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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

그룹 역사 산 증인, 정기선 '오너 경영' 체제 길 닦아 [2025년]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5-03-10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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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Who Is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

권오갑은 HD현대의 대표이사 회장이다.

오너3세 경영자인 정기선 수석부회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HD현대그룹의 차기 회장에 오르고, 지배지분을 승계할 수 있도록 정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951년 2월10일 경기 성남에서 3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성남 효성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포르투갈어과를 졸업했다.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울산공업학원과 현대학원(울산대학교, 울산과학대학, 울산대병원)의 사무국장과 현대중공업의 런던사무소 외자구매부장으로 근무했다.

2008년 현대중공업스포츠 대표이사에 선임됐으 2010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겸 현대중공업그룹 기획실장과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를 지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한국프로스포츠협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축구인 정몽준과 기업인 정몽준 양쪽을 모두 보좌했다. 정몽준 HD현대 최대주주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는 인물로 꼽힌다.

Chairman of HD Hyundai
Kwon Oh-gap
경영활동의 공과
[Who Is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이 2024년 4월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24시간 트레이딩룸 하나 인피니티 서울' 개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HD현대그룹 계열사별 엇갈린 성적표
HD현대그룹은 2024년에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사업 분야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HD현대는 2024년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50조6684억 원, 영업이익 2조1050억 원, 순이익 1조1541억 원을 거뒀다. 2023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3.6%, 영업이익은 25.8%, 순이익은 27.8% 각각 늘어난 것이다.

조선, 전력기기 등 사업 계열사들은 연중 내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간 반면 정유·화학, 건설기계 등의 사업부문은 대체로 부진했다.

조선업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2024년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누적 매출 18조38698억 원, 영업이익 9350억 원, 순이익 727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2023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0.1%, 영업이익은 671.5%, 순이익은 211.6% 각각 늘어난 것이다.

조선업 호황기에 수주했던 고가의 선박들이 건조에 들어가고, 발목을 잡았던 인력부족 문제도 외국인 노동자 취업 확대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계열사 중에서는 HD현대삼호가 두 자릿수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이어나가고 있는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이 수익성을 끌어올리며 조선사업을 이끌었다. HD현대미포도 연간 영업손익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힘을 보탰다.

전력기기 제조사업을 하는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망 확충에 따른 전력기기 산업 호황국면에 올라타며 2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4년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매출 3조3223억 원, 영업이익 6690억 원, 순이익 4951억 원의 실적을 냈다. 2023년보다 매출은 22.9%, 영업이익은 112.2%, 순이익은 90.8% 각각 증가한 수치다.

HD현대마린 솔루션은 2024년 연결기준 매출 1조7455억 원, 영업이익 2717억 원을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22.0%, 영업이익은 34.8% 각각 늘었다.

2024년 내내 호실적을 냈던 조선, 전력기기 사업은 2025년에도 호황국면을 이어가면서 수익성 개선 싸이클이 길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반면 정유·석유화학, 건설기계 분야 계열사는 2024년 수익성 하락으로 신음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4년 연결기준 매출 30조4686억 원, 영업이익 2580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보다 매출은 8.4% 늘었고 영업이익은 58.2% 줄었다.

상반기까지는 비교적 견고한 실적을 보였지만 3분기에 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하락하면서 정유 부문이 대규모 적자를 냈고 석유화학 사업도 정제마진 약세로 적자를 내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건설기계 사업 계열사들도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건설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감소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는 2024년 연결기준 매출 7조7731억 원, 영업이익 4324억 원의 실적을 냈다. 2023년보다 매출은 11.1%, 영업이익은 40.3% 각각 감소했다.

[Who Is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
▲ HD현대 실적.
△HD현대그룹의 ‘정기선 시대’ 길 닦아
권오갑은 정몽준 HD현대그룹 최대주주의 장남인 정기선의 오너경영 체제의 길을 닦고 있다.

권오갑이 마주한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는 오너경영체제 전환을 위한 징검다리를 놓는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권오갑은 2024년 HD현대그룹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정기선 친정체제’의 마지막 발판을 놨다.

HD현대는 2024년 11월14일 2024년 사장단 인사에서 정기선을 수석부회장으로 올렸다. 부회장으로 승진한지 1년 만이다.

2024년 조선·전력기기 분야 사업 호황에 힘입어 HD현대그룹이 보이고 있는 호실적의 흐름을 정기선의 공으로 본 것이다.

정기선은 앞으로 그룹의 주요 핵심 과제들을 직접 챙기고, 미래성장 동력 발굴과 친환경·디지털 기술 혁신, 새로운 기업문화 확산 등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같은 달 25일 HD현대는 후속 그룹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모두 74명 규모의 임원인사였다.

이창호 HD현대일렉트릭 전무를 포함한 5명은 부사장으로, 윤훈희 HD현대중공업 상무를 포함한 24명은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신규 임원으로 김동목 HD현대사이트솔루션 수석을 포함, 45명을 상무로 발탁했다.

2024년말 임원인사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조직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사업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발굴을 위한 인재를 발탁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의 ‘회장 승진’ 시기를 두고는 재계의 관측은 엇갈린다.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명분으로 회장에 오를 시점이란 예측과 그룹 경영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는데 굳이 회장 승진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맞선다.

정기선의 아버지이자 HD현대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은 1988년부터 경영에서 손을 때고 전문경영인들에게 HD현대그룹을 맡겼다.

특히 권오갑이 HD현대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는 시점이 정기선의 친정체제를 완성하는 시점이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47년간 HD현대그룹에 몸담은 권오갑은 2014년부터 ‘정기선 시대’의 밑그림을 그린 인물이다.

권오갑의 HD현대 사내이사 임기는 2026년 3월 만료된다.

HD현대그룹(당시 현대중공업그룹)이 앞서 2021년 10월12일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정기선 사장은 2017년 이후 4년 만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 공동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이와 함께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부회장, 한영석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 강달호 현대오일뱅크(현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부회장, 손동연 현대제뉴인(현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 등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재계에서는 정기선 사장이 그룹 후계자로서 경영능력을 발휘하도록 경험 많은 전문경영인 부회장 4인이 보좌하는 구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인사를 통해 권오갑은 정기선 사장과 그룹 지주사 현대중공업지주를 공동으로 이끌게 됐다. 권오갑은 2021년 10월21일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

권오갑은 정기선 시대의 길을 닦기 위해 그룹의 기초체력을 한층 강화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특히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실적 개선세에 임직원들이 안주하는 것을 경계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더 고삐를 죌 것을 주문했다.

권오갑은 2023년 7월28일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환율·시황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일시적으로 얻은 이익이 우리에게 잘못된 신호(시그널)를 준다면 오히려 ‘나쁜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경영자는 나쁜 이익에 취해 마치 회사가 엄청난 성장을 한 것처럼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래가치를 높이는 데 얼마나 노력했는가, 직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는가 스스로 물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ho Is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왼쪽)이 2024년 6월19일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주제로 열린 2024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부회장과 회의 시작 전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HD현대 기업가치 제고계획 내놔
권오갑은 각 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기반한 HD현대의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내놓았다.

HD현대는 2024년 12월16일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목표는 자기자본이익률 8~10% 달성, 별도기준 배당성향 70% 이상 달성,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87% 달성 등이다.

실행 방안으로는 조선·해양, 에너지, 산업기계 등의 사업부문에서 경쟁력 강화, 신사업 발굴·추진, 중장기 배당정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제시했다.

우선 조선과 선박서비스 부문은 친환경·디지털 기술을 상용화한다. 정유·석유화학 부문은 원가절감·고수익 스페셜티 품목 확대·친환경 연료 사업 진출 등에 나서기로 했다.

전력기기 분야에서는 협력관계 구축과 해외 생산거점 확대에 주력한다. 친환경·차세대 제품도 개발한다.

건설기계 분야에서는 선진국 시장공략, 소형건설기계 품목·유통경로 강화에 나서고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로봇 단품 중심의 사업을 솔루션 사업으로 확장해 미국·유럽 시장 매출 확대를 노린다.

그룹의 신사업으로 수소연료전지, 소형모듈원전, 해상풍력 등을 추진하고, 신기술로는 전동화 엔진, 선박용 인공지능솔루션, 암모니아 개질 기술을 개발키로 했다.

△재무구조 개선으로 지주사 HD현대 신용등급 상향
권오갑은 지주사 HD현대 재무구조를 꾸준히 개선하면서 회사의 신용등급 상향에 성공했다.

HD현대는 2024년 말 별도기준 부채 3조1397억 원, 부채비율 53.3%, 순차입금 2조6832억 원, 순차입금 비율 45.5%를 기록했다. 2023년 말 보다 부채비율은 0.5%포인트 줄었고 순차입금 비율은 1.1%포인트 늘어났다.

한국기업평가는 2024년 2월14일 HD현대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했다.

한국기업평가 유준기 연구원은 샹향 근거로 자체 수익 기반 다변화를 통한 현금창출력 개선과 함께, 자회사 보유지분을 활용한 재무융통성 제고 등을 기반으로 지주회사의 구조적 후순위성 완화 등을 들었다.

HD현대는 2022년까지는 계열사의 현금배당이 유일한 수익원이었으나 2023년부터는 신사옥 임대료와 상표권 수익이 본격적으로 발생했다.

계열사 HD현대마린솔루션이 2024년 5월 기업공개를 마치면서 자본이 확충됐으며, 높은 시가를 감안하면 HD현대의 재무융통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HD현대의 보유 계열사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한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면서 이자비용도 절감하고 있다.

교환사채는 채권자가 발행회사 보유 특정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 행사를 할 수 있는 사채다. 일반 사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낮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4년 2월25일 HD현대중공업 지분 1.95%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교환사채 6천억 원을 발행했다.

이자율은 0.0%이며 HD현대중공업 주식을 1주당 34만6705원의 행사가격을 적용해 최대 173만576주까지 교환할 수 있다.

조달한 자금은 연구개발과 해외법인 운영자금으로 2025년 2천억 원, 2026년 3천억 원, 2027년 1천억 원 등에 순차적으로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HD현대도 2024년 10월11일 HD현대일렉트릭 지분 1.99%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265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이자율은 0.0%이며 행사가격은 1주당 36만9531원이다.

HD현대는 조달한 자금을 채무상환에 6개월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일반대출, 무보증사채 등을 상환하는 데 쓰기로 했다. 해당 채무들의 합산 연간 이자비용은 129억 원이었다.

그동안 HD현대는 높은 계열사 지분율을 바탕으로 자금 유출 부담에 대응해 왔다.

현대중공업지주였던 2019년 12월 당시 현대오일뱅크(HD현대오일뱅크) 지분 17%를 아람코에 1조8천억 원에 매각한 것과 2021년 2월 현대글로벌서비스(HD현대마린솔루션) 지분 38%를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6534억 원에 매각한 것이 대표적이다.

회사는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 매각 대금으로 로봇, 인공지능, 수소 등 분야에 투자키로 했다.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 대금으로는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키로 했다.

△'HD현대'로 그룹으로 이름 바꿔
권오갑은 그룹명을 현대중공업에서 HD현대로 바꾸며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HD현대는 2022년 12월26일 경기 성남시 판교 글로벌R&D센터(GRC)에서 50주년 비전 선포식을 열고 그룹의 명칭을 ‘HD현대’로 공식 선언했다.

권오갑은 기념사를 통해 “오늘은 우리 그룹이 HD현대라는 새 이름으로 시작하는 날”이라며 “과거 50년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영광의 역사였다면 미래 50년은 기술과 환경 디지털이 융합된 혁신과 창조의 역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사장은 발표자로 나서 임직원들에게 직접 새로운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HD현대그룹은 새 그룹 이름을 밝힌 데 이어 ‘시대를 이끄는 혁신과 끊임없는 도전으로 인류의 미래를 개척한다’는 미션을 공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3대 핵심사업의 청사진도 내놨다.

조선해양 부문은 ‘바다의 무한한 잠재력 실현’, 에너지 부문은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 생태계 구현’, 산업기계 부문은 ‘시공간적 한계를 추월하는 산업솔루션 제공’을 사업목표로 삼았다.

HD현대그룹은 새로운 기업 이미지(CI)도 공개했다.

'포워드 마크(Forward Mark)'로 이름 붙여진 새 심볼은 기존 피라미드 형태의 삼각형에서 출발해 화살표 형태로 완성됐다. 이는 변화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HD현대그룹의 의지를 상징하며 녹색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뜻한다.

그룹 이름을 전면적으로 바꾸기기 앞서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 같은 해 3월 HD현대로 사명을 바꿨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22년 2월24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이름을 ‘HD현대’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고 한 달 뒤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됐다.

[Who Is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
▲ 권오갑 HD현대1%나눔재단 이사장이 2025년 2월27일 서울 강동구 '마스터피스제작소' 사업장에서 베우 최수종씨와 함께 미술 교육에 활용될 교보재를 직접 제작하고 있다. < HD현대 >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마무리, 현대중공업그룹 3대 핵심 사업체제 갖춰
권오갑은 현대두산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 현 HD현대인프라코어) 인수를 마무리 지음으로써 조선, 에너지, 건설기계 등 현대중공업그룹 3대 핵심 사업체제 구축을 완료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21년 8월19일 옛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대금을 완납하며 2020년 12월10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8개월 동안 진행된 인수과정을 마쳤다.

이로써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 에너지, 건설기계를 3대 축으로 하는 사업체제를 갖추게 됐다.

조선사업은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에너지사업은 현대오일뱅크(현 HD현대오일뱅크)가 주도한다. 건설기계 중간지주사 현대제뉴인(현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건설기계사업을 총괄한다.

권오갑은 기존 조선, 에너지사업에 건설기계사업을 새 중심 축으로 더하는 데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옛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가 끝난 뒤 2021년 8월20일 곧바로 옛 두산인프라코어 본사인 인천 공장을 방문했다.

권오갑은 손동연 사장에게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경영철학이 담긴 ‘현대정신(창조적 예지, 적극의지, 강인한 추진력)’과 현대중공업그룹 사훈 ‘근면, 검소, 친애’가 적힌 액자를 전달했다.

그러면서 “두산인프라코어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톱티어(top tier)기업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도 “권오갑 회장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끝내자마자 생산 현장을 바로 방문한 것은 두산인프라코어를 향한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라며 “건설기계 부문을 그룹의 3대 사업으로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그룹 지주회사 체제 전환
권오갑은 수년 동안 별러왔던 지주사 체제 구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HD현대그룹의 지분구조는 최상단에 위치한 HD현대가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사이트솔루션,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로보틱스 등 각 부문별 중간지주사를 거느리는 구조다.

이 구조는 현대제뉴인(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출범한 2021년 7월 완성됐다. 당시 현대중공업지주는 2021년 2월 현대제뉴인을 설립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같은 해 7월 보유했던 현대건설기계 주식 전량을 현대제뉴인에 출자했고, 현대제뉴인은 두산인프라코어(HD현대인프라코어)를 인수해 현대건설기계(HD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를 거느린 중간지주사로 출범했다.

현대중공업지주(HD현대)는 2020년 5월 자체사업인 로봇사업을 물적분할해 자회사 현대로보틱스(HD현대로보틱스)를 설립하며 순수 지주사로 거듭났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앞서 2018년 8월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간의 분할·합병을 통해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했다.

기존 지배구조는 ‘현대중공업지주→현대중공업(자회사)→현대삼호중공업(손자회사)→현대미포조선(증손회사)’으로 이어졌으나 분할 및 합병에 따라 현대중공업(자회사) 아래에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나란히 자회사로 들어갔다.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의 지분을 의무적으로 100%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분할합병으로 현대미포조선이 현대중공업지주의 손자회사가 됨으로써 규정 적용대상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후 현대중공업과 조선 자회사의 지배구조는 다시 변화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2019년 3월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2019년 5월31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쳐 조선사업 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HD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 현대중공업(HD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했다. 한국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소를 거느리는 구조는 2025년 2월까지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한국조선해양의 출범 목적이었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유럽연합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불허로 무산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현대중공업 인적분할로 시작됐다.

현대중공업은 2017년 4월1일 인적분할을 통해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 현대중공업(현 HD한국조선해양), 현대건설기계(현 HD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현 HD현대일렉트릭) 등 4개 기업으로 쪼개졌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분할 당시 현대로보틱스라는 이름으로 출범했으나 2018년 3월 현대중공업지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인적분할 전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자사주 13.37%는 지주사 현대로보틱스로 이전됐고 현대로보틱스는 자사주 비율만큼 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지분 13.37%를 각각 배정받았다.

인적분할 과정에서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이 발휘돼 현대중공업그룹의 동일인(총수)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지주회사 지분이 늘며, 지주회사 전환이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상장으로 미래사업 투자 자금 확보
권오갑은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그룹) 계열사 상장을 통해 미래사업 투자를 위한 기반 마련에 힘썼다.

HD현대마린솔루션 주식은 2024년 5월8일 상장 첫날 공모가 8만3400원에보다 96.5% 높은 16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당시 기업공개 규모는 총 7423억 원으로 구주매출 50%, 신주발행 50% 등으로 구성됐다.

신주 발행으로 회사에 납입된 3672억 원은 시설자금 619억 원을 비롯 영업양수자금 483억 원, 운영자금 252억 원, 타법인증권 취득자금 2317억 원 등에 투입키로 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 이전에는 현대중공업(HD현대중공업)이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현대중공업은 2021년 9월1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현대중공업은 상장으로 조달한 1조800억 원 가운데 7600억 원을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한 초격차 기술 확보에 투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친환경 선박 및 디지털 선박기술 개발에 3100억 원,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3200억 원, 수소 인프라분야에 13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HD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HD한국조선해양의 지분율은 2024년 3분기 말 기준 75.02%로 HD한국조선해양이 향후 자금 조달 수단으로 HD현대중공업 지분을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Who Is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
▲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왼쪽)가 2023년 5월2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공헌자 부문에 선정된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을 대신해 아들 박성빈 씨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인수 불발
권오갑은 조선업계의 오랜 라이벌인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인수를 추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22년 1월13일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불승인했다. 이로써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됐다.

유럽연합의 이같은 불승인은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이 결합하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을 독점해 경쟁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앞서 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3월8일 KDB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주식 55.7%에 대한 인수계약을 맺은 뒤 인수를 추진해왔다.

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한국을 포함 6개국(한국,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중국, 일본, 유럽연합)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했다.

2019년 10월 카자흐스탄, 2020년 8월 싱가포르, 2020년 12월 중국에서 각각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조건 없이 승인했다.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은 기업결합심사 결과 발표를 미뤄왔고 이 가운데 유럽연합이 가장 먼저 불허 결정을 내렸다.

한국조선해양과 산업은행은 국내 조선산업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했다.

국내 조선업은 세계적 조선사인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3사 중심 체제인데 세 회사 사이 출혈 경쟁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빅2 체제를 구축해 경쟁을 줄이고 미래기술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다만 한국조선해양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불발에 긍정적 측면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마련해둔 대규모 자금을 미래 준비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되면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예상 참여 규모는 1조5천억 원이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그 뒤 한화그룹에 인수됐다. 한화그룹은 2022년 12월16일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49.3%에 해당하는 신주 발행에 관한 본계약을 대우조선해양과 맺었다.

향후 한화그룹은 약 2조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계약된 지분을 취득함으로써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2023년 5월 ‘한화오션’이란 이름으로 새출발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과 에너지 투트랙 체제 확립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는 2020년 3월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가삼현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을 포함한 제안 안건들을 모두 승인받았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주주총회에서 신재용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재선임 안건도 처리했다.

로봇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 현대로보틱스를 설립하는 안건 승인도 이뤄졌다. 분할기일은 같은 해 5월1일이었다.

이날 주총에서 현대중공업지주의 2019년도 재무제표와 배당, 이사 보수한도 등 안건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9년 연결 기준 매출 26조6303억 원, 영업이익 6666억 원을 거뒀다. 2018년보다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22.6% 줄었다.

2019년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만8500원을 현금배당키로 했다.

2020년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에 최대 34억 원을 보수로 지급키로 하는 안도 처리됐다. 2019년에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에 모두 9억6200만 원을 보수로 지급했다. 전년보다 3배 이상 많은 금액이었다.

이번 주총으로 현대중공업그룹(HD현대그룹)의 조선사업과 에너지사업의 리더가 명확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권오갑은 2020년 신년사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의 목표로 ‘최첨단 조선, 에너지그룹으로 변신’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조선사업을 가삼현 사장에, 에너지사업을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에 맡겼다.

가삼현 사장은 하루 앞서 열린 한국조선해양의 제4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새롭게 선임된 뒤 같은 날 열린 한국조선해양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도 선임됐다. 대신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이사에서는 물러났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 조선사업의 주요 현안은 가 사장이 맡고 정유 등 에너지사업은 강 사장이 맡는 체계가 확립됐다”며 “권오갑 회장은 양대 사업부문을 총괄 지휘하는 역할에 전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ho Is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이 2024년 8월7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를 마치고 발언하고 있다. < HD현대 회장 >
△사원부터 그룹 회장까지
권오갑의 경력은 신입사원에서부터 그룹 회장까지 이어지며 재계의 대표적 ‘샐러리맨의 신화’로 회자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9년 11월19일 그룹의 2019년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이 임원인사를 통해 권오갑은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권오갑이 신입사원으로 입사한지 41년 만이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글로벌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고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 그룹의 각종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더욱 확고한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며 “권오갑 회장은 그룹의 최고 경영자로서 역할에 더욱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원인사에서 계열사 사장단 전원을 포함해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은 대부분 유임됐다. 당시 재계 안팎의 시선을 모았던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의 사장 승진도 이뤄지지 않았다.

권오갑은 1951년 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포르투갈어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현대중공업 플랜트영업부에 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런던지사장과 현대중공업스포츠 사장 등을 거쳐 2010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현대오일뱅크 재임기간 동안 영업이익을 1300억 원대에서 1조원대로 성장시키며 두각을 드러냈다.

권오갑은 2014년 9월 경영위기에 빠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후 경영정상화와 지주사 체제전환 등 굵직한 과제를 수행하면서, 2016년 부회장 승진, 2017년 지주사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취임 등으로 기여와 역할을 인정받아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7년 말 최길선 전 회장이 물러난 이후 권오갑의 승진까지 2년 가까이 공석상태였다.

△현대오일뱅크 상장 대신 아람코의 지분투자 유치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는 자회사 현대오일뱅크(현 HD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잠시 미루고 대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지분투자를 유치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9년 1월28일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에 관해 1조8천억 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를 아람코와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중공업지주의 현대오일뱅크 지분율은 71%로 낮아지며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의 2대주주가 됐다.

2019년 4월15일 지분투자 계약의 세부내용이 확정됐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 지분 17%를 아람코에 1조3749억 원에 매각하고 나머지 2.9%는 아람코가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보유키로 했다.

최종 매각대금은 해외 관계당국의 기업결합 인허가가 끝나면 지급하는 것으로 했다.

아람코는 이 계약을 두고 “현대오일뱅크는 고도화율이 40.6%로 업계 최고수준”이라며 “현대오일뱅크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그 동안 두 차례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시도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고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번 지분투자로 재무구조 개선의 활로를 연 대신 현대오일뱅크 '상장 3수'는 연기됐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아람코와 진행할 사업협력은 향후 중동에서 발주되는 선박 및 해양플랜트 공사 수주 등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중동시장 개척을 통한 사업 확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경영 정상화 구원투수
권오갑은 현대중공업이 조선업황 악화로 위기에 빠진 2014년에 현대중공업 경영 정상화를 이끌 구원투수로 발탁됐다.

권오갑은 당시 인력 감축을 포함한 현대중공업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이끌면서 현대중공업 노조와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을 통해 직원 수를 2014년 말 기준 2만8291명에서 2016년 9월 말 기준 2만3749명으로 4500명 이상 줄였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12월 사무직 직원 1500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조선업황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2016년 5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생산직 희망퇴직도 추진했다.

권오갑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3사 임원 260여 명에게 일괄사표 제출도 요구했다.

2015년 11월에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현대중공업그룹 모든 계열사 임원의 급여 전부 또는 일부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낸 직원에게 최대 1억 원의 포상금을 주기로 하는 등 포상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권오갑은 2016년 10월 현대중공업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권오갑의 승진과 함께 강환구 당시 현대미포조선 사장이 현대중공업의 새로운 대표이사가 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당시 권오갑이 사업재편과 미래전략, 대외업무 등 그룹 전체를 이끌어가는 역할에 집중하고 강환구 사장은 생산과 설계, 안전 등 울산 본사의 내부경영에 전념한다고 설명했다.

권오갑의 승진을 놓고 그동안 현대중공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힘쓴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됐다. 권오갑의 승진이 정몽준 아산재산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전무로 경영권 승계를 안정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Who Is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
▲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명 총재(왼쪽)가 이호성 하나은행 은행장과 2025년 2월13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에 앞서 열린 타이틀 후원사 계약 조인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행정가로 활동
권오갑은 그룹 경영뿐 아니라 축구행정 분야에서도 활동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총수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집행위원과 부회장 등 한국 축구계에 종사했다면, 권오갑은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와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현 울산 HD현대) 구단주로 활동하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의 스포츠단 운영에 힘을 보탰다.

권오갑은 국내 프로축구계의 최상위 리그(K리그1, K리그2)를 관장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에 2013년 3월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이후 2025년 2월 기준 현재까지도 4연임에 성공해 연맹 총재로 있다.

재임 동안 심판 판정 비디오 판독(VAR) 완전도입을 비롯 K리그 유소년팀 지원 강화, 드래프트제 폐지, 유료관중 집계방식 도입, 중계화면 각도·기술 일원화 등을 추진했다.

권오갑은 2016년 상반기까지는 현대중공업스포츠 대표이사, 울산현대축구단 대표이사 등 현대중공업그룹의 스포츠구단 대표를 맡았다.

스포츠단 운영에서 물러난 권오갑은 같은 해 10월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 대표이사로 부임하며 그룹의 최고경영자 활동에 집중했다.

앞서 2004년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 단장을 맡으며 권오갑은 축구행정에 첫 발을 내딛었다. 2007년에는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 대표이사가 됐으며 2009년에는 프로축구 울산현대축구단, 내셔널리그 울산현대미포조선축구단 등을 관리하는 현대중공업스포츠 대표도 맡았다.

그가 대표로 있는 동안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은 2012년 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10승2무로 ‘무패 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아 주요 국가의 프로축구리그들에서 상위권 팀 32곳을 선발해 치르는 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국내 프로축구팀이 출전할 수 있는 대회 가운데 가장 높은 권위를 지니고 있다.

다만 국내 리그의 우승 기록은 저조했다. 그가 단장에 재임 중이던 2005년 K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 번번이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하며, ‘만년 준우승팀’으로 불리기도 했다.

2011년 시즌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이 충남 당진 서산에서 홈경기를 개최하자 ‘연고이전’ 논란이 불거졌다. 울산을 연고지로 성장한 팀이 연고지를 당진으로 옮길지도 모른다며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은 2011년 5월16일 공식입장문을 통해 “연고지 이전은 검토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HD현대그룹이 걸어온 길
HD현대그룹은 조선·정유·건설기게·전기전자·선박서비스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대기업집단이다.

1973년 설립된 현대조선중공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대건설 조선사업부를 세운 뒤 1972년 현대울산조선소 기공식을 거쳐 1973년 현대조선중공업을 설립했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해외 건설과 자동차사업 진출 등 바쁜 와중에도 신사업 구상을 멈추지 않았고 그중에서도 특히 조선소에 대한 꿈을 키웠다. 특히 1960년대 중반 일본 출장 중에 본 가와사키중공업의 고베조선소 시찰에서 단초를 얻었다.

1974년 울산조선소 준공 및 1·2호선 명명, 같은 해 1억불 수출탑 수상, 1975년 현대미포조선소 출범, 1980년 국내 최초 한국형 호위함(울산함) 인도 등을 거치며 사세를 키웠다. 1978년에는 현대중공업으로 회사 이름을 변경했다.

1984년 선박 1천만 DWT(누계 231척)을 인도했고, 선박해양연구소를 준공해 기술개발에도 힘쓰기 시작했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1991년 현대중공업 고문에서 물러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췄다.

1994년 국내 최초로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인도했고, 2000년 엔진사업에서는 국내 최초 디젤엔진 독자모델인 ‘힘센엔진’을 개발했다. 로봇사업에서는 같은 해 산업용 로봇 누적 5천 대 생산을 돌파했다.

2002년 현대그룹 계열분리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이 새롭게 출범했고, 같은 해 삼호중공업 지분을 인수했다. 2007년에는 100억불 수출탑을 수상했고, 2009년 준공된 나로우주센터의 발사대와 발사장 공사도 수행했다.

2010년대 들어서 2010년 현대오일뱅크 인수, 2014년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법인 ‘현대케미칼’ 출범 등 에너지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7년부터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시작했다.

현대중공업은 2017년 인적분할을 통해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등으로 쪼개졌고, 2019년에는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출범시켰다.

2021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조선, 에너지, 건설기계 3대 핵심 사업축을 완성했다.

HD현대는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61조3313억 원, 영업이익 2조316억 원, 순이익 7858억 원을 거뒀다. 2022년보다 매출은 0.8% 늘고 영업이익은 40.0% 순이익은 64.8% 각각 줄었다.

HD현대그룹은 2024년 5월 기준 자산은 84조7920억 원, 계열회사 수는 29곳이다. 재계 서열은 8위다.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되어 있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Who Is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
▲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가 2025년 11월29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HD현대 >
권오갑은 HD현대그룹 ‘오너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HD현대그룹은 거의 30년 만에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 경영인 체제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회장에 오르면서 경영 승계를 완전히 마치고, 최대주주의 지분이 원만히 증여·상속될 수 있도록 증여·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특히 정 수석부회장의 유일한 자금줄이라고 할 수 있는 HD현대의 현금배당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권오갑은 과거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로서 오랫동안 선박사업을 이끌어온 만큼 정기선 사장이 사업적 역량을 발휘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2017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했을 때 현대글로벌서비스(현 HD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에 선임돼 경영 전면에 나섰다. 현대중공업 수주를 총괄하는 선박해양영업사업대표을 맡기도 했다.

권오갑이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인수를 마치면서 전방위적으로 그룹의 몸집을 불린 것도 정기선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는 시선이 있다.

권오갑의 HD현대 사내이사 연임여부는 재계의 관심사다. 그의 현 임기는2026년 3월까지다. 권오갑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된다는 것은 정 수석부회장이 경영승계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 평가
[Who Is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이 2024년 5월17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열린 명예 경영학 박사 학위 수여식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 HD현대 >
권오갑은 정몽준 HD현대 최대주주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기업인 정몽준과 축구인 정몽준 양쪽을 모두 보좌해 정몽준 최대주주의 ‘복심’으로 불린다.

정주영 창업주와 근무하기 시작해 현대중공업이 걸음마를 막 떼던 시기부터 글로벌 1위 조선사에 오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한 HD현대그룹 역사의 ‘산 증인’이다.

현대중공업에서 프로축구단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 사장과 실업축구연맹 회장을 맡는 등 축구쪽에 관심을 뒀다.

현대오일뱅크 사장 시절 노사관계를 안정시키는 데 역량을 보여줬다.

노조가 권오갑의 솔선수범을 보고 2011년 현대오일뱅크 설립 25년 만에 처음으로 임금협상을 전적으로 위임하기도 했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리더로서 솔선수범하는 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직원들과 소통 접점을 확대하고자 했다. 매주 화요일에는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대산공장 구내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직원들과 ‘경영진과 대화’를 가졌다.

신입사원의 부모를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고, 사원들의 첫 월급을 부모에게 주도록 권유한 효도경영으로도 알려졌다.

스스로 일일 주유원으로 활동하면서, 모든 임직원이 직영 주유소에서 연 20시간 이상 근무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했다.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4년동안 보수를 받지 않았다. 누군가 구조조정에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차원에서 보수를 반납했다.

평소 “정주영 회장은 모든 임직원에 월급을 하루라도 늦게 준 적이 없다”고 말하며 월급의 의미를 되새긴다고 한다.

사장 업무용 차량인 에쿠스를 직원들 결혼, 장례식 등 경조사에 사용할 수 있도록 내줬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최초로 임직원들이 급여 1%를 사회에 기부하도록 했다.

필요할 때는 과감히 칼을 빼들고 신상필벌을 확실히 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책임감이 강하다. 2016년 장인상 때 외부에 알리지 않고 업무를 수행했다. 2012년 모친상도 알리지 않고 조용하게 가족들과 상을 치렀다.

종교는 불교다.

사건사고
[Who Is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
▲ HD현대 사옥. < HD현대 >
△조선 계열사 3곳서 노동자 사망사고
HD현대그룹의 조선 계열사 3곳에서 노동자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업종 특성상 생산현장에서 위험한 사고의 발생이 많지만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 체계 구축 및 확인 노력 여하에 따라 경영자에게 법적 리스크가 따를 수 있다.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2024년에만 20명이 작업현장에서 사망했다.

김민석 고용노동부 차관은 2025년 1월15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 등 5대 조선사 대표이사와 안전담당임원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조선업의 주요 산재 위험요인을 점검하고 예방 대책을 논의했다. 또 조선사별 중대재해 예방활동과 외국인력 수급·관리 방안 및 원·하청 상생협력 추진 현황 등을 공유했다.

HD현대미포에서는 2024년 12월에만 사망사고 2건이 발생하면서 8년 연속 무재해 기록이 깨졌다.

협력업체의 한 잠수사가 2024년 12월30일 HD현대미포 울산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석유화학제품운반선 하부를 검사하기 위해 잠수했으나, 이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앞서 2024년 12월18일 선박에서 자재를 내려보내는 작업을 하던 HD현대미포 직원 1명이 추락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 사망했다.

HD현대그룹의 조선계열사인 HD현대삼호의 제조현장에서도 하청노동자들이 잇달아 사망했다.

2024년 5월9일 HD현대삼호 사내 하청업체 소속 잠수사 1명이 사업장 내 선박 하부의 따개비 수중 제거작업 과정에서 의식을 잃었다가 병원 치료받았지만 끝내 사망했다.

유가족과 금속노조 HD현대삼호 지회는 HD현대삼호에 원청 책임의 인정과 사과를 요구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표면공급식 잠수작업을 할 때는 잠수작업자 2명당 감시자 1명씩 배치해야 한다. 사고 당시 잠수작업 인원은 4명(2인1조)으로 감시인을 2명 배치해야 했으나 실제로는 1명만 합류했다.

노조는 숨진 잠수사가 하청업체 소속이라는 이유로 HD현대삼호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HD현대의 사업장에서 작업이 이뤄진만큼 HD현대의 관리 영역에 있다고 주장했다.

HD현대중공업에서는 2024년 2월 울산조선소에서 원유생산설비 이동 작업 중 60대 노동자가 사망하고 50대 노동자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2023년에는 HD현대삼호에서만 하청노동자 3명이 사고로 숨졌다.

현대삼호중공업 하청노동자 1명이 2023년 12월20일 현대삼호중공업 2독 탱크 바닥에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에 옮겨졌지만 같은해 사망판정을 받았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측은 외상이 없다는 점으로 미뤄 아르곤 가스 누출에 따른 질식사로 추정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와 유가족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시체 검안에서 안구에 일혈점(질식사 반응)이 확인됐고 22일 부검에서도 개인 질환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같은 점을 고려할 때 아르곤 가스 누출에 따른 질식사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르곤 가스 누출에 따른 질식사로 추정되는 이번 중대재해는 밀폐작업에 따른 산업안전보건법 규정과 작업표준서를 지키지 않고 작업하게 한 현대삼호중공업 원·하청 사용자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고로 2023년 들어 현대삼호중공업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3건으로 늘어났다.

2023년 2월 노동자 한명이 쓰러진채 발견돼 뇌사상태에서 2주 만에 숨지는 일이 있었고 8월엔 노동자 한 명이 선박 블록 탱크 용접 뒤 기밀테스트(공기누설) 중 터져 날아온 지그판에 맞아 늑골, 대퇴부 골절로 수술 3일 만에 숨졌다.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논란
현대중공업은 2019년 5월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존속법인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과 신설법인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승인받았다.

그런데 이 물적분할이 정기선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같은 해 5월22일 울산시 현대중공업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의 법인분할은 그룹 오너인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이 정기선 부사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넘겨주려는 작업의 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도 같은 달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중공업이 법인분할을 서두르는 것은 결국 3세승계를 위한 지분 확대가 진정한 목적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런 시각은 정기선이 대표로 있는 현대글로벌서비스(현 HD현대마린솔루션)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데서 비롯됐다. 당시 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18년 기준으로 매출의 35.6%(849억 원)를 내부거래로 올렸다.

공정거래법은 오너일가가 지분의 30%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나 20% 이상을 보유한 비상장사가 그룹 계열사와 총액 200억 원 또는 평균매출의 12%를 넘는 계약을 할 수 없도록 내부거래를 제한하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기존 공정거래법상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2021년 12월30일부터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은 규제 대상 범위를 상장사뿐 아니라 상장사가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자회사까지로 넓혔다.

정몽준 최대주주와 정기선은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 주식을 30.9%,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 62%를 보유하고 있었다.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지주가 현금과 함께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을 넘겨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주식 5973만8211주를 한국조선해양에 현물출자하고 한국조선해양이 산업은행에 신주를 발행하는 한편 대우조선해양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5천억 원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인수가 추진됐다.

한국조선해양도 1조2500억 원의 유상증자를 하는데 이 때 현금과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이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현대글로벌서비스가 한국조선해양 아래 놓여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가 아닌 손자회사가 된다.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정기선에게 현대글로벌서비스는 급여의 출처일 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지주의 고배당 정책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 가운데 하나다. 참고로 정기선은 2023년 12월 기준 HD현대 지분을 5.26% 보유해 정몽준 최대주주, 국민연금에 이은 3대주주다.

정기선은 2018년 3월 현대중공업지주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아버지 정몽준 현대중공업지주 최대주주로부터 3천억 원가량을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증여세는 1500억 원가량이다.

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해서는 결국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 현대중공업지주의 배당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 게다가 현대중공업지주의 배당은 정기선이 현대중공업지주 주식을 추가로 사들이기 위한 자금줄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글로벌서비스를 한국조선해양에 현물출자할 계획이 없다는 태도를 보여 논란은 일단 진정됐다. 다만 가능성 자체가 차단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불씨는 남았다.

△현대중공업 오너일가 지배력 확대 논란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그룹)은 정기선정몽준 최대주주 등 오너일가에게 이익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HD현대그룹 오너일가의 경영·지분승계를 돕는 권오갑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경영진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대신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높이는 데 재원을 낭비했다는 것이다.

이 문제로 정기선은 2018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정감사 증인신청 명단에 올랐다. 다만 여야 간사가 장기돈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본부 사업대표 부사장을 대신 부르기로 합의하면서 명단에서 빠졌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대중공업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알짜 사업분야와 자사주를 현대중공업지주(현재 HD현대)에 몰아줬다고 비판했다. 당시 강환구 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7년 4월 현대중공업의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와 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등 4개 회사로 쪼갰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지주의 현대중공업 지분은 13.4%에서 27.8%로 뛰었다.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인데 현대중공업지주의 신주와 현대중공업의 자사주를 맞바꾼 것이다.

같은 원리로 당시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의 지주사 지분율은 10.2%에서 25.8%로 늘었고, 정기선은 지주사 지분 5.1%를 확보해 3대주주가 됐다.

제윤경 의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자사주를 사는 데 들인 돈은 1조5천억 원가량이었다. 이 가운데 일부를 2009년부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처분하고 남은 9670억 원 규모의 자사주가 현대중공업지주에 돌아갔다.

제 의원은 현대오일뱅크가 현대중공업 자회사일 때는 이렇다 할 배당을 하지 않다가 2017년 현대중공업지주로 편입되자 대규모 배당을 실시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7년 순이익의 92.8%를 배당했다. 2016년 순이익이 전년보다 1300억 원 늘었는데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었다. 당시 배당으로 현대중공업지주에 돌아간 이익은 5800억 원가량이었다.

정치권 일각과 노조에서는 현대중공업지주의 고배당 정책을 두고 오너일가에게 막대한 배당금을 주기 위한 편법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8년 8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마치면서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성향 70% 이상, 배당수익률 5%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12월28일에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배당 재원 등을 마련하기 위해 2조 원 규모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기로 의결했다. 자본준비금은 주주 배당에 사용할 수 없으나 이익잉여금은 주주 배당이 가능하다.

이날 주총에서 윤중근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은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일부 매체가 대주주 일가에 약 6300억 원의 배당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배당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의결을 한 것은 맞지만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 2조 원 전체가 당장 배당금으로 쓰이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윤 부사장은 “시가배당 5% 정도를 기준으로 본다면 이익잉여금 가운데 총 배당금액은 290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남는 이익잉여금 중 많은 부분은 주가 안정과 신사업 투자 등 회사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용도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르면 정몽준 최대주주의 배당액은 748억2천만 원, 정기선의 배당액은 147억9천만 원가량으로 총 896억 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2018년 12월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가 막판에 다시 의견이 충돌하면서 연내 임단협 타결에 실패했는데 이때도 오너일가 관련 이슈가 문제됐다.

노조는 잠정합의안의 회의록 문구 가운데 ‘노동조합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사업분할, 지주사 전환(통합 연구개발센터 건립 포함), 현대오일뱅크 운영 등에 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하지 않으면 합의를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회사 측은 2019년 1월 문제가 된 문구를 모두 삭제하기로 했다.

경력/학력/가족
◆ 경력
[Who Is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
▲ 권오갑 HD현대그룹 회장(오른쪽)이 2023년 3월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0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한 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19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1990년 학교법인 울산공업학원과 현대학원(울산대학교, 울산과학대학, 울산대병원)의 사무국장이 됐다.

1997년 울산대학교와 현대학원의 법인이사를 지냈다.

2004년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 단장을 맡았다.

2007년 현대중공업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07년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 대표이사가 됐다.

2008년 현대중공업스포츠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09년 한국실업축구연맹 회장에 추대됐다.

2010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3년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맡았다.

2014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2016년 10월 현대중공업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7년 11월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19년 6월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19년 11월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그룹) 회장이 됐다.

2020년 2월 HD현대1%나눔재단 이사장을 맡았다.

◆ 학력

1969년 경기도 성남 효성고등학교를 나왔다.

1975년 한국외국어대학교 포르투갈어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울산대학교 산업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 가족관계

권오갑은 부인과 슬하에 딸 1명을 두고 있다. 딸은 2021년 구글 연구원과 결혼했다.

◆ 상훈

2011년 한국자원경제학회 학술상 에너지산업발전부문 대상을 받았다.

2012년 제49회 무역의날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2012년 제21회 다산경영상 전문경영인부문을 받았다.

2023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 기타

권오갑은 2025년 2월14일 기준으로 HD현대 주식을 4만5030주(0.06%)를 보유하고 있다. 2024년 2월27일 종가 기준으로 지분가치는 약 33억7275원이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HD한국조선해양 주식은 101주 들고 있다. 지분가치는 2월27일 종가 기준으로 2131만 원이다.

2024년 상반기 HD현대가 권오갑을 포함해 이사·감사 5인에게 지급한 보수 총액은 7억2230만 원이다. 1인당 1억4446만 원이다.

2023년 HD현대로부터 권오갑을 비롯 이사·감사 5인은 13억6265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1인당 2억7253만 원이다.

2024년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8년 해병대 중위로 군복무를 마쳤다.

어록
[Who Is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
▲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2022년 7월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조선소들이 원가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중국이 따라오지 못하는 최첨단 선박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하고, 동시에 중국에 잠식당한 기존 시장을 되찾아 오기 위한 전략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중국 조선업의 성장도 막연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 그룹의 핵심인 조선 사업은 지금과 다른 새로운 방식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미국과 조선 분야 협력은 우리에게 찾아온 새로운 기회인 만큼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우리의 실익을 찾아야 한다. 우리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하여 국가대표 K조선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2024/12/31, 2025년도 신년사에서)

“HD현대의 가족이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HD현대가 보유한 최고의 연구개발(R&D) 역량을 통해 HD현대마린엔진이 글로벌 선박 엔진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2024/09/24, 경남 창원 HD현대마린엔진 공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면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경영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중동 불안까지 금융·외환 시장 변동이 심상치 않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 기본 역량 강화로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우리의 내실을 다져야 한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각 사 대표들의 진심 어린 책임감이 불확실성 극복의 첫 단추임을 명심해야 한다.” (2024/08/07, 긴급 사장단 회의에서)

“오늘 내가 이렇게 영예로운 명예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것은 경영인으로서 나라의 경제발전에 일조한 것뿐 아니라, 사회 기여를 높이 평가해 준 덕분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HD현대 임직원들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나는 임직원들을 상하관계가 아닌 ‘동지’로 생각하고 있다. 항상 나에게 큰 힘이 되어준 HD현대 전현직 임직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내 좌우명은 정직과 성실이다. 언행일치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하고 반드시 실천해 왔다. 매사를 항상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판단하려고 노력했다 내 것을 최소 10% 이상 내놓는다는 마음으로 언제나 약한 사람들 편에 서려고 애썼다. 이 모든 것을 망설임 없이 실천할 수 있었던 것은 공사 구분을 철저히 한다는 확고한 믿음 때문이었다. 말보다 행동이 훨씬 어렵다는 것도 그 과정에서 알게 되었다.” (2024/05/17 모교인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으며)

"강력한 태풍이지만 우리의 대비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만큼 끝까지 경각심을 유지해 달라." (2023/08/10, 울산 HD현대중공업 사업장에서 태풍 대비 현장을 점검하며)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그룹 이름을 바꿨고 새 보금자리인 판교 GRC도 문을 열얼다. 스마트한 근무환경과 기업문화를 만들고 미래기술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2023/03/28,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금탑산업훈장 수훈은 그동안 각 분야에서 국가대표라는 사명감으로 함께 노력해준 HD현대 임직원 덕분이다. 앞으로 미래 기술개발과 인재 양성을 통해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2023/03/15,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0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우리나라 조선산업 발전과 나눔문화 확산 등에 기여한 공로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으며)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 지원 덕분에 군산조선소가 다시 가동에 들어갈 수 있었다. 군산조선소가 우리나라 조선 산업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2023/02/10, 전북 군산시 군산조선소에서 ‘첫 블록 출항식’을 열고)

“오늘은 우리 그룹이 ‘HD현대’라는 새 이름으로 시작하는 날이다. 과거 50년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영광의 역사였다면 미래 50년은 기술과 환경 디지털이 융합된 혁신과 창조의 역사가 될 것이다.” (2022/12/26, 경기 성남시 판교 글로벌R&D센터(GRC)에서 50주년 비전 선포식을 열고 그룹의 공식 명칭을 ‘HD현대’로 선언하며)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전달하는 성금이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전달하는 나눔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2022/12/04, 서울시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웃사랑성금 20억 원을 기탁하며)

“하나의 변수가 아닌 안팎의 악재가 겹치는 복합위기가 현실화됐다. 각 계열사에서는 경영전략을 수시로 점검하고 필요하면 전면 재검토를 결정해야 한다.” (2022/07/20, 조선해양·에너지·건설기계·일렉트릭 등 그룹 주요 계열사의 사장단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GRC는 현대중공업그룹이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50년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이 될 것이다. 최고 수준의 근무환경을 조성해 직원들이 맘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 (2022/05/13, 당시 경기도 판교에 건설 중인 GRC(글로벌 연구개발센터)에서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현대중공업은 50년 전 정주영 명예회장의 창업정신에서 시작됐다. 정 명예회장의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창조적 예지가 지금의 현대중공업그룹을 만들었다. 정 명예회장의 창의적 예지를 본받아야 한다. 임직원 여러분에게 변화를 향한 열망이 있다면 끝없이 정진하고 노력하기 바란다.” (2022/03/24, 현대중공업 창립 50돌을 맞아 직원들에게 발송한 인사말에서)

"갑작스러운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힘든 상황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주민들이 다시 안정적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2022/03/07, 산불 피해지역의 복구를 위해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10억 원을 기탁하며)

“건설기계사업에서도 조선사업과 마찬가지로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 인수를 결정하게 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건설기계를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며 그 한 축을 두산인프라코어가 담당해달라.” (2021/08/23, 두산인프라코어 전 임직원에게 발송한 환영 편지에서)

“두산인프라코어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금 경쟁력을 갖춘 것은 모두 임직원들의 노력 덕분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탑-티어(top-tier)기업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2021/08/20, 두산인프라코어 본사인 인천 공장을 방문해)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현대중공업그룹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조선업 전체에도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올해는 정주영 창업자의 서거 20주기다. 창업자는 ‘모든 일의 성패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의 사고와 자세에 달려 있다’며 일에 임하는 태도를 강조했다. 코로나19의 지속과 미국 중국의 무역갈등으로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한층 심화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창업자의 말씀이 더욱 가슴 깊이 다가오는 것 같다. 현대중공업지주는 그동안 해 온 것처럼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깨끗하고 투명한 기업으로서 가야할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다.” (2021/03/25, 서울 종로구 현대빌딩에서 열린 현대중공업지주 제4기 정기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의 오랜 파트너인 포스코그룹과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를 함께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친환경 분야에서 사업기회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기술 개발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 (2021/01/27,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한국조선해양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가스 승압플랫폼 1기 수주 본계약 체결식에서)

“이번 안전관리 종합대책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그룹차원에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안전에 있어서는 회사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모든 근로자의 적극적 참여도 중요한 만큼 모두가 한마음이 돼 안전경영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2020/06/01, 현대중공업그룹의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현대중공업의 잇따른 중대재해로 지역사회는 물론이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스럽다. 한동안 안전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는데 올해 들어 갑작스럽게 늘어난 것과 관련해 기존의 안전대책이 실효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근본적 차원에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본다. 안전시설 및 교육과 절차 등 안전대책 전반에 걸친 재점검에 나서겠다.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인 만큼 앞으로 모든 계열사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경영을 펼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2020/05/25,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대표의 사장 인사와 안전조직 확대개편안을 내놓으며)

“21일은 정주영 창업자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지 19년이 되는 날이다. 매해 묘소를 참배하며 창업정신을 되새기고 있는데 올해는 창업자께서 보여주신 생전 모습들이 더욱 가슴 깊이 다가오는 것 같다. 창업자께서 코로나19로 모든 경제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는 지금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을 지녀야 하고 어떤 행동을 가르쳐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어려움을 벗어난다면 우리에게도 희망찬 봄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2020/03/17, 현대중공업그룹 담화문에서 ‘정주영 정신’을 언급하며)

“조선업은 그동안 노동집약적 산업이었지만 한국조선해양은 조선업을 기술 중심의 산업으로 바꿔나갈 것이다. 글로벌 해운시장, 조선시장의 변화와 추이를 분석하고 전망하면서 남보다 앞서 관련 기술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 앞선 기술력과 품질을 확보한다면 업황의 부침에 상관없이 안정적 수주가 가능하다. 한국조선해양이 갖추게 될 기술력으로 각 계열사의 설계 고도화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겠다.” (2019/06/11,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담화문 중에서)

정몽준 최대주주가 알았는지 몰랐는지는 나도 신문을 보고 알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회사 업무에 최대주주가 관여한 적이 없다. 이동걸 회장이 알겠지만 내가 전권을 지니고 회사를 책임지고 경영하고 있다.” (2019/03/08,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식에서 정몽준 최대주주의 뜻이 반영된 결정이었느냐는 질문에 답하며)

“현대중공업이 아마 국내에서 노조를 제일 먼저 시작했고 대화도 제일 많이 했다. 내가 얼마만큼 진실되게 직원들을 존경하느냐에 달려있고 내가 부족하면 계속 대화해서 풀어나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노조 설득과 관련한 구체적 계획은 이 자리에서 밝히진 못한다.” (2019/03/08,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식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노조의 반발을 우려하는 질문을 받고)

[Who Is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
▲ 권오갑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2014년 9월24일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 정문에서 출근하고 있는 근로자들에게 노사 화합을 당부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20년 전 현대삼호중공업 위탁경영을 맡은 뒤로 현대삼호중공업은 호남에서 가장 존경받는 회사로 성장하는 등 건전하게 잘 운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을 믿어달라.”

“계약서에 서명하면서 반세기 전에 정주영 명예회장이 허허벌판에 사진 한 장을 들고 조선업을 개척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생존을 위해 우리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양사체제가 되기를 정말 갈망하고 기다렸다. 고용불안 등을 놓고 나오는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충분히 이해한다. 인수절차가 완료되면 대우조선해양은 모든 면에서 현대중공업그룹과 동등한 권리를 지니고 대우를 받게 될 것이다.” (2019/03/08,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식에서)

“올해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임원들이 변화와 혁신으로 세계 제일 조선 해양그룹의 위상을 되찾는데 앞장서 달라.” (2019/01/13, 현대중공업그룹 임원 결의대회에서)

“금리 인상과 환율·유가의 변동성 확대, 보호무역주의의 심화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각 회사가 기술과 품질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아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노력해 달라.” (2018/12/02, 현대중공업그룹 사장단 워크숍에서)

“두 회사가 국가 기간산업을 책임지는 기업으로서 오랫동안 협력해온 만큼 앞으로도 비즈니스적 관계를 넘어 서로 성장을 돕는 파트너십을 이어가길 바란다.” (2018/10/10,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찾은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과 만나)

“저희 회사가 사실상 1년에 100척 이상을 수주해야 전체 종업원을 고용할 수 있는데 현재 30척밖에 못했다. 1년에 70척 이상 지을 수 있는 물량을 2년치 정도 보유해야 공장을 돌릴 수 있는 최소한의 물량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지금 재가동하면 제 생각으로는 1천억 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

“조선업황이 더 좋아질 수도 있고 나빠질 수도 있다. 최길선 회장이 2019년부터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한 것은 잘 될 것이라는 희망사항을 말한 것이다. 선박 건조물량은 4분의 1로 줄었고 건조가격은 반토막이 났다.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지역민들께는 진심으로 죄송하고 참담한 심정이다. 하지만 모든 임직원들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저도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4년째 급여를 안 받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간곡히 호소한다.”

“1조 원이 손해 난 공장이다. 어느 사업주가 돈 벌 생각을 안 하겠느냐. 다만 군산조선소의 86개 협력사가 다 철수했기에 최소한 조선소를 가동할 3년치 물량이 확보돼야 협력사들도 다시 일하러 올 것으로 본다.” (2017/10/12,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및 재가동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며)

“아버지가 100만 원을 벌다가 60만 원을 벌면 거기에 맞춰서 살아야 한다. 아버지가 사장이었을 때 월급만 생각하면 안 된다. 그동안 노조 월급을 줄인 적이 없고 과장 이상 중역이나 내 월급을 줄여왔다. 경영합리화라는 말이 어울리지 구조조정이라고 하지 말아달라.”

“인위적 구조조정을 중단한다고 했지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 시장에 따라 수축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뭐든지 시장에 따라 적응해야 하며 확정된 것은 없다.” (2016/06/29, 산업통상부 장관 주재 조선업계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크 가동 중단이 현실화되고 다른 사업본부도 30%가량 일감이 줄었다. 정부와 채권단은 강력한 자구계획 제출을 요구하고 있는데 회사 생존을 위해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줄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 (2016/05/10, 울산 본사에서 열린 임금과 단체협상 상견례에서)

“현대중공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고통분담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최약자를 마지막까지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2016/04/26, 김기현 울산시장과 면담에서)

“수주절벽에 따라 일감이 부족한 냉엄한 현실을 부인하지 말아야 한다. 회생을 위해 이제는 노조도 오로지 회사의 생존을 위한다는 생각을 해달라.” (2016/4/21,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등 노조 간부들을 만나)

“본부 대표들과 수많은 검토 끝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마음이 아프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회사는 창사 이래 최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여전히 ‘우리가 제일 잘하고 있다’는 착각과 1등의 오만함에 대해 누군가는 경종을 울려야 했다. 부하 직원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면 ‘너 그렇게 잘났어? 왜 쓸데없는 짓 하고 그래?’라고 말하는 책임자들에게 채찍을 들어야 했다.”

“기존의 틀과 관행에 변화를 주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동안 해오던 대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적당히 지내다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수많은 선후배들이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이대로 가다가는 현대중공업의 미래가 없다’며 내게 간절하게 이야기했다. 나는 무책임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고 자리에 연연하면서 적당히 시간만 보내고 싶지 않았다. 고민 끝에 내 모든 것을 던졌다. 월급을 포함해 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회사 하나만을 생각하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다.”

“나는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사장이 됐고 누구보다도 현대중공업을 아끼고 사랑한다. 여러분들에 대한 내 마음 역시 조금도 다르지 않기 때문에 나는 우리 회사가 반드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것이라 확신한다.”

“현대중공업은 우리 모두가 함께 마시는 큰 우물과 같은 존재다. 어느 누구도 이곳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 관심을 갖고 아끼고 사랑해야 나와 내 가족, 우리 후배들이 오랫동안 이 우물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 (2015/06/01, 현대중공업 담화문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미래를 바라보자. 열악한 조건이었던 현대오일뱅크도 할 수 있다는 의지와 조직력으로 동종업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세계 1위라는 명성과 영광은 잠시 내려놓고 현대중공업의 미래를 위해 힘을 모으자. 노사 편 가르기는 그만 두자. 오직 현대중공업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현대중공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갖고 힘을 모아 다시 시작하자.” (2014/09/16, 현대중공업 사장 취임사에서)

"생전에 아버지는 남자는 부지런하고 성실하고 정직해야 한다고 가르쳤고, 일을 하려거든 큰 세상에 나가 큰일을 해야 한다며, 어떤 일에 뜻을 세우면 절대 물러서지 말고 끝까지 성취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이런 아버지의 가르침과 어머니의 반듯한 심성을 배울 수 있었던 난는 지금까지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역시 부모님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고 있다"(2012/02/19, 주간조선에 보낸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팀을 이끄는 감독과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 사이에 신뢰와 조직력이 무너지면 아무리 강팀이라도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 과거 명성에만 안주해 변화하지 않으면 실패만이 있을 뿐이다. 기업도 다르지 않다.” (2012/06,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시절에 회사 창립 50주년을 맞아 직원들에게 쓴 편지에서)

“당분간 구조조정은 없다. 우리는 모두 현대중공업 식구다. 한 식구가 된 만큼 그룹과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주력하자.” (2010/08,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취임 뒤)
korea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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