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 컴퓨터’로 IT벤처 신화를 썼던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가 15년 만에 코스닥 등록 회사 투자를 통해 증시에 입성한다.
디지털방송장비 전문 제조업체인 포티스가 132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22일 밝혔다. 포티스는 약 411만5천여 주의 신주를 발행해 회사 운영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했다.
◆ 포티스에 20억 투자해 개인 2대주주로
포티스의 유상증자에 이찬진 대표가 참여해 주목된다. 이 대표는 20억 원을 출자해 포티스 주식 62만2083주를 받는다. 지분율은 6.84%로 설진영 포티스 대표이사에 이어 개인 2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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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 |
이 대표가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주주로 등장하는 것은 1999년 한글과컴퓨터를 떠난 이후 15년 만이다. 이 대표는 그해 5월 말 한컴에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보유하고 있던 한컴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
그는 같은해 6월 온라인 포털사이트 드림위즈를 설립했다.
이 대표는 1990년 한컴을 설립하면서 국내 IT벤처 신화를 쓴 인물이다. 그는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과 함께 ‘IT 1세대’로 불린다.
그런 그가 오랜만에 증시에 등장하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포티스는 아직 향후 사업이나 이 대표의 경영 참여 등과 관련해 공식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이 대표가 운영하는 드림위즈인터넷이 올해 초 온라인 광고 플랫폼 회사 네오브이에 인수된 상태라 이 대표가 포티스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현재 드림위즈인터넷의 대표는 김수현 네오브이 대표이사로 올라와 있다.
일부에서 드림위즈가 사실상 실패함에 따라 이 대표가 이번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포티스의 경영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신규사업을 전개하는 데 함께 할 만한 회사를 찾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유상증자 참여 소식이 알려지면서 포티스 주가는 크게 올랐다. 22일 코스닥시장에서 포티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4.92% 급등한 4890원에 마감했다.
◆ 이찬진 선택에 상한가, 포티스는 어떤 기업?
포티스는 2006년 설립된 디지털 방송수신기기 전문 업체로 지난해 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포티스의 주력 제품은 흔히 ‘셋톱박스’로 불리는 장치로 TV를 바꾸지 않아도 디지털방송 수신이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포티스는 사업초기부터 국내보다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포티스 매출실적을 살펴보면 해외에서만 100%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는 신생업체가 살아남기에 국내보다 해외가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스카이라이프 등 대형 방송사업자를 통해야만 제품을 팔 수 있는 국내와 달리 유럽 등 해외의 경우 제조사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오픈 마켓이 발달돼 있다.
포티스는 현재 전체 매출의 80%를 소매점을 통한 판매로 올리고 있다.
최근 포티스는 인도시장 진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티스는 지난달 인도에서 6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성공시켰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실적의 36%에 해당하는 상당히 큰 규모다.
포티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132억 원에 영업손실 2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외주 임가공업체 변경 과정에서 품질문제가 발생했는데 이 때 빚은 생산차질 영향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포티스는 재고소진이 완료되는 올 4분기부터 실적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