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024년 12월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잇달아 신간 서적을 출간하면서 조기 대선을 맞아 몸풀기에 나섰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책을 펴냈거나 펴낼 예정인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출간 전부터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출판정치에서 '1승'을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국민의힘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한 전 대표와 오 시장, 홍 시장이 잇따라 책을 출간하면서 '출판정치'에 나서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총선, 대선을 맞아 후보의 개인적 면모나 정치 철학, 미래비전을 담아 책을 출간하는 사례가 많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2022년 3월 대선을 코앞에 두고 '그 꿈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아시아 펴냄)을 세상에 내놨다.
이번 출판정치에서는 일단 한 전 대표가 승자로 꼽힌다.
한 전 대표의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메디치미디어 펴냄)는 지난 19일 예약판매를 개시한 지 6시간 만에 1만 부가 팔렸다. 다음날인 20일에는 예약판매만으로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국내 주요 서점 일간 베스트셀러 종합 순위 1위에 올랐다. 이 책은 이달 26일 독자를 찾아간다.
출판사가 배포한 설명에 따르면 책은 '한동훈의 선택'과 '한동훈의 생각' 두 대목으로 구성된다. '한동훈의 선택'에는 비상계엄 반대부터 당 대표 사퇴까지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한동훈의 생각'에는 한 전 대표가 정치를 하는 이유와 이상적인 국가 등을 대담 형식으로 담았다.
한 전 대표의 책이 이처럼 독자의 관심과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는 것은 '절묘한 타이밍' 덕분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통해 사실상 조기 대선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진 와중에 유력 대선 주자가 침묵을 깨고 '화려하게' 정치무대에 복귀하는 것만으로도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12·3 계엄선패 당시 급박했던 상황에 대한 한 전 대표의 '새로운 폭로'가 있을 수도 있다.
여기에 한 전 대표는 이번 책을 통해 자신의 대선 전략을 비교적 또렷하게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는 책 저자 이력에서 '검사 출신'과 '강남 출신' 이력을 지웠다.
탄핵 소추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 야당의 '검찰 공화국' 프레임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기존 이미지 대신 친근하고 서민적인 정치인으로 다가가려는 것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가 '탈검찰'과 '탈윤석열', '탈강남' 등을 내걸었다는 얘기가 뒤따르고 있다.
한 전 대표의 팬덤인 '위드후니'의 지원사격 아래 베스트셀러 1등에 올라선 것으로 보이지만 정치적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야권에서도 반응이 나왔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동훈 전 대표의 저서가 베스트셀러라는 보도가 있다"며 "그가 정계 복귀를 만지작거리며 내놓은 '국민이 먼저입니다' 대로 정치를 해야지, 또다시 '윤석열이 먼저입니다'로 돌아간다면 또 망하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책 정식 출간과 함께 한 전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북콘서트도 열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북토크 형식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대중과 접촉할 기회도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선수(선거 전문가)가 붙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0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책 예약 속도를 보면 국민들이 변화와 세대 교체, 쇄신에 대한 열망이 있고 그게 한 전 대표의 책에 대한 돌풍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홍준표 대구시장(왼쪽)이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 시작일인 14일 대구 남구 봉덕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뒤 조재구 남구청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