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트럼프 정부가 대만에서 수입하는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애플과 엔비디아 등 기업이 단가 상승에 따른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만 타이중에 위치한 TSMC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반도체 수입관세 부과가 애플과 엔비디아, AMD 등 미국 기업에 직격타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TSMC가 대만 공장에서 제조하는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에 관세가 붙는다면 해당 비용을 미국의 주요 고객사들에 전가할 가능성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대만 CNA는 3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서 수입하는 반도체에 수입관세를 예고했다”며 “이는 자충수에 불과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모든 물품에 최대 25%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내용을 발표하며 미국이 대만에 반도체 수입을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다음 관세 부과 대상은 TSMC가 대만 공장에서 제조하는 반도체가 될 수 있다는 ‘경고장’을 내건 셈이다.
TSMC는 현재 전 세계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시장에서 9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자연히 미국 빅테크 업체들이 TSMC에 사실상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미국에서 반도체 수입관세 부과를 결정한다면 이들 기업이 가장 큰 영향권에 놓일 가능성이 유력하다.
CNA는 만약 관세 계획이 현실화되면 TSMC가 이러한 비용을 미국 고객사들에 전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미국 기업들의 비용 증가와 서비스 및 제품 가격 인상, 이에 따른 소비자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CNA는 TSMC가 생산 원가를 고려한다면 앞으로도 대만 공장에서 첨단 반도체를 대부분 생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도 첨단 반도체 공장을 신설해 가동을 시작했지만 생산 물량이나 공정 기술 등 측면에서 아직 대만에 있는 설비와 큰 차이를 보인다.
결국 트럼프 정부의 대만 반도체 관세 부과 시도는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에 가장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도체를 일반 소비재와 같이 취급해 관세 대상으로 포함하는 일은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CNA는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수입관세가 역풍을 불러올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화되는 악재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