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 싸피아카데미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정치권과 재계의 대표 인사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만났다.
두 사람은 삼성이 청년들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및 AI(인공지능) 교육과 취업기회를 제공하는 사피(Saffy) 아카데미를 함께 둘러보며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반도체특별법안이나 상법개정안 등 현안에 대한 논의가 없었음에도 이 대표와 이 회장의 만남은 두 사람 모두에게 ‘윈·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SSAFY)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 뒤 “삼성이 잘 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 산다”며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렵긴 한데 우리의 역량과 의지로 잘 이겨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이 대표의 방문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화답했다.
이 회장은 “바쁘신 와중에
이재명 대표님과 민주당 의원분들이 싸피 방문을 감사드린다”며 “싸피는 우리 사회와 동행이란 이름 아래, 진짜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년의 미래를 위해 단순히 사회공헌을 떠나 미래에 투자한다는 믿음으로 끌고 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약 10분 정도 간단한 비공개 회담에서 싸피 운영 방식과 규모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특히 삼성 측은 이 대표와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청년교육과 관련해 소프트웨어나 인공지능(AI)을 전공 안 한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방침과 수도권·비수도권 청년 선발 비율을 5:5로 설정해 지역의 청년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두 사람은 짧은 비공개 회담이 끝난 뒤 곧바로 싸피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삼성은 이 대표가 싸피 아카데미 청년들을 만나기 전, 싸피를 포함한 삼성의 사회공헌 활동을 자세히 설명하는데 공을 들였다.
특히 삼성관계자가 “중소기업벤처지원, 사회적 약자, 생명존중, 미래준비 등 삼성의 상생협력 활동에 이 대표께서 경기도지사 시절 직접 SNS로 홍보도 해주셨다”고 감사의 뜻을 전하자 이 대표도 미소를 보였다.
이 대표는 삼성의 싸피 아카데미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삼성이 청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활동을 칭찬하기도 했다. 이날 이 대표가 이 회장을 만나는 자리로 싸피 아카데미 캠퍼스를 선택한 이유를 짐작케하는 대목이었다.
이 대표는 “정부가 해야 할 제일 중요한 일이 국민들에게 희망 만들어주는 것인데 요즘은 청년들이 기회를 찾기가 어려운 것 같다”며 “(청년들이) 기회를 찾는 새로운 길에 삼성이 역량을 쏟아 열어주고 있는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청년들과의 대화에서도 이 대표는 국가를 비롯한 공공영역이 청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도전을 꿈꿀 수 있도록 하는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삼성 싸피 아카데미에 입소한 청년들과 대화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싸피의 한 교육생이 이 대표를 향해 청년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말을 요청하자 “정치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청년들이 겪는 불안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우리 청년들이 무한경쟁에 노출되고 있는데 우리 공교육이나 사회 시스템이 청년들의 과감한 도전을 보장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패하면 영원히 루저(패배자) 취급을 받는데 획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와 대화를 나눈 청년들은 대화가 마무리되자 휴대폰을 들어 사진 촬영을 요청했고 이 대표도 웃으며 응했다.
이 대표는 대선주자로서 직접 2030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고 청년고용에 주력하는 모습을, 이 회장은 정치권에 삼성전자가 위기 상황 속에서도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는 기업이라는 점을 어필할 수 있는 자리였다.
대선 승리를 위해 2030 청년들의 지지가 필요한 이 대표는 청년들과 위화감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인물임을 보여줬다. 삼성으로서도 유력 대선주자인 이 대표와 ‘청년 고용’이라는 분야를 통해 더 많은 정책적 지원을 얻는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백브리핑에서 이날 이 대표와 이 회장의 만남에 관해 “소프트웨어 인력양성 프로그램인 싸피 운영을 보면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더 (싸피처럼) 소프트웨어와 AI(인공지능) 인력을 양성하는 훌륭한 모델을 만들건 지 현장에서 답을 찾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