개 프로젝트(약 100억 달러어치)를 수행하며 현지 시장에 안착한 효과를 지난해도 톡톡히 본 셈이다.
대우건설 실적이 지난해 국내 경기 침체에 뒷걸음질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이지리아 시장은 이제 핵심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0조5036억 원, 영업이익 4031억 원, 순이익 2428억 원을 거뒀다. 각각 2023년보다 9.8%, 39.2%, 53.4% 줄었다.
나이지리아를 필두로 한 아프리카 시장의 중요도도 더욱 높아지는 모양새다.
정원주 회장은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뒤 ‘해외 영업사원’을 자처했고 2023년에는 직접 나이지리아를 찾아 현지 네트워크 구축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4월에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의 르완다 방문에 동행했고 같은 해 6월에는 한-아프리카 정상회담을 맞아 국내를 찾은 아프리카 정상급 지도자와 연이어 면담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대우건설 지난해말 기준 해외 수주 잔고 5조5989억 원 가운데 60%는 아프리카 시장이 차지했다.
2023년말(51.3%)이나 2022년말(33.2%)보다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전인 2021년말(32.8%)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까지 급증했다.
정 회장 관점에서는 지난해 부진했던 해외 수주 실적을 반등시킬 필요성이 크다. 대우건설 지난해 해외 수주 실적은 6118억 원으로 목표(3조500억)의 20% 수준에 그쳤다.
해외 현지 여건에 따라 지난해 계획된 발주 일정이 올해로 밀린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건설은 그 결과 올해 신규 수주 목표를 14조2천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3.4% 가량 높여잡고 수주 의지를 내보였다. 국내 시장에서는 침체 속에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치는 만큼 목표 절반 가량은 해외로 추정된다.
정 회장은 나이지리아를 넘어 또 다른 핵심 사업지도 물색하고 있다. 올해 초 정 회장의 시선은 최근 3년 사이 6번을 방문한 베트남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수도 하노이에서 신도시 스타레이크시티를 조성하고 있다. 관련 현지법인인 THT디벨롭먼트와 대우E&C베트남, 드 하임 등은 지난해 모두 순이익을 내며 대우건설 실적을 이끌었다.
▲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왼쪽)이 보 반 밍 베트남 빈즈엉 성 성장을 2024년 12월26일 면담하고 있다. <대우건설>
정 회장은 ‘글로벌 디벨로퍼’로의 도약을 위해 이 같은 스타레이크시티의 성공을 베트남 남부에서도 이어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말에는 베트남 남부 빈즈엉 성과 동나이 성을 찾아 현지 당국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정 회장은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의 성공경험을 토대로 베트남 내 재투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대우건설의 높은 경쟁력은 빈즈엉성의 경제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동나이성에서도 스타레이크시티 성공을 바탕으로 살기 좋은 살아있는 복합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이밖에는 이라크와 투르크메니스탄 수주 행보가 올해 대우건설 해외 성적을 가늠하는 시험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라크에서는 알 파우 해군기지와 공군기지 등의 수주 파이프라인 2조8천억 원 가량을 확보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대우건설이 지난해 비료 플랜트 공사를 낙찰받고 중앙아시아에서 첫 발을 내딛은 곳이다. 본계약은 상반기 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공사비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나이지리아와 베트남 법인은 호실적을 거두며 대우건설 실적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이라크와 투르크메니스탄 등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