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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데이터 제4인터넷은행 경쟁 선도, 젊은 '경영 구루' 김동호의 '커브길'론 주목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5-03-20 16: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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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승부는 커브 길에서 난다.”

2016년 7월,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KCD)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 ‘김동호의 스타트업 이야기’에 이렇게 적었다.
 
한국신용데이터 제4인터넷은행 경쟁 선도, 젊은 '경영 구루' 김동호의 '커브길'론 주목
▲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

2016년 7월은 김 대표가 한국신용데이터를 막 창업했을 때다.

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1을 종종 본다는 김 대표 얘기는 이렇다.

앞선 차는 커브 길을 만나면 안쪽으로 돌며 거리를 줄이지만 방향전환을 빠르게 해야 하는 까닭에 감속의 폭이 크다.

반면 뒤따르는 차는 더 긴 커브 길의 바깥쪽을 돌지만 속력을 덜 줄이기 때문에 이어지는 직선 구간에서 치고 나갈 기회를 얻는다.

커브 길 비유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향한 의지를 다진 것인데 김 대표는 이후 2022년 7월 국내 최초 전업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사 출범을 준비하며 다시 커브 길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당시 김 대표는 ‘다시, 커브 길에서’라는 글에서 “2016년에 이야기했던 커브 길을 돌고 나왔을 때 우리는 가장 많은 동네가게에서 쓰이는 경영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팀이 됐다”며 “지금 우리 팀이 들어선 또 다른 커브 길을 돌아 나올 때는 우리의 서비스가 모든 사장님으로부터 압도적 신뢰와 지지를 받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이후 김 대표는 개인사업자 전문신용평가사 한국평가정보(KCS)를 출범했고 이는 한국신용데이터의 성장에 주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지금 김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또 다른 커브 길을 앞에 서 있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다음 주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앞두고 한국소호은행(KSB) 컨소시엄 1강 체제가 나날이 공고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3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더존뱅크와 유뱅크 컨소시엄이 예비인가 불참을 선언한 뒤에도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합류하는 금융사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을 이끄는 한국신용데이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BNK부산은행의 합류 소식을 알렸다. 이번 주에만 OK저축은행에 이어 벌써 두 번째 금융사 합류소식이다.

이에 컨소시엄 참여사는 우리은행, 아이티센, 우리카드, 유진투자증권, 메가존클라우드, NH농협은행 등 6곳에서 8곳으로 늘었다.

김동호 대표의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1987년 태어난 젊은 벤처창업가로 카이스트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를 1기로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이던 2011년 소비자 데이터플랫폼업체인 오픈서베이(옛 아이디인큐)를 창업했고 이후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넘긴 뒤 2016년 한국신용데이터 창업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9년 뒤 한국신용데이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상공인 서비스로 기업가치가 1조 원이 넘는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자본금 300만 원으로 시작했으나 이후 KB국민은행, 신한카드, 삼성화재, LG유플러스, 모간스탠리, 한화생명 등 국내외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현재 1조3천억 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의 대표서비스인 캐시노트를 이용하는 사업장은 출범 1년 뒤인 2017년 4월에는 288곳에 그쳤다.

하지만 2년6개월 뒤인 2018년 8월에는 10만 곳을 돌파했고 2019년 6월에는 30만 곳, 2022년 3월에는 100만 곳을 넘어서 올해 1월 기준 약 170만 곳에 이른다.

김 대표는 공학도인 만큼 이과적 사고를 바탕으로 논리를 중요시하는 경영자로 평가된다.

주변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김 대표는 대학시절부터 창업을 통해 자기사업을 시작한 만큼 임직원들에게 명확한 동기와 비전을 제시해 목표를 달성하고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청중의 반응을 살피며 소수그룹을 설득하는 데 능하다.

평소 임직원에게 사업의 세부사항과 함께 전체 그림을 함께 보라는 ‘줌인 줌아웃’ 관점을 강조하며 본인도 이런 시각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다독가다.

김 대표는 현재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로 알려져 있지만 처음 창업한 오픈서베이 역시 큰 성공을 거뒀다. 김 대표는 오픈서베이를 국내 모바일 리서치시장을 이끄는 업체로 키워내면서 2016년 포브스아시아가 선정한 젊은 기업가에 들기도 했다.

오픈서베이에 이어 한국신용데이터까지 2연속 창업에 성공하며 벤처업계에서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있는 셈인데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은 김 대표에게 또 다른 변곡점이 될 수 있다.

모바일금융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승건 대표는 1981년생으로 2015년 간편송금 스타트업인 토스를 출범한 뒤 2019년 토스뱅크 컨소시엄을 꾸려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전에 참가했다.

이후 인터넷전문은행뿐 아니라 증권, 지급결제, 보험판매 등으로 토스의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사세를 키웠고 비바리퍼블리카는 현재 미국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가 잘하는 것 → 사회 전반에 좋은 영향 → 우리 서비스의 확장 →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 가속”

김 대표는 지난해 4월 창립 8주년을 맞아 동료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한국신용데이터의 방향성을 이렇게 정리했다.

이는 “동네가게가 골목에 생기를 불어넣는 경제의 실핏줄”인 만큼 “동네가게를 돕는 일은 우리 사회 전반을 건강하게 만든다”는 김 대표의 지론에서 비롯한다.
 
한국신용데이터 제4인터넷은행 경쟁 선도, 젊은 '경영 구루' 김동호의 '커브길'론 주목
▲ 한국신용데이터는 지방 소상공인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김 대표(왼쪽)가 18일 서울 본사에서 김석준 부산신용보증재단 희망드림센터장과 '데이터 기반 부산 소상공인 경영지원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한국신용데이터>

한국소호은행은 개인사업자 전용 신용평가시스템을 바탕으로 사업역량과 특성에 맞는 금리와 한도를 제공하는 등 소상공인을 위한 첫 번째 전문은행을 꿈꾸고 있다.

베테랑 소상공인보다 대기업 출신 초보창업자가 한도와 금리에서 우대를 받는 현재 은행의 대출 평가시스템에 변화를 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신용데이터의 캐시노트는 매출관리부터 금융서비스, 물품구매, 커뮤니티 기능까지 소상공인의 사업 운영을 지원하는 슈퍼앱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한국소호은행이 더해진다면 김 대표의 지론대로 경제의 실핏줄인 동네가게의 금융 편의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는 셈이다.

김 대표는 이날 BNK부산은행의 합류를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BNK부산은행의 합류로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더욱 강력한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게 됐다”며 “전국을 아우르는 금융 네트워크와 지역기반 금융서비스를 바탕으로 소상공인을 위한 첫 번째 은행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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