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이동통신 전시회(MWC) 현장에서 한 방문객이 마이크로소프트 기업 로고 앞에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반독점 당국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사업을 겨냥해 전방위적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MS가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투자한 건도 AI 시장 경쟁을 저해했을 수 있다는 혐의에 조사 대상으로 포함됐다.
1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최근 몇 주 동안 MS의 반독점 혐의와 관련한 여러 기업과 접촉해 정보를 수집하는 등 비밀리에 조사를 벌이고 있다.
MS가 오픈AI에 투자 후 자체 AI 프로젝트 개발비를 삭감한 선택이 AI 시장 경쟁을 침해했는지 여부도 조사 목록에 올랐다고 전했다.
MS는 오픈AI에 2019년부터 현재까지 누적 130억 달러(약 18조8683억 원)를 투자했다.
이후 MS는 자사 검색엔진 빙(Bing), 생산성 도구 코파일럿(Copilot) 등에 챗GPT 기술을 일부 적용했다.
그런데 반독점 당국은 MS의 이런 행보가 오픈AI와 다른 기업 사이에 협업을 방해할 뿐 아니라 미국 AI 시장 경쟁을 저해했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MS가 기업 합병에 따른 조사를 피하기 위해 당시 규모에서 큰 격차가 나던 오픈AI를 인수하는 대신 파트너십만 맺었는지도 조사 내용으로 거론됐다.
블룸버그는 “MS의 오픈AI 투자로 잠재적 경쟁사가 줄었는지 FTC는 의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FTC는 미국 전임 바이든 정부 시기였던 지난해 연말부터 MS 대상 조사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FTC는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를 규제하는 연방 독립 기관으로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와 유사하다.
MS가 자사 사무 및 보안용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 고객사에 묶어서 판매하는 관행도 반독점법을 위배했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 MS 고객사는 FTC로부터 이러한 관행과 관련해 정보를 요청받기도 했다.
다만 FTC 조사가 수 년이 걸릴 수 있으며 반드시 소송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MS를 향한 반독점 조사는 앤드류 퍼거슨 FTC 신임 위원장이 트럼프 정부에서 기술 대기업 조사를 우선시할 것이라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