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고려아연의 호주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영풍 지분을 취득한 자금의 원천이 고려아연의 지급보증을 바탕으로 한 차입금이라고 MBK파트너스가 2일 주장했다.
MBK파트너스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SMC가 고려아연의 지급보증을 통해 차입한 자본지출(CAPEX) 자금을,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회장의 지시로 본업과 관련 없는 영풍 주식을 매입하는데 활용했다"며 "SMC의 영풍 주식 취득은 고려아연에 적용되는 상호출자 금지를 피하기 위한 고려아연의 계산으로 진행된 것이라는 명백한 증거다"고 말했다.
▲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손자회사 SMC의 영풍 주식 취득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SMC는 고려아연의 임시 주주총회 하루 전 전격적으로 최윤범 회장 일가 등으로부터 영풍 주식 10.3%를 사들이며 영풍이 보유하고 있던 고려아연 지분의 의결권을 배제하는데 활용된 회사다.
MBK파트너스와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회장이 갈등하고 있는 것은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지난해부터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세운 회사로 현재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각각 운영하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회장이 취임한 뒤 고려아연 지분매입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SMC의 재무제표와 고려아연의 감사보고서 등을 분석한 자료를 인용하면서 2023년 말 SMC의 단기차입금은 1160억 원 수준이며 이는 고려아연이 지급보증을 하고 호주 현지 ANZ은행 등에서 차입한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는 2024년 9월 말 기준으로 SMC가 1160억 원의 차입금 가운데 약 300억 원 가량을 상환하고 나머지 850억 원의 차입금을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는 "2024년 말 기준 SMC의 현금보유액 대부분은 영업에 따른 이익이 아니라 고려아연이 지급보증을 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며 "고려아연의 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박기덕 SMC 이사와 이성채 SMC 대표가 최 회장의 지시로 영풍주식을 매수했다"고 말했다.
한편 SMC는 영풍 주식을 취득하는데 575억 원을 지출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MBK파트너스는 "575억 원이라는 주식취득 규모는 SMC의 2023년까지 직전 5개년 평균 연간 자본지출 투자액인 1068억 원의 약 54%에 해당한다"며 "도저히 SMC 단독적 경영판단으로 영풍주식을 샀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고 짚었다.
MBK파트너스는 SMC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할 경우 모회사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출자를 받아왔고, 2020년 고려아연으로부터 1억4천만 달러(한화 1650억 원)를 추가출자를 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SMC의 재무구조상 고려아연이 지급보증한 차입금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짙어 SMC의 영풍주식 취득이 고려아연의 계산으로 이뤄졌다는 점이 명백해지고 있다"며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금지를 회피하는 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조장우 기자