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 고로 개수 작업 중지를 위해 포스코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청소년들이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 삼성센터 앞에서 플랜카드를 들고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포스크는 우리나라에서 압도적 온실가스 배출 1위 기업입니다. 그럼에도 포스코는 수명이 다한 고로를 개수해 앞으로도 15년 이상 가동을 이어가며 미래세대의 권리를 침해하려 하고 있습니다.”
강혜빈 기후솔루션 철강팀 연구원은 광양 제2고로 개수를 결정한 포스코의 행동이 제철소가 위치한 지역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솔루션, 광양환경운동연합 등 국내 환경단체는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포스코 삼성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기자회견은 광양, 당진, 포항 등 국내 제철소 산업단지가 위치한 지역 청소년 10명이 주도해 제기한 소송의 취지와 원고들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포항 출신 한 학생은 “어렸을 때부터 미세먼지 때문에 하루종일 목이 아파도 참아야 했고 창문을 잠깐 열어놓은 사이에 철가루가 한가득 쌓이는 모습을 봐도 참아야 했다”며 “어른들은 항상 우리가 포스코 덕분에 먹고 산다고 말했기 때문에 그걸 당연한 것이라 받아 들여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이번에 광양 제2고로 개수 작업을 결정했으며 향후 15년 추가 가동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포스코가 예정한 대로 진행된다면 약 1억3702만 톤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더 배출하게 된다. 이는 한국 국민 약 980만 명이 1년 동안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포항 출신 한 학생은 “재생에너지 100%를 목표로 한다는 RE100이 전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잡은 지금 고로 개수를 감행하는 것은 기후위기 대응뿐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높은 탄소 배출로 인해 글로벌 금융기관으로부터 투자가 배제되고 관세 폭탄까지 맞게 되면 포스코가 기반을 두고 있는 우리 지역도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후솔루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3년 사이 노르웨이 국부펀드 등 유럽의 15개 기관투자자들은 포스코홀딩스와 계열사들을 투자 대상에서 배제했다. 기본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한국에서 가장 높은 기업인 데다 기후 정책이 미비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김예니 기후솔루션 법률팀 변호사는 “고로 개수는 미래세대 환경권과 생명권을 침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며 “15년 이상 고로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국제적 규범 및 국가와 시민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요구를 외면하는 행위이므로 민사상 공사 중지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은 이날 오전 이번 소장을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 접수했다.
▲ 이번 소송 원고 가운데 가장 어린 학생이 대형 용지에 인쇄된 소장에 서명하는 행위극을 펼쳐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서는 소송에 참여한 청소년 원고들이 대형 용지에 인쇄된 소장에 이름을 직접 서명하는 행위극도 진행됐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원고 가운데 가장 어린 12살 초등학생도 서명에 참여했다.
소장에 이름을 적은 한 학생은 “초등학생으로 보내는 마지막이 될 소중한 겨울방학 기간에 이 자리까지 온 이유는 우리나라의 사계절을 지키기 위해서”라며 “포스코는 좀 더 미래지향적이고 과감한 결단을 통해 사라져가는 봄과 가을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