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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저널] 우리금융 회장 임종룡과 대통령 탄핵 인연, 그때는 나빴지만 지금은 달라질까

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 2025-03-1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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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저널] 우리금융 회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930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임종룡</a>과 대통령 탄핵 인연, 그때는 나빴지만 지금은 달라질까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내부통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을 벌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제가 잘못해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

2024년 10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여러 차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임 회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및 관련 법인 부당대출 사고의 증인으로 불려나왔다.

임 회장은 34년 동안 경제 관료를 지내며 국정감사를 여러 차례 경험했다. 하지만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최초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임 회장은 평소 여유로운 표정을 잃지 않는데 이날은 굳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다만 쏟아지는 의원들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임 회장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 회장의 관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 대통령 탄핵 정국에 책임론 무더져 

우리금융지주는 내부통제 실패로 인한 금융사고로 고역을 치르고 있다.

우리은행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 뒤에도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에게 400억 원이 넘는 부당대출을 내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손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 외에도 전현직 임직원이 서류 확인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거나 이미 거절된 대출을 다시 내주는 방식으로 취급한 부당대출이 1604억 원에 이른다. 

2024년 7월에는 우리은행 직원 A씨가 대출 관련 서류를 조작해 회삿돈 180억 원을 횡령한 협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2023년 7월부터 2024년 5월까지 모두 합쳐 35회에 걸쳐 고객 17명 명의의 대출 서류를 위조해 허위 대출을 신청한 뒤 이 돈을 지인 계좌로 빼돌리는 방법으로 약 177억7천만 원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횡령한 180억 원 가운데 150억 원을 가상자산을 구입하는데 사용했다. 나머지 금액은 범행으로 발생한 대출채무 상환, 개인 용도 등에 썼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10월 금융감독원으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4년 8월까지 발생한 금융사고는 463건으로 피해액은 6616억 원이었다. 

업권별 규모를 살펴보면 은행권이 4097억 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증권 1113억 원, 저축은행 647억 원, 손해보험 458억 원, 카드 229억 원, 생명보험 70억 원 순이었다.

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1421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국민은행 683억 원, 경남은행 601억 원 등이 이어졌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4년 9월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횡령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횡령액도 우리은행이 가장 많았다. 

2018년부터 2024년 7월 말까지 국내 15개 은행에서 발생한 임직원 횡령액은 모두 합쳐 1536억 원으로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우리은행(735억 원)에서 발생했다. 

전체 횡령액 가운데 은행이 환수를 마친 금액은 106억 원(약 6.9%)에 그쳤다. 횡령액이 가장 많았던 우리은행의 환수율은 1.5%로 15개 은행 가운데 최저 수준이었다.

우리금융에서 횡령 등 금융사고가 이어지면서 임 회장의 책임론도 강하게 제기됐다. 회장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압박도 받았다. 

우리금융지주는 2020년 3월 은행권 최초로 이사회 산하에 내부통제관리위원회를 만들었으나 임 회장 취임 뒤 첫 주총에서 감사위원회와 통합되며 사라졌다. 

우리금융지주 내부통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외이사 7명 가운데 4명이 교체됐다. 이사회 안에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내부통제 체계를 선진화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새로 추천된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살펴보면 △이영섭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강행 전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김영훈 전 다우기술 대표 △김춘수 전 유진로지스틱스 대표 등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와 윤리·내부통제위원회가 경영 안정성과 주주가치 제고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씨저널] 우리금융 회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930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임종룡</a>과 대통령 탄핵 인연, 그때는 나빴지만 지금은 달라질까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앞줄 가운데)이 2025년 2월27일 서울 중구 우리금융그룹 본사에서 열린 '내부통제 현장점검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 대통령 탄핵과 질긴 인연

임 회장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금융사고가 겹치며 리더십의 손상을 입었던 약간의 시간을 벌며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동안 우리금융을 강력히 비판하며 경영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던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돌연 임 회장의 임기를 보장해야한다고 태도를 바꿨다.

이 원장은 2025년 2월19일 서울 중구 은행엽합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 직후 “내부통제가 틀어져 있는 상황에서 임 회장이 갑자기 빠지게 되면 거버넌스와 관련된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임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의 수혜를 보고 있다는 시각도 금융권에서 나왔다.

대통령 탄핵 정국을 맞아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의 퇴진을 강하게 밀어붙이기는 힘들다는 것이 금융권의 중론이다.

임 회장은 대통령 탄핵과 질긴 인연이 있다. 

임 회장은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던 박근혜 정부 시절 최순실 사태에 따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그러나 탄핵 정국에서 인사청문회는 열리지 않았고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파면되자 임 회장은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돌아갔다.

탄핵 정국은 임 회장에게 그때는 나빠지만 지금은 달라질까? 임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내부통제에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에 달려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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