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원개발 업체 퍼스트퀀텀 직원이 2024년 1월11일 망원경을 통해 파나마 도노소에 위치한 노천 구리 광산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당국이 첨단 제조업에 필수인 희귀 광물 및 희토류 탐사에 매년 한화로 20조 원을 웃도는 보조금을 3년 동안 지급했다는 집계 결과가 나왔다.
중국이 미국과 첨단 기술 및 무역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전략 자원인 광물 공급망을 틀어쥐기 위해 보조금을 줬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정부 공식 문서를 집계해 “중국은 2022년 이후 매년 지질 탐사에 1천억 위안(약 20조 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전체 지방 행정구역 34곳 가운데 신장을 포함한 절반 이상이 지난해 광물 탐사에 보조금을 늘리고 관련 허가를 확대한 정황도 파악됐다.
중국은 이미 갈륨과 게르마늄 및 텅스텐 등 반도체나 무기 제조에 필수인 광물 수출 통제 강화 정책을 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보조금까지 지급해 광물 공급망 장악에 나선 것이다.
시장 조사업체 트리비움차이나 소속 코리 콤스 부소장은 “중국은 광물 시장 주기와 무관하게 보조금과 세금 혜택 등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경제성이 아닌 다른 목적을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퍼부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희귀 광물 및 희토류에 글로벌 공급망 점유율이 낮지 않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집계하는 44가지 필수 광물 가운데 30가지가 중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다.
중국이 이미 공급망을 어느 정도 점유했음에도 대규모 지원을 계속 제공한 배경으로 미국과 기술 및 무역 경쟁이 지목됐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제조품은 국가 경제 및 안보에 갈수록 중요도가 커지는데, 이에 필수 광물 공급망을 틀어 쥐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에 광물 공급망은 미국과 무역 및 기술 경쟁에 지정학적 지렛대로 작용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평가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 또한 이에 맞서 미국 내 광물 채굴을 활성화시키려 한다. 콩고민주공화국 및 우크라이나 등으로 광물 공급처를 넓히려는 시도도 추진된다.
콤스 부소장은 “엄밀히 보면 중국 보조금은 낭비라 할 수 있다”면서도 “정치와 안보 관점에서 보면 비용을 들일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